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법은 어떻게 태어난 것일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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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태]법은 어떻게 태어난 것일까?(1)

[법률이야기]김형태 변호사

  • 승인 2013-10-14 14:09
  • 신문게재 2013-10-15 16면
  • 김형태 법무법인 저스티스 대표변호사김형태 법무법인 저스티스 대표변호사
▲ 김형태 변호사
▲ 김형태 변호사
법은 항상 우리와 함께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법이 우리 곁에 있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웃하고 있는 법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 아니 별 관심도 없고 괜히 법이라면 골치가 아프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이처럼 가까운 이웃이라면 어떠한 존재인지 조금은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그래서 필자는 법의 의미를 좀 더 친근하게 느껴보자는 의미에서 이 글을 쓰는 것이다. 가끔 우리는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자문은 해 보지만 '법이란 무엇인가'라는 자문은 거의 하지 않는다. 좋게 생각하면 우리 곁에서 우리를 보호해 주는 마음 좋은 선생님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아니면 정반대로 우리가 잘못하고 있는지 경계하면서 인상을 쓰며 노려보고 있는 엄한 선생님 같은 존재? 이 두 가지의 상반된 마음에서도 중요한 것이 바로 법이 선생님처럼 보인다는 사실일 것이다.

왜 법은 이러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일까? 바로 법이 이기심 많은 인간에 대한 불신으로부터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기적인 인간들이 함께 살다보면 이른바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라는 결과를 내기 때문에 이러한 투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이기심 많은 인간에 대한 후견자로서 법이 만들어진 것이다. 로빈슨 크루소와 같이 혼자 무인도에 떨어져 살아갈 때에는 법은 필요도 없으며 존재하지도 않는다.

오로지 혼자의 생존을 위한 여러 가지 방식을 찾는 것이 중요할 뿐이며 이러한 방식에 어떠한 법칙이나 규칙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로빈슨 크루소도 원주민인 프라이데이를 만나 함께 살면서 사회가 만들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 사이에 주종관계를 맺으면서 서로 간에 문제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물론 사회가 만들어진다고 곧바로 법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적은 사람들이 모인 사회에서는 대부분 함께 돕고 나누면서 사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많아지면 드디어 갈등이 시작되고 이 갈등을 풀어야 할 그 무엇이 필요하게 된다. 이러한 경우 처음에는 위계질서에 의한 갈등의 해결, 즉 가족이나 씨족의 어른들의 판단에 의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에 아직은 법이라는 형식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러한 갈등이 오랜 세월 대대로 반복되어 나타나고 부족 내에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는 일정한 방식이 생기게 되면서 전통이 만들어지게 되는데 이것이 법의 전단계라고 할 수 있는 관습이다. 관습은 일반적으로 어른들의 지혜라고 말할 수 있는데 관습이 발달하면서 누구나 다 지켜야 하는 규칙으로 변할 때에 비로소 초보적인 법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바로 우리나라 고조선 시대의 8조금법이라든지 성경에서 나오는 십계명 등이 그 예인 것이다.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사회에서는 단순한 몇 개의 규정만으로 법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사람이 늘어나고 사회문제가 다양하게 발생하면서 법 규정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되고 비로소 법이라고 말할 수 있는 형태를 취하게 된다.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법전이 함무라비 법전인데 기원전 18세기, 즉 지금으로부터 약 4천 년 전에 고대바빌로니아 왕국에서 만들어진 법전으로 무려 282개 달하는 규정을 두고 있을 정도였다.(계속)

김형태 법무법인 저스티스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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