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어가는 금강' 물꼬 터야 지역이 산다

  • 전국
  • 서천군

'썩어가는 금강' 물꼬 터야 지역이 산다

하굿둑 조성 이후 수질악화ㆍ생태계 파괴 등 심각 폐해극복 등 문제해결은 오로지 해수유통에 달려

  • 승인 2013-10-29 17:44
  • 신문게재 2013-10-30 1면
  • 서천=나재호 기자서천=나재호 기자
●긴급진단 충청현안-12. 서천군


서천군과 전북 군산시를 잇는 금강하굿둑.

도계를 이루며 한때는 소통을 상징했던 금강하굿둑이 해수유통 문제로 이젠 두 지역을 가르는 대립의 표상으로 전락했다. 해수유통을 주장하는 서천군과 이에 반대하는 군산시의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면서 두 지역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강하굿둑은 군산시 성산면과 서천군 마서면 사이에 건설된 길이 1.8km의 제방으로 정부가 1990년 용수공급과 홍수조절, 염해방지를 위해 1000억원을 들여 조성했으며 연간 3억4000만t의 농ㆍ공업용수를 서천과 군산 일대에 공급하고 있다.

서천군은 하굿둑 조성으로 금강 생태계가 심각하게 훼손됐으며 매년 막대한 양의 토사가 퇴적돼 농업용수로 활용이 어려울 정도로 수질 악화를 불러와 해수유통으로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굿둑 건설 이후 기수역(바닷물과 강물이 교차하는 구역)이 파괴돼 민물장어, 참게, 웅어 등 금강을 대표하는 회귀성 어종이 거의 사라진데다 매년 25cm 이상의 퇴적토가 쌓여 소형 어선조차 항해할 수 없는 장항 앞바다의 현실이 이같은 주장을 대변하고 있다.

금강호 수질도 현재 4급수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 상태가 지속되면 향후 10년안에 농업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는 5급수로 전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천군은 금강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해수유통만이 유일한 해법이란 결론을 내리고 정부를 상대로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정부는 2010년부터 2년에 걸쳐 금강하구역 생태계조사 및 관리체계 구축용역에 나서 해수유통시 용수확보 대안이 없고 취수시설 이전에 필요한 사업비가 7100억~2조9000억원이나 소요돼 타당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서천군은 “대안부재와 소요비용 과다라는 결론은 해수유통을 반대하는 전북측 입장을 옹호하는데 지나지 않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금강하구 부분해수유통 염분확산 수치모델링 용역을 실시한 결과, 해수 유입량과 시간조절로 염분확산 거리를 5km까지 조절할 수 있어 용수확보가 용이하고 기존 배수갑문을 5개 이하로 개방하거나 터널을 설치하면 부분 해수유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같은 서천군의 주장에 대해 이렇다할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서천군은 현재 군산시를 상대로 금강하구 해수유통 문제를 상생 차원에서 다루기 위한 금강공동조사위원회 구성을 제안한 상태지만 이마저도 지지부진하다.

하굿둑으로 인한 폐해를 극복하고 양 지자체가 상생할 수 있는 합의를 더 이상 미룬다면 금강이 기다려줄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서천=나재호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