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일]타지역 재보선도 우리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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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일]타지역 재보선도 우리의 일

[중도춘추]임상일 대전대 경제학과 교수

  • 승인 2013-10-23 14:13
  • 신문게재 2013-10-24 16면
  • 임상일 대전대 경제학과 교수임상일 대전대 경제학과 교수
▲ 임상일 대전대 경제학과 교수
▲ 임상일 대전대 경제학과 교수
오는 30일 두 곳(경기화성, 경북 포항·울릉)에서 재보궐선거가 실시된다. 총선때도 그렇지만 특히 재보궐선거에서는 그 고장사람들의 일로만 폄하하는 경향이 있다. 또 이번에도 어김없이 “내가 당선되면 지역의 발전을 10년 앞당기겠다”고 호언장담하는 공약이 등장하고 있다. 그 고장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너무나도 기쁜 일이다. 표를 몰아주고 싶은 마음이 저절로 생길 것이다.

하지만 다른 지역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그 곳의 발전을 10년 앞당기려면 상당한 비용이 들어 갈 것인데, 국가 예산은 한정된 상태에서 한 지방에 많은 돈이 투입된다는 것은 다른 지역에 갈 돈을 적게 하겠다는 말로 같다. 다시 말해 한정된 국가예산으로 인해 기관이나 지역간에 제로섬(Zero-sum game)을 해야 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다른 지역 사람들에게는 간접적으로 해를 끼칠 수 있는 일이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후보들이 모두 이런 식의 공약을 내세우고 있으니 선거가 끝난 후에는 당연히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되는 꼴이다. 다음 선거에는 더 목소리를 높여 지역 낙후의 원인을 전임 국회의원에게 돌리고 자신을 밀어달라고 한다. 정말 웃기는 일은 전임 국회의원이 같은 당 소속인 경우에도 인물론 을 내세워 지역 발전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

국회는 국민의회의 준말로서 국민의 대표기관이다.

대한민국 5000만을 대표하는 지역구 국회의원과 전국(비례대표)구 국회의원 30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역구 국회의원을 일정 지역민에게만 의해서만 선출하는 것의 기본 전제는 그 국회의원이 지역 일과 국가 전체 일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전체를 희생해 가면서까지 지역이익만을 위해 행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국민이 믿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그 지역 국회의원은 그 지역 사람들의 상징이며 대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전국구 국회의원을 정당에서 선출할 때 특정 지역을 대표하는 인물이 아닌 직능을 대표하는 인물을 선호하는 것은 이런 기본 전제를 현실화시키기 위한 노력이다. 비록 형식적으로는 A지역구 국회의원이지만 내용상으로는 국민 전체를 대변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지자체장 선거와 의회 선거는 일정한 지역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되어야 하지만 국회의원선거는 국가 전체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물론 지역 발전이 국가 전체와 연계되어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100% 그렇지는 못해도 기본적으로는 이 원칙 하에서 선거가 이루어져야 한다. 지역구 선거에 임하는 정치인들은 당장 선거에서의 승리를 위해 다리도 놓고, 길도 닦고, 지하철도 건설해 지역 발전을 획기적으로 앞당기겠다고 공약한다.

유권자들은 내가 뽑은 국회의원이 정말 필요한 지역발전에 필요하며 누가 보아도 자신의 지역에 정부가 혜택을 주는 것이 국가 전체적으로도 바람직하다면 몸을 던져서라도 그 일을 할 수 있는 후보자를 뽑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자기 고장을 위해 남의 것을 뺏어 오는 일에 그래서 국가 전체로 볼 때 실(失)이 더 많을 일에 앞장서겠다는 후보자에 대해서는 냉정한 판단을 해야 한다.

국회의원의 행동은 현세대뿐 아니라 다음 세대에도 영향을 미치는 헌법기관이다. 지방자체 단체의 장이나 의회와는 격이 다르다.

지역 단체장 선거나 의회 선거가 아니라 그 지역 사람이외의 다른 국민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대표를 뽑기 때문에 재보권선거 유권자와 후보자는 다른 지역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는 선거를 하여야 한다. 이런 기본적인 선거원칙이 잘 지켜지기를 희망한다. 국회의원은 단순히 특정 지역의 일꾼을 넘어 국민의 일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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