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직원 자살, SNS에 마지막 글 보니…

“다들 너무 힘들어보여…” 숨지기 전날 괴로운 심경 토로 경찰, 노조활동과 연관성 수사

금속노조 충남본부 소속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천안분회가 노조파괴문건에 따른 부당노동행위 고소 집회 이후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인 삼성TSP(주) 천안 직원이 자살하자 파장이 일고 있다.

충남지부와 천안분회는 '사망노동자 대책 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구성하는 등 본격적인 행동에 돌입했다.

삼성TSP 천안직원인 최모(32)씨가 지난달 31일 오후 5시 51분께 천안시 직산읍 군서리 한 길가에서 자신의 승합차 안에 번개탄을 피운 채 숨져 있는 것을 인근 주민이 발견,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최씨는 숨지기 전날 SNS를 통해 “그동안 너무 힘들었다. 배고파 못 살았고 다들 너무 힘들어 옆에서 보는 것도 힘들었다. 그래서 전 전태일 님처럼 그러진 못해도 선택했다. 부디 도움이 되길 바란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다.

경찰은 이에 따라 숨진 최씨가 천안분회의 노조원이었던 점을 고려, 최근 연 집회 내용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충남지부와 천안분회는 앞서 지난달 30일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에서 '2012년 S그룹 노사전략'에 따라 부산 동래센터가 위장폐업하고 현 삼성전자서비스지회장이 해고됐다고 주장했다.

충남지부 등은 이에 삼성그룹회장과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삼성전자서비스(주) 대표이사 등 3명을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씨의 자살소식을 접한 삼성TSP L대표는 1일 서신을 통해 “최씨의 죽음을 둘러싸고 여러 가지 소문과 억측이 나오고 있다”며 “누구보다 정확한 사실을 알고 있어 해명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돼 말하게 됐다”고 말했다.

L대표는 또 “숨진 최씨는 올 1~9월까지 월평균 410만원 정도의 급여와 최근 3개월 505만원 정도를 받았다”며 “지난해 7월 아파트 구입을 위해 1000만 원을 가불해 주기도 했다”고 해명했다.

L대표는 “고인 주변의 어려움을 살피지 못했던 것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한편, 충남지회와 천안분회는 1일 천안시 삼성서비스센터 두정점에서 최씨의 자살관련 촛불 문화제를 열었다.

천안=김한준 기자 hjkim70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