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인 서구 둔산동 한 집주인 한정숙(56)씨와 A인테리어 업체 대표와의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 곳은 집주인이 원래 살고 있는 아파트인데 집주인의 요청으로 가구 등 살림살이를 그대로 놓은 상태에서 공사가 시작됐다.
그러나 공사를 하더라도 집주인이 살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준다는 업체 대표의 약속과 달리, 공사 첫날부터 도저히 생활을 할 수 없게 만들어놨다. 결국 친척집을 오가며 생고생을 하게 된 한씨는 업체 대표에게 따졌지만 이미 공사가 막바지에 달해 이도 저도 할 수도 없게 됐다.
이달 초께 둔산동으로 이사를 하는 이미은(40)씨의 경우, 발품을 팔던 중 인테리어를 총괄해준다는 B타일업체 대표에게 공사를 부탁했다.
B업체 대표의 호언장담에 대략적인 견적만 구두 상으로 전달받은 이씨는 공사가 진행되면서 후회를 하게 됐다. 1200여만원에 달하는 견적 비용만을 믿고 계약금을 전달한 이씨는 인테리어 공사 중 계속해서 추가되는 금액에 혀를 내눌렀다. 당초 공식적인 서면 견적서를 제공해주지 않은 B 업체 대표는 “원래 자세하게 따져서 계약을 진행하지 않는다”며 “하기 싫으면 하지 말라”고 적반하장식의 응답만 할 뿐이다.
가구 시장 역시 소비자의 입장은 커녕, 오히려 책임감없는 영업만 할 뿐이다.
지난주 임산부 고현지(31)씨는 도안신도시 신규 아파트에 입주를 하면서 서비스 기간이 6개월여 남은 C 가구업체의 침대의 매트 청결여부를 검사하던 중 매트 받침대가 원래부터 부러져있던 것을 확인했다. 해당 브랜드 대리점에서 고가로 구입한 침대여서 환불을 요청했다. 환불 과정에서 매트 중 일부가 해당 브랜드가 아니라는 게 확인되면서 고씨는 애를 먹고 있다. 대리점에서 일명 매트 끼워팔기를 한 것이기 때문이다. 업체 본사와 대리점 간 책임회피를 하는 동안 고씨는 몸이 불편한 상황에서도 침대를 쓰지도 환불받지도 못하고 있다.
이사 업체 역시 가을 이사철을 맞아 수요자들이 많다는 점을 악용해 배짱영업을 하고 있다. 무조건 추가되는 장롱 1개당 10만~20만원 등 이사짐에 터무니없는 추가비용을 적용하고 있는 것.
동구에서 도안신도시로 이사를 가려는 홍진명(34)씨는 “무조건 부르는 게 값이냐고 따지다가 이사업체와 싸움이 나서 다른 이사업체로 교체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부동산업계 한 전문가는 “이사철 안하무인격인 업체에 피해를 받았다면 소비자 단체 및 인터넷 커뮤니티에 알려 소비자들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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