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대평]"지방-중앙이 하나되는 상생 없이는 대한민국 발전 없다"

[심대평]"지방-중앙이 하나되는 상생 없이는 대한민국 발전 없다"

과감한 권한 이양·효율적 체제개편이 발전위 역할 중앙의존 모방아닌 지역의 창조적 경쟁력 필요

  • 승인 2013-10-29 15:04
  • 신문게재 2013-10-30 9면
  • 대담=최재헌 정치사회부장ㆍ정리=강우성 기자대담=최재헌 정치사회부장ㆍ정리=강우성 기자
●[중도초대석]朴정부 싱크탱크로 1년만에 복귀-심대평 지방자치발전위원장


그가 돌아왔다. 선진당 대표로서 지난해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한 지 1년여만이다. 관선 등 네 차례의 충남지사와 두 번의 대전시장(관선), 17대 국회의원 등을 역임한 심대평 전 대표 얘기다. 심 전 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싱크탱크 역할을 맡게 될 지방자치발전위원회(이하 발전위)의 수장으로 현장에 복귀했다. 심 전 대표가 구상하는 지방 발전의 전략을 무엇일까. 심 전 대표를 만나, 발전위의 구상과 목표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 발전위원장 취임 소감부터 말씀해 주신다면.

“지방자치발전위원회는 대통령 소속의 자문위원회다. 자치단체장 등 40여 년간 공직 생활을 했다. 그동안 지방자치 행정 역할을 수행하며 체득한 경험과 지혜, 경륜을 시대 상황에 걸맞도록 구체화해나가는 역할을 하게 돼 큰 보람으로 생각한다.”

- 발전위 출범의 의미는 무엇인가.

“발전위의 출범은 새 정부가 지방자치발전을 국정 운영의 중요한 축으로 여기고, 지방분권과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줬다는 의미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23일 1차 회의에서 지방자치발전은 정부의 4대 국정 기조(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 평화통일기반 구축)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지방을 자립시킨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는데 재정 확충 없이 지방이 자립할 수 있나.

“권한과 돈을 주면 지방이 스스로 자율과 창의를 발취하는 창조하는 경제력을 만들어낼 수 있겠는가. 지금으로서는 어렵다. 지방 스스로 자율과 창의를 발취해 모방적 경쟁이 아니라 창조적 경쟁, 특성화된 지역 발전 행정을 수행함으로써 주민들이 만족하는 자치를 만들어내는 것은 지방과 중앙이 함께 해야 될 일이다. 다만, 권한을 이행할 때는 지방이 자율과 창의를 발휘할 수 있도록 재정과 기구, 인력을 함께 지방이 갖출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게 중요하다. 그게 분권이다. 분권은 지방 스스로 잘할 수 있는 부분을 더 잘할 수 있게 해주는 권한의 이양이다. 과감한 권한 이양과 효율적인 체제 개편, 이 두 가지를 목표로 삼고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역할을 하겠다는 게 목표다.”

-권한을 이행할 때 지방이 역량을 가지려면 인사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는 말도 있다.

“인사 교류는 책임과 투명성, 글로벌 시대에 맞는 광역행정ㆍ자치행정을 하는 역량 강화의 핵심이다. 사람을 양성하지 않고, 역량의 강화는 어렵다. 지방자치의 역량 강화는 인재 양성과 자주 재정의 확보다. 또 권한을 자율적으로 행할 수 있는 제도와 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행정구역 개편을 통해 광역단체를 축소하고 통합광역화를 꾀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데.

“지방행정을 해보면 광역은 더 광역화시키고, 기초는 더 지역민에게 더 다가가도록 소규모화해 자치 행정 체제를 본질적으로 바꾸자는 희망을 갖게 된다. 그러나 현실 상황과 함께 충분히 뒷받침될 수 있는 자치 역량의 강화가 선결돼야 한다. 또 권역을 조정하려면 단순히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이유가 아니라 지역민의 행복 가치를 높이는 질 높은 행정 서비스를 수행하기 위함이라는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때문에 행정 체제 개편의 기본 방향을 지역민이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제도의 변화를 꾀하고자 한다. 특히, 인구 3만의 자치단체와 인구 50만~100만 자치단체가 같은 규모, 기구, 기능을 같은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오히려 지역민들이 필요하다는 기능과 정원 등 주민 중심의 밀착형 자치단체로 만들어야 한다는 선택이 가능한 체제 변화의 다양성을 모색하는 게 발전위의 한 과제다.”


- 수도권 규제 완화에 대한 생각은.

“좁은 국토를 넓게 쓰고, 지역별 특색을 살린 경쟁력 강화가 중요하다. 우리는 수도권 중심의 국가 경영 체제에서 발전해 왔고, 그게 중심이 된 현 대한민국 위상이 확보됐다. 수도권 규제 완화는 지금 같은 발전 방향을 유지하겠다는 속셈이다. 지방의 발전이 없는, 지방의 균형 발전을 담보하지 못하는 수도권 규제 완화는 점점 더 수도권은 비대화 지고, 지방은 더 왜소해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이제는 중앙 정부의 권한과 인식하에 수도권 규제나 규제 완화가 이뤄지는 상태를 벗어나야 한다. 지방과 중앙이 하나 돼 상생ㆍ보완하는 방안을 찾지 못한다면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의 발전은 없다.”

