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집도
누구의 마을도 아닌,
산봉우리 봉우리들마다
흐르는 강물 끌어안은 저 호수는
가슴 저 밑에
따스한 온기 가득했을 집들이며,
알알이 곡식 영글던 논밭,
햇살 가득 눈부셨던 언덕들을
앙금처럼 가만히 가라앉혀 놓고 있습니다.
물속 깊이 간직한
아련한 추억이며 애닯픈 이야기들,
문득문득 되살아나
잔물결 되어 일렁이는데,
조용히 물결치는 호수 바라보며
잊어야 할 것들과
잊혀지지 않는 것들을 생각해 봅니다.
이제는 걸어 갈 수 없는,
작은 배로 노저어가며
스치듯 지나갈 수 밖에 없는 그 마을은
그러나 호수 저 밑에 여전히 자리하고 있겠지요.
잊혀지지 않는 우리의 꿈처럼
잊을 수 없는 우리의 이야기처럼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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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는?
대전시 대덕구와 동구, 충북 보은군과 청원군 사이에 자리하며 1975년부터 1980년까지 5년간에 걸친 댐 건설로 형성된 인공호수이다.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 규모를 자랑하는 대청호는 대전시와 청주시의 식수와 생활 및 공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한소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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