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기자 칼럼] 단풍을 즐기는 법

[객원기자 칼럼] 단풍을 즐기는 법

  • 승인 2013-10-31 14:04
  • 신문게재 2013-11-01 10면
  • 이길식 객원기자이길식 객원기자
▲ 이길식 객원기자
▲ 이길식 객원기자
청명한 가을 날씨에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

지난 여름은 유난히도 무더웠던 날씨가 뒤안길로 사라진 가운데 사계절이 뚜렷한 가을 날씨는 하늘이 높고 푸르러 사람들을 산으로 유혹하고 있다.

뭇 산이 울긋불긋 가을을 잔뜩 머금은 단풍으로 예쁘게 단장한 만산홍엽(滿山紅葉)은 우리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 어느 결에 늦가을이 산청에서 머뭇거림 없이 성큼 다가왔다.

우리나라 봄꽃은 하루에 20㎞가 넘는 속도로 내처 북상하는 반면 가을 단풍은 매일 해발고도 100m씩 하산하며 하루 25㎞ 빠르기로 남행한다고 한다. 단풍이 짙어질수록 전국의 유명한 산에는 형형색색 등산복 차림의 등산객들로 넘쳐나 또 하나의 장관을 이루며 산을 아름답게 수놓는 모습이 연출된다.

지금은 교통이 편리해 반나절이면 전국 어디든 가고 싶은 산들을 당일코스로 다녀올 수 있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다녀올 수 있지만 요즘은 산악회, 단체 등에서 버스를 대절해 산행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며 고속도로나 휴게소마다 행락인파로 북적인다.

여기에 간과할 수 없는 것이 산행(山行) 예의와 배려다. 숨을 헐떡이는 가파른 등산길에도 인사는 기본이고 좁은 길을 먼저 지나도록 기다려주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보기에도 아름답다.

게다가 산행 중 인심은 덤이다. 꿀맛 같은 맛있는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정담을 나누는 아름다운 미덕은 곧 우리의 산행문화다.

또한 먹다 남은 음식 쓰레기를 되가져오지 않고 몰래 양심을 버리는 파렴치한 등산인은 없는지 뒤돌아봐야한다. 산과 유원지는 불특정 다수인이 활용하는 공공시설이다. 나보다 우리를 먼저 생각하는 산행문화야말로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푸짐한 선물일 것이다. 우리도 자연을 잘 보전하여 후손들도 똑같이 자연이 주는 혜택을 누리도록 해야 한다. 맵시 곱고 아리따운 곱게 물든 단풍잎에 저무는 만추(晩秋)계절의 길목에서 다시 못 올 이 가을을 한껏 즐기기 위해서는 자연의 오묘한 법칙에 순응하면서 단풍을 즐기는 법을 배우고 실천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있을 때 더욱 값진 단풍놀이가 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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