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문지초등학교 교실 창문은 바닥으로부터 높이가 86㎝로 낮지만 안전장치가 없어 사고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충남대 사회과학대학 창문 모습. 일부 창문 높이가 바닥으로부터 84㎝에 불과, 대학생들의 허리정도에도 미치지 못했다. KAIST 창의학습관 창문 모습. 창문 높이가 66.5㎝로 낮았지만 큰 창틀과 작은 창틀로 구분이 되어있어 안전사고의 위험을 줄였다. |
지난 4월 서울에서 안전장치가 되어 있지 않은, 낮은 높이의 창문에서 중학생이 떨어져 사망한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대전지역 일부 학교의 창문높이가 너무 낮아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 7월 28일 중도일보 객원기자가 초ㆍ중ㆍ고등학교와 대학교 5곳을 조사한 결과, 충남대학교와 문지초등학교 창문에 안전문제가 있음이 발견됐다.
개정 건축법에 따르면, 바닥으로부터의 높이가 120㎝ 미만인 창문에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난간을 설치하기로 규정되어 있다. 하지만 이 두 학교는 규정보다 낮은 높이임에 불구하고 난간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안전사고 위험을 갖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충남대 사회과학대학 건물의 일부 창문 높이가 바닥으로부터 84㎝에 불과, 대학생들의 허리정도에도 미치지 못했다. 4층 건물의 대형 창틀에는 학생들의 추락을 막을 수 있는 안전장치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엘리베이터를 운행하기 위해 기존건물에 붙여 만들어진 건물의 창문높이가 84㎝인데 대해 한 학생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때마다 창문을 보면서 정말 아찔했다. 언제라도 추락사고가 일어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정말 불안하다”며 “최소한 난간이라도 설치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충남대 시설과의 담당자는 “건물이 완공될 당시에는 건축법이 지금의 개정법과는 달랐고 당시 건축법을 충실히 따랐다”며 “규정에 맞춰 건설을 하고 안전에 대한 허가를 받은 만큼 개정된 건축법에 따라 건물을 다시 건축하는 것은 힘들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담당자는 “아직까진 창문 시설에 대한 건의가 들어온 적이 없다”며 “직원들이 시설을 살펴보고 문제점이 있으면 보완을 하겠지만, 공사허가를 받고 예산 투입을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문지초등학교의 창문높이는 4층 복도의 경우 바닥으로부터 90㎝, 계단 쪽 창문은 93㎝로 조사됐다. 또한 교실 창문은 86㎝로 이곳 역시 개정된 건축법에 맞지 않는 높이였다. 돌난간이 설치돼있었지만, 넓지 않아서 활동량과 호기심이 많은 초등학생들에게는 위험해보였다.
계단과 복도 창문에는 작은 창틀과 큰 창틀이 분리되어 있어 안전사고의 위험이 적었지만, 정작 중요한 교실 창문에는 안전장치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초등학생의 사고위험이 우려되었다.
KAIST는 창의학습관 건물을 조사한 결과, 창문 높이가 66.5㎝로 아주 낮았지만 큰 창틀과 작은 창틀로 구분이 되어있고, 115㎝인 창문에도 안전을 고려하여 넓은 돌난간이 설치돼 있어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에 개정된 건축법의 취지를 살려 학생들의 안전을 위한 난간과 안전장치를 창문에 설치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창문의 높이에 대한 규정이 평균 신장이 더욱 커진 학생들의 체격 조건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검토가 필요하다.
시민 김모씨(44)는 “창문 안전시설이 미흡한 학교가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비록 건축 당시 법령을 준수했다고 하더라도 현재 학생들의 신체적인 조건에 맞지 않아 학생들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면 이를 시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하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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