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완진 한국농어촌공사 충남본부장 |
이에 비해 농가 인구는 급격히 줄고 있다. 더욱이 농사를 짓는 인구 90%가 50세 이상이다. 그들 3명 가운데 1명이 65세 이상의 할아버지와 할머니다.
농가 경영주 역시 30%가 70세 이상에 달하고 있다. 국가적으로 인구 고령화가 첨예한 문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농촌에서는 젊은 인력은 계속 도시로 진출하고 있다. 때문에 고령 농업인들만 농촌에 남아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령 농업인들은 대부분 농기계 조작이 미숙할 뿐만 아니라 젊은 사람들도 하기 어려운 일을 수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업 재해율은 다른 업종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 농업인력 고령화에 대한 대비책이 절실하다.
아무리 좋은 정책을 추진하고 많은 예산을 투입한다고 해도 농촌이 고령화에 대한 대책은 딱히 좋은 방법이 없다. 여기에 회복되지 않는 우리나라의 저 출산율은 초 고령사회인 농촌지역에 더욱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우선 농촌노인의 복지문제는 정부의 복지 정책에 맡긴다고 해도 당장 영농을 하는 농업인들이 일하지 않으면 안 된다. 따라서 농촌 실정에 맞게 해결책으로서 농업인들이 직접 경작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농기계 임대를 이용한 '농기계 운전 도우미 육성 제도'를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또한, 직접 경영이 어려운 고령농업인에게는 조금 젊은 농업인에게 자유롭게 이양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현재 농어촌공사는 고령농업인들이 경영이양을 할 수 있도록 '경영이양 직접 지불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쉽게 말해 농업경영을 이양하는 고령의 은퇴농가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나이 많은 농업인이 벼농사를 그만두고자 할 경우, 정부가 이양보조금을 직접 지급하는 제도다. 이는 농업 구조의 개선을 촉진하고, 쌀 전업농의 경영 규모 확대를 돕는다는 장점이 있다. 또 농업경영을 이양하는 고령은퇴농가에 소득을 지원해 소득안정에 이바지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한 살이라도 더 젊은 인력을 농촌 지역에 유인하고자 도시의 조기 퇴직자나 전업(轉業)을 희망하는 귀농자 육성에 대한 지원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또한, 전원주택과 세컨드 하우스 붐을 타고 농촌지역에 투자하는 도시 사람들이 농촌 사회에 직접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새로운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농촌의 고령화가 이미 우리에게 다가온 숙명이라면 농촌 노인들의 건강한 생활을 도모하고 이들의 노하우를 사회에 접목하는 슬기로움으로 농촌사회의 건강과 건전성을 지켜나가는데 진력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농촌고령화 현상은 수출주도의 불균형 성장과 농산물 수입개방 정책 등으로 농촌인구를 급격한 도시 유출화 현상을 빚었다. 이같은 현상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또 농촌고령화는 소득감소에 따른 농가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양극화 현상도 따지고 보면 농촌의 고령화가 직접적인 원인이다. 양극화 현상을 계속 내버려둔다면 농촌의 고령화된 절대 빈곤층이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일본의 경우, 농촌고령화에 대비해 사회복지서비스를 확대하고 고령농업인 활동 촉진 방안에서 마을 영농조직 구축과 영농대행, 농업인 노령연금 등 다양한 지원방안이 시행되고 있다. 아쉬운 것은 한국에는 아직 이렇다 할 만한 농촌고령화 대책이 없다는 점이다.
정부는 하루빨리 농촌고령화 문제를 직시하고 현실에 맞는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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