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재순 한국중부발전(주) 세종열병합건설소장 |
36개 중앙행정기관 및 산하 기관 이전을 중심으로 한 행복도시는 도시건설의 새로운 모델 제시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수많은 건설사업들이 진행 중이고, 열병합발전소 등 도시기반시설들이 속속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행정기능과 교육, 문화, 복지, 연구, 의료, 첨단비즈니스 기능이 어우러진 자족형 복합도시로서 세계적 모범도시로 건설되는 과정이다. 그러나 명실상부한 세계적 모범도시로 조성되기 위해서는 건설과정에서도 세계적 환경관리 모델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온라인에 공개된 기업의 윤리경영헌장과 세부지침 등에 표기된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제조업의 경우 '환경경영'라는 키워드가 다른 업종에 비해 2배 이상 많았다고 한다. 제조업이 대량 에너지 소비에 따른 오염물질 발생 등의 우려가 있고, 탄소배출권 거래제도의 국제적 도입 등 제조업의 경영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관련 규제가 강화되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더불어 NGO와 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의 높아지는 환경경영 요구에 대한 현실도 반영되었을 것이다. 실제로 현재 소비자들은 구매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제품의 품질과 가격뿐 아니라 기업윤리도 중요한 판단요소로 삼고 있다.
환경보호활동이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필수조건이 됐고, 안하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게 된 것이다. 이 같은 환경경영 노력은 행복도시 건설이라는 국가경영에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 무엇이든 첫인상이 중요한 것처럼 시민들이 가지는 행복도시에 대한 이미지는 이미 건설 단계부터 쌓여간다.
어떻게든 건설만 끝내면 되는 것이 아니라 환경을 보호하고 주민들의 불편이 없도록 하면서 건설을 수행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도시기반시설로서 행복도시 전역에 전력과 난방열을 공급 예정인 열병합발전소 또한 설계단계에서부터 이러한 인식을 공유하고, 환경경영이 실현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현대사회의 필수품인 전기는 깨끗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이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적잖은 온실가스 배출로 지구온난화 원인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6%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발전산업의 온실가스 배출저감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전력소비를 줄이려는 산업계나 시민들의 자발적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이와 함께 풍력과 태양열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개발과 적용이 활발히 병행돼야 한다. 그러나 빠른 시일 내 화석연료를 대체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대체에너지가 범용화될 때까지는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해 화석연료 사용을 가급적 줄이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그 일환으로 대부분 신도시가 고효율 저탄소 연료전원인 열병합발전을 채택하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에너지 공급방식인 열병합발전은 전기만 생산하는 기존의 석탄발전소가 40% 정도의 발전효율에 머무는 것과 달리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한 효율이 80% 이상이다. 또 에너지 수요처가 발전소 인근에 있어 송전 손실을 최소할 수 있고 수요관리도 용이하다. 특히 저탄소형인 천연가스를 연소함으로써 고탄소형인 석탄을 연소할 때보다 환경오염 물질이나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저감할 수 있다.
한국중부발전은 이 같은 노력을 통해 온실가스 96만톤을 감축했다. 1152㎢(여의도 면적의 약140배) 면적에 소나무 약 3억5000만 그루를 심은 효과와 같다. 환경경영은 눈앞의 문제를 모면하기 위해서가 아닌 21세기 클린환경 시대의 핵심적 가치로 선택돼야 한다. 세종시도 이를 계승할 때 겉모습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행복지수까지도 세계적인 표준을 제시할 수 있게된다.
정부부처와 산하기관을 넘어 건설에 참여 중인 모든 기업들이 세계적 모범도시 건설의 핵심가치인 환경경영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인식하고 실천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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