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특별시]新특허전략과 특허비즈니스산업 활성화

[특허특별시]新특허전략과 특허비즈니스산업 활성화

전문가 기고-백종근 WIPS 미국법인 대표

  • 승인 2013-10-14 14:04
  • 신문게재 2013-10-15 11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최근 삼성과 애플의 특허전쟁에서 보듯이 기업의 특허전략은 글로벌 생존의 키(Key)가 되고 있다. 심지어 글로벌 특허전쟁이 확산됨에 따라 산업의 경쟁구도도 변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얼마 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삼성 및 애플 제품의 특허침해에 따른 미국내 수입금지 판결에 대한 미국 오바마 행정부의 완전히 상반된 결정은 미국의 '신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논란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처럼 특허가 기업경영 및 국가간 무역의 핵심요소로 자리 잡고, 기업의 현 주력사업 뿐만 아니라 미래 신사업 영역에까지 영향을 미침으로써 이에 따른 기업들의 특허전략도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지난 6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개최된 미국 주요 기업들, 특허 로펌 및 지식재산 서비스기업들이 참여하는 지식재산(IP) 전략 콘퍼런스에서 IBM, Lenovo, Rambus 등 글로벌 기업들의 특허 전략이 소개되었는데, 가장 핵심적으로 다루었던 이슈는 '시장중심적 특허 포트폴리오 개발'과 '지식재산의 수익화' 였다.

최근 몇 년 사이 구글, 애플, 마이크로 소프트(MS) 등 글로벌 기업들도 특허를 확보하기 위해 타회사를 인수합병하는 등 특허매입을 지속해 오고 있으며, 특허분쟁이 늘어나고 있는 글로벌 추세와 맞물려 특허를 비즈니스 자산으로 활용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 전세계 최대 지식재산 시장인 미국에서 '지식재산의 수익화, 특허비즈니스 모델의 진화, 특허관리기업(NPE)의 증가' 등으로 특허 비즈니스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기업들도 특허매입을 통한 특허 포트폴리오 구축 및 라이센싱 등으로 자사가 보유한 특허 자산을 활용하여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글로벌 기업들의 신 특허전략에 따라 단순히 특허정보조사나 특허소송정보조사보다는 IP관련 정보를 기본적으로 검색할 수 있고, 이를 분석해 기업의 특허포트폴리오 관리, 라이선싱, 특허분쟁대비 등 경영에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 주는 IP솔루션 업체가 생겨나고, 벤처 캐피털도 그런 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실례로, 실리콘밸리 소재 'Lex Mac hina' 사는 스탠퍼드 대학 로스쿨로부터 스핀아웃(Spin-out)된 지식재산 서비스 회사로서 특허소송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여 기업들의 경영 전략에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정보로 가공해서 제공해 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Lex Machina사는 애플, 시스코,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퀄컴 등의 글로벌 기업들과 로펌 및 연구소 들이 공동으로 투자를 하여 만들어졌는데, 미국, 유럽 기업들이 이 회사의 서비스를 많이 이용하고 있다. 과거에는 대학이나 연구소의 과학기술분야에 대한 우수한 연구성과가 창업 혹은 기술이전 등을 통해 산업활성화에 큰 역할을 해 왔지만, 요즘은 이런 과학기술자들의 연구성과로부터 재생산되는 특허정보를 가공하여 다시 기업 경영에 필요한 정보를 서비스해 주는 새로운 비즈니스가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한국 기업, 대학, 그리고 연구소 등도 새로운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 맞춰 특허를 비즈니스 자산으로 활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고, 이런 시스템을 구축해 주고 컨설팅해 주는 지식재산 서비스 기업들에 대한 투자도 활성화 되어야 한다. 기업들은 글로벌 특허 생태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특허전략을 변화시켜 나가고, 시장 중심적인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하며, 국내 대학이나 연구소 뿐만 아니라 해외 대학, 연구소 등과도 연계하여 필요한 핵심 기술을 찾고,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학과 연구소도 특허 수익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 미국 텍사스 대학은 초대형 특허펀드 인털렉추얼벤처스사에 2800만 달러(특허출자 포함)를 투자했으며, 시카고 대학과 아르곤 국립연구소가 공동 설립한 특허펀드 ARCH는 보유기술을 이용해 신규 벤처기업에 투자했다. 카이스트, 포스텍, ETRI 등의 국내 대학과 연구소도 자체적으로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기술이전(사업화)을 통해 연구성과의 창출, 확산 및 창조인재육성에 기여를 하고 있지만, 아직 선진국에 비하면 성과가 미미하다.

2012년 10월 발간된 '스탠퍼드 대학이 혁신과 기업가정신을 통해 경제에 미친 영향에 대한 보고서'에 따르면 1930년대 이후 스탠퍼드 대학 출신이 운영하는 기업은 약 4만개이고, 일자리 540만개를 창출했으며, 지난 해 이들 기업의 매출액 합계가 2조 7000억 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지식재산서비스업체는 기업, 대학 및 연구소 등에서 활용할 수 있는 특허 데이터의 신뢰성과 표준화 및 다양한 DB 제품 개발에 많은 재원을 투자해 다양한 수요자들에게 고부가가치 정보를 생산해 낼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정부나 금융기관 등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기업, 대학 및 연구소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지식재산을 창출, 보호, 활용하는 시스템이 구축되고, 지식재산서비스산업이 활성화될 경우 혁신과 산업간 융복합이 촉진되고, 신성장 분야도 육성되어 현 정부 경제패러다임의 핵심인 창조경제를 효과적으로 실현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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