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각 지자체나 교육청 등에서는 토요 체험 및 학습 등의 프로그램을 속속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단발적 행사에 그치고 있어, 지속적으로 부모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아쉬운 시기에 (재)대전문화재단의 지원으로 시행되는 꿈다락 토요문화학교 차오름 프로그램 중 2개 프로그램이 눈길을 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바이올린을 만들어 보는 '징검다리 토요음악학교'와 초등학생 자녀와 아버지가 한 팀이 되어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아빠와 미술공감' 프로그램이다.
▲ 징검다리 토요음악학교는 초중고생 자녀와 부모가 15주에 걸쳐 함께 바이올린을 직접 제작해보는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음악이론 강의와 음악회 참여도 함께 이뤄진다. |
평소 음악감상을 좋아하기도 했고 마침 중학교 1학년생 아들이 바이올린을 배우고 싶다고 해 사전 경험차 함께 참여하고 있다는 주부 이인옥씨(41·둔산1동)는 “악기 제작이나 음악 강의 자체보다도 이 시간을 통해 사춘기에 접어든 아들과 대화시간이 많아졌다는 사실이 더 기쁘다”고 한다.
▲ 아빠와 초등학생 자녀가 한 팀이 되어 가족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는 '아빠와 미술공감' 프로그램. |
김진숙 펀펀아트 대표(51)는 대화의 방법을 잘 모르는 아버지와 자녀간 소통의 매개로 미술을 선택해 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소통이 지속되어야 특히 사춘기 청소년 시절 아버지와의 관계형성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군인인 아버지와 함께 할 시간이 늘 아쉬웠다는 김은교양(자운초 4)은 “원래 미술과 만들기를 좋아했기 때문에 만화를 그리는 것이 너무 재미있다”며 “무엇보다 아빠와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한다. “여기에서 배운 것을 집에 가서 동생, 엄마와 같이 다시 만들어보곤 해요. 그럴 때 우리 가족은 하나로 똘똘 뭉쳐 더 근사한 작품을 탄생시키지요.”
자녀가 사춘기가 되고 학업의 강도가 높아질수록 부모와 마음을 나누는 대화는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다. 아무런 공감대도 없고 자녀의 마음을 몰라도 너무 몰라주는 부모가 아니라, 자녀와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 같은 부모로 다가가고 싶은 대한민국의 모든 부모를 위해 이런 프로그램들이 더욱 풍성해졌으면 좋겠다.
조강숙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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