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손인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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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은 '문화의 달'이다. 그만큼 10월은 각종 다양한 공연ㆍ전시 등 문화행사로 풍성한 달이고, 지역민들은 이를 향유하며 지역 문화예술인들과 더불어 '문화도시 대전'의 품격을 높이고 있다. 문화의 달을 맞아 본보는 지역 문화계의 원로를 찾아 우리 지역 문화 예술계에 관한 다채로운 빛깔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칠순의 작가이자, 지역문화계 원로로 팔색조처럼 다방면에서 예술적 재능을 뽐내며 평생 예술인의 길을 걸어온 영원한 현역 예술가 남계 조종국<사진> 원로 서예가. 그는 창의적인 아이디어 박스를 지닌 '예술의 귀재'이자, '지역 문화계의 대부'또는 '효시'라는 평을 듣고 있다. 맑고 차가운 공기가 가을향을 물씬 풍기던 지난 10월 중순, 중구 문화동 센트리아 오피스텔에 위치한 남계 조종국 원로 서예가 사무실을 찾아가 끝없는 도전의식과 실험정신으로 숭고한 예술의 길을 걷고 있는 남계 조종국 원로 서예가를 만나 예인(藝人)의 고귀한 숨결을 느껴보았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지역 문화예술계를 이끌어오고 있는 문화예술계의 거두 조종국 원로 서예가로부터 그의 삶의 궤적과 그가 바라보는 지역 문화예술계에 대해 들어본다. <편집자 주>
- 50여년 동안 명필 서예가로서의 인생을 걸어오셨는데 첫 서예와의 만남은 언제부터 이루어졌는지 궁금합니다.
“서예와 첫 인연을 맺은 것은 아마도 4살때로 기억됩니다. 할아버지 무릎에 앉아 천자문과 소학을 배우면서 접하게 됐죠. 저는 부여에서 7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는데 부여 면장을 지내셨던 아버지가 30대 나이에 돌아가셨어요. 6ㆍ25때 전쟁 고문의 후유증일거라고 생각합니다. 졸지에 소년가장이 된 저는 그래서 일찍이 돈을 벌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이후 서울에서 신문 기자생활을 하게 됐는데 '사회불안 요인' 제공이라는 이유로 언론인 구속사건을 겪으면서 해직당하게 됐습니다. 이때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스승님을 찾아 나서고 본격적인 '서도'의 길로 접어들게 됐지요.”
-서예가의 길을 걸으면서 동시에 대전ㆍ충남 예총을 23년동안이나 이끌어오셨는데 이때 당시 문화예술행정가로서의 활동을 소개해주실까요?
“1985년 예총 충남연합회장을 맡으면서 예총 봉사자로서의 삶 23년이 시작됐죠. 평소 무언가를 적극적으로 하려는 정신이 제 몸에 배어 있었던 것 같아요. 중앙에 편중된 문화예술 기금을 지역과 균형을 이루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늘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충청도 사람이었기에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우리 지역 문화를 위해서 발벗고 나서야 한다는 생각이 최우선이었으니까요.”
-서예가로서뿐만 아니라 정치인으로서의 길도 함께 걸으셨는데요.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실까요.
“예총 회장직을 맡고 있을 때였어요. 당시 문화예술계에서 지방자치에 적극적인 참여를 바라는 몇몇 원로 예술인들의 권유로 1대 대전시의회 선거에 출마했는데 낙선했어요. 이후 다시 재도전해 성공했고, 대전시의회 의장까지 맡게 됐죠. 정치에 발을 들여 놓은 것도 따지고 보면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서였습니다. 정치활동을 하면서 2001년도에 예술인들을 위해 대전 문예진흥기금 52억원을 조성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칠순의 연세보다 훨씬 동안이신데요. 특별한 건강 비결이라도 있으신지요?
“타고난 건강 체질 덕분인지 별다른 운동을 하지 않아도 건강합니다. 다만, 하루에 '5시간의 휴식'이 필요하죠. 이는 잠자는 시간까지 포함해 5시간의 휴식이 있다면 충분하다는 의미입니다. 이후 시간은 사람들을 만나고, 작업을 하고 주로 그렇게 보냅니다. 이보다 더 좋은 건강관리는 없지 않을까요? 제가 젊게 사는 비결중 하나는 젊은이들과 소통을 하기 위해 페이스북, 카카오톡, 트위터 등 SNS를 활용하는 점입니다. '나이가 무슨 상관입니까?'라는 말이 있죠. SNS를 부지런히 활용하면서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항상 휴대폰에는 다양한 사진들을 실시간으로 올릴 수 있도록 담아 놓고 다닌답니다.”
-해마다 문화의 달을 맞고 보냅니다만 올해 문화의 달을 보내면서 특별히 느끼신 감회는 무엇인지요.
