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막 지붕에 양 옆으로 확 트인 임시 가건물, 연탄불에 올려놓은 불판위에 꼬막 백합 가리비 키조개를 올려놓고 기다리면 하나 둘씩 벌어지는 조개들, 불과 몇 년 전까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조개구이 전문점의 풍경이었다.
하지만 이런 모습들은 과거의 추억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매캐한 연기를 내뿜었던 연탄불이 있던 자리에는 깔끔하게 디자인 된 찜 전용 조리기구가 들어와 있고, 대학생과 직장인들이 주를 이뤘던 손님들은 20~30여성 손님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중도일모 맛집릴레이 e맛집의 21번째 맛집은 월평동 조개찜 전문점 ‘누드스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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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드스팀(Nude Steam) 글자 그대로 해석하자면 조개찜 전문점 보다는 찜질방이나 대중 사우나에나 어울릴 상호명이다. 주인장 김영곤 사장은 ‘누드스팀’에는 “벌거벗은 것처럼 아낌없이 보여준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이 장사를 가게 문을 열자마자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가게 앞 대로변까지 나와서 하는 조개세척작업이다. 사람들과 차량이 수시로 오가는 큰 골목이지만 비가 오나 눈이 오는 날에도 조개 손질 장소는 변하지 않는다.
김 사장은 “장사를 시작할 당시에는 창피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오히려 이런 모습이 손님들에게 신뢰감을 심어 주게 됐다”며 “가끔 안쓰럽게 보는 손님들도 있지만, 내가 사장으로 있는 동안에는 이렇게 (세척)작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 강화유리가 올려저 있는 '누드스팀'의 조개찜 조리기구 |
‘누드스팀’의 조개찜 조리기구는 고온의 열로 증기를 만들어 식재료를 익히는 방식이다. 김 사장은 이 조리기구에 투명강화 유리를 올렸다. 재료 밑에서부터 올라오는 열기를 막아줌으로써 열효율을 높임과 동시에 조개가 익어가는 과정을 손님들이 확인 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김 사장은 “조리시간은 10분 정도로 다소 길게 느껴 질 수도 있지만. 가리비 같은 큰 조개부터 꼬막 같은 작은 조개까지 순서대로 벌어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기다리는 시간이 결코 길지 않다”고 말했다.
▲ 누드스팀의 조개찜 메뉴 2~3인 기준 |
장사를 시작한지 두 달 반,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비결에는 값싼 재료들을 가득 채워 양을 많아 보이게 했던 기존의 조개구이 집들과는 달리 손님들이 먹을 만한 최상급의 재료들로 메뉴를 구성했다는 점이다.
취재 당일 ‘누드스팀’을 찾은 손님들 역시 “눈으로 보이는 푸짐함 보다 신선하고 양질의 해산물이 담겨 나오는 것이 이집의 매력”이라고 칭찬했다. 판암동에서 지하철을 타고 왔다는 한 손님은 “다른 조개찜 전문점을 가보면 값싼 꼬막을 가득 담아서 쟁반 가득히 채우는 집들이 있다”며 “이집의 재료들은 가비리와 백합, 전복 등 한 눈에 봐도 최상품의 재료들만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맛있는 요리는 최고급 재료에서 나오는 법, 김 사장의 고집스런 재료관리는 음식 맛에 고스란히 배여나 있다. 연탄불이 아닌 증기 열로 가열을 했기 때문에 불필요한 국물이 전혀 생기지 않아 먹기에 편했고 무엇보다도 탱탱하고 쫄깃한 조갯살은 손님들의 입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 조개찜요리와 특제소스 |
작은 밥그릇에 담겨 나오는 특제양념에는 조갯살에 또 다른 맛을 입혀준다. 치즈와 토마토소스가 가미된 양념그릇에 백합살을 잘게 썰어 넣으면 새콤하면서도 담백한 조갯살이 치즈와 함께 늘어나는 것이 마치 피자 토핑을 골라 먹는 듯, 먹는 재미와 보는 재미를 동시에 만족시켜준다.
김 사장은 ‘누드스팀’이라는 상호명처럼 항상 정직한 자세로 신선하고 맛있는 집으로 손님들에게 기억되고 싶다”며 “우리집을 찾는 손님이라면 누구나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서비스 하겠다”고 다짐했다.
어느 덧 10월 중순이다. 아침, 저녁으로 부는 바람도 제법 차가워졌다. 따뜻한 국물과 찜 요리가 입안을 자극하는 가을 저녁, 투명유리판 안에서 하나 둘씩 입을 벌리는 조개찜의 매력에 빠져 보는 것은 어떨까?
여기 얼마예요? 042-484-0407
조개찜 (소) 35,000원 (중) 45,000원 (스폐셜) 55,000원
가리비&동죽 조개찜 35,000원
키조개&동죽 조개찜 35,000원
전 복&동죽 조개찜 35.000원
전복추가 15.000원
조개추가 15.000원
여기 어디예요?
▲ 서구 월평동 대전 서구 월평1동 500 (한밭대로570번길 4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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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서구 월평1동 500 (한밭대로570번길 40-11)
뉴미디어부 금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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