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정치적 플래시몹 집회신고 해야”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이메일과 휴대전화 문자메세지를 통해 특정한 날짜·시간·장소를 정한 뒤에 모인 다음, 약속된 행동을 하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흩어지는 모임이나 행위를 '플래시몹'이라고 하는데, SNS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요즘 곳곳에서 자주 펼쳐진다. 그런데 플래시몹 집회·시위의 신고 대상이 될까?

집시법 제6조 제1항에서 집회·시위를 하려는 주최자의 사전신고의무를 규정하고 있지만 제15조에서 학문, 예술, 체육, 종교, 의식, 친목, 오락, 관혼상제 및 국경행사에 관한 집회에 대해서는 사전신고의무 적용을 배제하고 있다. 플래시몹이 오락, 예술 등의 속성을 띠기 때문에 플래시몹이 법률에 의해 규제되고 신고해야 하는 집회·시위에 해당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최근 대법원에서 플래시몹의 사전신고의무에 대해 판시한 판례가 나와 주의를 요한다.

대법원은 '이 사건 모임이 비록 널리 행위예술의 한 형태인 플래시몹의 퍼포먼스 형식으로 진행됐어도 그 실질에 있어서 정부의 청년실업 문제 정책을 규탄하는 등 그 주장하고자 하는 정치·사회적 구호를 대외적으로 널리 알리려는 의도 하에 개최된 옥외집회에 해당해 사전신고의 대상이 된다'고 판시했다.

따라서 형태와 방식이 플래시몹의 형태를 갖췄다고 해서 무조건으로 허용되는 것이 아니라, 모임의 성격과 목적 등에 따라 집회신고가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하여 의도치 않게 미신고된 불법집회가 되지 않도록 하자.

김종용·대전지방경찰청 제1기동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