“충청도는 70ㆍ80년대에 '문화불모지'라는 오명을 안고 살아왔어요. 문화예술인의 한사람으로서 개인적으로 이같은 오명을 극복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요. 그래서 지역 문예 진흥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어요. 각 시ㆍ군 예총을 조직하고, 중앙에 집중된 문화예술 예산 균형 분배를 위해 밤낮없이 중앙과 지방을 오르내렸죠.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서라면 만사를 제쳐놓고 발벗고 뛰어다녔습니다. 그때는 혈기방장한 젊은 시절이라 의욕이 넘쳐흘러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제 인물이 젊은시절은 꽤 괜찮았답니다(하하하). 그래서 인기도 많았지요. 어르신들께서도 많이 귀여워해주셨고요(하하하). 고희를 넘기면서 문화의 달을 맞고 보니 지난 시절 힘들고 어려웠던 기억보다는 뿌듯하고 흐뭇했던 기억이 많이 남아 보람을 많이 느낍니다.”
-대전지역 문화계의 큰 원로신데 지역 문화 예술 발전을 위해 조언을 해주신다면.
“대전은 서구 쪽에 문화집중화가 돼 있는 듯한 아쉬움이 남아요. 서구에 사는 시민들은 대전문화예술의전당, 대전시립미술관, 이응노미술관 등 문화예술 시설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 문화예술을 마음껏 향유할 수 있죠. 하지만 소외계층과 노인층 등이 많은 중구나 동구, 대덕구는 문화시설이 마땅치 않은 게 사실이에요. 문화예술 인프라 시설이 균등히 조성돼야 대전 전체가 균형잡힌 발전을 할 수 있을 것이고 전체 시민들의 만족도도 높아질 것입니다. 한쪽에만 치우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문화예술계에서도 소외된 시민들이 없도록 자치단체장들이 좀더 신경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문화예술 활동 역시 혼자 독단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함께 하는 것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문화예술인들끼리 통합과 총체적인 화합을 전제로 하는 예술활동이 이뤄져야 된다고 봅니다. 그동안 일부 단체에서 내분이 일고, 서로 오해하고 반목하고 갈등을 빚는 불미스런 일들이 있었는데 이런 일들은 지양해야 합니다. 이들의 선배인 저는 후배들이 서로 갈등하고 반목하는 일 없이 화합하고 단합하고 도와가면서 상생하는 문화계 풍토를 조성하는데 있어서 디딤돌이 되어주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실까요.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꾸준히 그대로 걸어갈 생각입니다. 예술단체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발전적인 방향에서 늘 함께하려는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예술가들은 원래 나이를 불문하고 자기 세계가 확고해 세상과 타협이란 것을 하기가 어려운 집단이라고 볼 수 있죠. 그렇기때문에 불일치 속에서도 끊임없는 대화와 조정을 통해 화합할 수 있도록 조언자 역할을 할 예정입니다. 작가는 마음이 아름다워야 합니다. 자연의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하고, 흔들리는 작은 꽃잎에서도 아름다움을 볼 수 있어야 하고, 그 향기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세상의 조화를 예술혼으로 새롭게 구성하고 싶습니다. 지역을 대표하는 서예가로서, 지역의 원로 예술인으로서 지역 문화예술의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싶습니다. 후배들의 귀감이 되도록 살고 싶습니다.”
대담=한성일 문화독자부장(부국장)ㆍ정리=박수영 기자
-조종국 원로 서예가는
학력 1960년 부여고등학교 명예졸업, 2006년 방송통신고 졸업, 2008년 대전대학교 광고심리학과 휴학, 1986년 동국대 교육대학원 한문교육 수료, 1986년 충남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장 수료, 1992년 충남대 행정대학원 최고관리자과정 수료 경력 1959~1963 부여농지개량조합 서기, 1966~1968부여엽연초생산조합 주사, 1970~1971 서울신문사회부 기자(공채 3기), 1984~현재 대한민국미술대전(국전) 초대작가ㆍ심사위원ㆍ운영위원ㆍ국전제도 개선위원, 1986~2007 한국예총 충남도연합회장ㆍ대전ㆍ충남연합회장ㆍ대전시연합회장(6선), 1986~1996 대전청소년교향악단창단 단장, 1987~2011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후원회장(19년), 1987~2004 한국예총 중앙 부회장(5선), 1988~현재 사단법인 한국예술문화진흥회 이사장, 1992~1996 한국가톨릭미술가협회 부회장, 1995~2002 대전시의회 의원ㆍ부의장ㆍ의장, 1995~현재한-중 문화교류회장, 1995~2005 한국수필가협회 이사, 1996~2004 자민련 김종필 총재 특보, 2000~2002 평화통일정책자문회의 운영위원, 2008~현재 중국남경시문학예술계 명예고문, 2012~현재 대전문화재단 자문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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