-발전위에서 자치구 의회 폐지가 검토 중이라고 들었다.

“특별시나 광역시에 자치단체 형태의 시ㆍ구ㆍ군이 있다. 대전의 경우. 대전시가 5개 구로 나뉘어 있다. 대전은 하나의 생활권역이며, 하나의 행정단위로서의 기능이 더 강화될 필요가 있는 지역이다. 다른 지역도 비슷하다. 행정 편의상 구 단위로 나뉘어 있다. 하지만, 행정구가 아니가 자치구로 나뉘며 불필요한 과당 경쟁, 불필요한 낭비성 행사와 투자가 불가피한 경우가 있다. 지역민의 행정수요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단순한 구역을 개편하는 정치ㆍ행정적 목표하에 과다 경쟁을 하도록 하는 것을 옳지 않다는 생각이다. 광역시에 자치구 하는 것을 단계적으로 자치단체장은 선거하되, 기초의회인 구의회를 없애고, 시의원을 늘리거나 구정협의체를 만드는 형태로 새로운 행정 체제의 다양성을 검토하는 차원이다.”

- 지역 정치권에서 국회의원 선거구 증설이 화두다.

“기본적으로 헌법 정신이 표의 등가성을 원칙으로 선거구 획정하게 돼 있다. 그러나 지역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고 줄어드는 지역을 과거 선거 구역 그대로 유지해 가며 국회를 구성하는 것은 잘못됐다. 국회 정개특위에서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하고, 지역의 논리적 대응과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영호남이 정치권의 양대축으로 서로 주고받으면서 헌법에 명시된 300명의 국회의원 수를 늘리지 못하게 됐다. 근본적으로 지역구를 늘리는 게 비례대표를 줄이는 것과 연관돼 추진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국회의원 수를 조정하거나, 현재 등가성으로 운영되지 않는 지역구를 재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다만, 기득권과 관련돼 쉽게 추진되지 않고 있다.”

-세종시 특별법 개정안이 아직 국회에서 계류중인데 어떻게 보고 있나.

“지방자치발전 차원에서 보면 세종시 특별법을 만든 의도를 알아야 한다. 세종시 특별법을 만들 때 세종특별자치시라는 명칭으로 광역행정과 기초행정을 함께 수행하는 새로운 형태의 지방행정 체제를 만들었다. 시범 사례로 운영해 볼 필요가 있었다. 세종시 내에도 행정 단위로서 국가행정기관이 들어서는 세종특별자치시 지역과 연기군을 중심으로 하는 행정 수행을 해야 되는 조치원 지역 등이 있다. 통합해서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새로운 형태의 행정 모델을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 운영 발상을 새롭게 구상하는 게 필요하고 신행정 체제를 만들 때 목표였던 광역과 기초를 묶음으로써 지역 발전과 지역 주민의 행복을 높이는 행정서비스 질을 제공한다는 확신을 갖고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 지역 정당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과거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이나, 지역을 기반으로 전국 정당을 지향하고 정권을 창출한 경험이 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나는) 영호남으로 양분돼 투쟁하는 형태의 정치 체제는 바꿔야 한다고 주장해온 사람이다. 충청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정치 지향 목표를 설정해왔다. 당시에는 지역 기반을 중심으로 하는 제3의 정치 조정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지금도 제3정치 조정세력이 생존했다면 극한의 정치권 대립을 피했을 것이다. 앞으로도 새로운 지역 기반을 둔 제3정당 출범하기 쉽지 않을 테지만 지역 정치적 기반 없이 전국 정당이 되기 어렵다.

- 오랜만에 만났다. 지역민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모든 일을 새롭게 시작하는 게 어렵다. 하지만, 새롭게 시작하지 않지만, 과거의 일을 새롭게 추진하는 것은 필요하고 가능하다. 발전위가 그렇다. 지방 분권과 체제 혁신을 위해 과거의 노력을 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는가 반성하고, 새로운 추진 동력을 창출해 낼 수 있는가 찾아가는 것이 역할이다. 심대평이 가진 지방분권에 대한 바람을 발전위 업무와 잘 연관시켜 추진해 가겠다. 충청이 새로운 자치 발전의 중심 역할을 맡아 자치 행정을 수행하고 수범적인 역할을 통해 다른 지역이 따라올 수록 지나친 중앙 의존과 모방 행정 자치가 아닌 지방의 창조적 경쟁력을 만들어나가는 자치 체제를 갖춰나가길 소망한다. 충청이 좀 더 적극적인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지역 주민들도 모든 문제를 더 응집력 있게 적극적으로 맡아주시기를 부탁한다.”
대담=최재헌 정치사회부장ㆍ정리=강우성 기자


●심대평 위원장은…

1941년생 종교:천주교(임마누엘) 좌우명:최선을 다하고 최상을 추구한다 생활신조:방관자에게는 미래가 없으며 신념만이 역사를 창조한다 학력=대전고,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경력:행정고시 4회, 국무총리실 기획조정실, 청와대 비서실, 의정부 시장, 대전시장, 충남도지사, 국무총리실 행정조정실장, 대통령비서실 행정수석비서관, 국민중심당 대표, 자유선진당 대표, 17ㆍ18대 국회의원, 세종미래비전연구원장(현재),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위원장(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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