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한번 해보겠습니다.”
면접관의 주문에 잠깐의 망설임없이 랩이 펼쳐진다.
8개월간의 지체장애아이들에게 수영을 가르쳤던 경험에서 부터, 말레이시아에서 6개월간 해외 인턴을 쌓았다는 지원자, 6개월간 워킹홀리데이를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호주 사막을 횡단했다는 지원자까지 16일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에서 열린 하반기 신입행원 면접장은 지원자들이 자신을 최대한 알리기 위한 뜨거운 열기로 가득찼다.
은행 창구에서 기업여신을 주로 담당하게 될 기업금융부문의 신입행원을 채용하는 이번 채용은 대전 및 충청지역 연고자를 채용하는 100% 지역인재를 채용방식으로 00명 모집에 1200명이 지원할정도로 높은 호응을 얻었다.
이날 열린 면접은 서류 전형을 거친 97명의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총 3차례에 걸친 면접중 첫 번째인 인성 면접이다.
“지원자 대부분이 토익 900점을 넘고 자격증 6~7개는 기본”이라는 이용록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 인사팀장의 말처럼 능력위주의 채용이지만 취업난때문인지 이날 지원자들의 스펙은 모두 높았다.
이날 면접장에서 만난 남혜련(25·경희대 행정학과 수료)씨의 경우 토익과 토익스킹, 그리고 한자, 정보처리기사, 워드, 금융펀드 등의 자격증을 갖고 이번 채용에 지원했지만 “그렇게 스펙이 좋은 편은 아니다”라며 “꼭 붙고 싶은 절실한 마음을 보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한번에 7명씩 단체로 보는 면접장에서 3명의 면접관들은 '어제 치러진 축구를 어떻게 봤느냐'라는 질문을 통해 단체 플레이에 대한 지원자의 시각을, 다양한 인턴 경험을 쌓은 지원자에게는 '금융기관에 와야 겠다고 생각하면서 자격증을 하나도 준비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지며 지원자들을 긴장케 했다.
하지만 대부분 서비스가 주 업무인 금융업무에 맞는 지원자들의 인성을 파악하는데 주력했다.
이날 면접은 인성 면접후 25가지 문항의 성격테스트가 치러진후 23일께 합격자가 발표되면 다음달 필기시험과 1박 2일에 걸친 실무 면접이 치러진다. 최종 3차 임원면접까지 치러져야 최종 합격이다.
“지금까지 한 30군데에 입사 원서를 지원했다”는 한 지원자는 “지역인재 채용이어서 상대적으로 경쟁자가 적은게 다행”이라며 “취업만 된다면 서울이든 지방이든 상관이 없다”며 성격테스트 장으로 종종 걸음을 옮겼다.
이용록 인사팀장은 “지역인재 채용이라는 당초 목표에 맞게 지역에서 일할수 있는 훌륭한 인재를 발굴해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자기 소개서의 진실성을 바탕으로 금융권을 지원하기 위해 얼마나 준비했는지가 기준”이라고 말했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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