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술을 먹었다는 이유로 가해자의 형을 낮춰주는 것이 과연 올바른 일일까. 우리는 술을 먹고 사람들을 해칠 수 있는 행동을 하면 오히려 더 벌을 준다. 가장 단적인 예가 바로 음주운전이다.
즉, 술을 먹고서 판단이상 상태면 다른 사람들을 해칠 가능성이 있는 행동을 하는 것을 법으로 막고 있다는 소리다. 그러니까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에 그 사람의 책임을 묻고 미연에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성폭력이나 폭력, 상해 등은 음주가 가해자에게는 면죄부처럼 주어진다. 심신미약, 음주. 그것이 정말 폭력이 정당화 될 수 있는 이유인 것인가.
술을 먹었다는 것은 심신미약을 증명하는 방법이 될 수 없다. 또한 심신미약이 범죄를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그것을 면죄부처럼 이용하게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오히려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마신 술은 가해자의 과오로 인정되어 더 높은 처벌을 받는 것이 마땅하며 심신미약 상태역시 그 상태를 치료하려 하지 않고 범죄로 이어온 가해자들에게 가중 처벌을 내리는 것이 마땅하다.
이제는 성폭력 상황에서 가해자의 음주와 심신미약의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 것인지 다시 정립할 때다.
이선민·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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