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농산물도매시장 등지에서는 가격 하락 조짐이 심상치 않아 농민들의 가슴은 타들어가고 있다.
1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농산물도매시장 등에 따르면 배추와 무, 건고추, 대파 등 김장에 쓰이는 채소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 올해는 별다른 태풍 피해 없이 풍작을 이뤄 시장 공급량이 수요를 크게 넘어섰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실시한 전국 재배의향 조사를 보더라도 가을배추는 1만4827ha에서 1554t가량이 생산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지난해보다 20%, 평년보다는 6.3%가량 증가한 것이다.
무는 7310ha에서 59만t가량 생산될 것으로 예측돼 지난해보다 재배면적이 490ha가량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가격동향이 지난달까지만 해도 지난해보다 하락해 주부들의 비용 부담이 줄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지금은 가격 폭락이 우려되는 것이다.
소매가 기준으로 지난 15일 평균 거래가격은 배추 1kg에 560원의 가격대를 보여 1개월 전 1335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지난해 이맘 때 평균 가격이 10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 역시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에 거래되는 것이다.
무도 1kg에 520원에 거래돼 1개월 전 863원, 1년 전 916원보다 크게 떨어졌다.
열무 역시 1kg에 830원으로 1개월 전 1430원보다 40% 이상 하락했다.
고추도 올해 풍작으로 건고추(화건) 1kg에 1만1500원의 가격대가 형성돼 1년 전 1만8267원보다 크게 낮아졌다.
대파와 쪽파도 출하지역 확대에 따른 물량 증가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김장 채소의 가격 하락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농민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일부 배추 농가에서는 벌써부터 애써 키운 배추를 갈아엎어야 하는 사태가 올지도 모른다며 한숨을 쉬고 있는 실정이다
김장철을 앞두고 한동안 소비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일조량 증가 등 기상여건 호조로 생육활발, 출하지역 확산 등에 따라 약보합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형마트의 신선식품 담당 바이어는 “올해는 김장 채소 재배면적이 예년보다 늘어난 데다 파종기 이후 기상 여건이 좋아 생산량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돼 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며 “지난해의 경우 10월 말부터 올해 초까지 높은 가격대가 형성돼 농민들이 기대심리로 앞다퉈 재배에 나서 공급 과잉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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