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익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전문연구위원, 국제로터리 3680지구 총재 |
그래서 풍력, 태양광발전 등 신재생에너지와 핵분열에 의해 막대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원자력발전이 각광을 받으며 개발됐다. 세계 여러 선진국은 물론 우리나라도 이러한 조류에 편승해 원자력발전이 안정적이고 값싼 전기를 공급하는 큰 역할을 해 왔다.
전 세계 에너지 중 원자력발전의 비율은 14~15%에 해당하지만, 우리나라는 96%를 해외에서 에너지를 공급받아야 하는 자원 빈국이라 23기의 원전에서 전력의 약 30%를 원자력에서 공급한다. 이러한 원자력의 역할은 경쟁력 있는 전기 생산에 근거해 공산품을 해외로 수출하는데 상품 경쟁력을 갖게 해줘 한국 경제개발의 견인차가 되어 왔다.
그러나 2011년 일본의 후쿠시마원전사고는 세계의 원전개발에 찬물을 끼 얻는 역할을 했고 여기에 국내 원전부조리까지 겹쳐 국내 원자력산업의 환경은 매우 나빠지고 있다. 원자력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것이다. 고리 원자력 1호기가 운전을 개시한 때가 1978년이니 35년 세월이 흐르는 동안 원자력은 더욱 개발됐고 이는 국가 경제개발에 직접적으로 기여돼 왔기 때문에 그 고통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UAE 등을 포함해 해외에 원전 플랜트를 수출하는 과정에 이러한 일이 발생했으니 그 충격은 더욱 큰 것이다. 무덥기도 유별난 지난여름에 맞춰 원전고장이 잦아 국민이 느끼는 원전이미지는 땅에 떨어진 셈이 됐다. 한마디로 빨간 불이 켜졌다. 그러면 원전의 장래를 부정적으로만 생각하고 원전을 죽일 놈으로 방치해 둘 것인가? 우리는 이에 대해 적절하고 객관적인 답을 찾아야만 한다고 믿는다.
제일 먼저 원전의 안전이 최우선으로 전제돼야 한다. 우리는 과거 선진국만 가진 새로운 기술인 원자력기술을 국가는 물론, 일반 대중 및 사회 자본을 불어넣어 이를 키워왔고 개발해 왔다. 에너지자원이 전무한 우리나라로서는 오로지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 초점을 맞추고 기술개발에 매진해 왔다.
한국은 1950~60년대 초까지의 후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변신하면서 원자력의 개발과 함께 현재의 선진국 문턱에 와 있다. 선진국에 이르는 한강의 기적이 과연 원자력의 뒷받침이 없었다면 가능했을까! 재삼 생각해 볼 일이다. 이러한 원자력의 역할이 미래의 창조한국 개발과 어떤 관계를 갖게 될 것인가 또한 중요하다.
물론 안전성의 담보는 전제돼야 한다. 필자는 이러한 관점에서 이를 정리해 본 적이 있다. 필자는 '원자력을 말하다'라는 책을 지난 연말 출판한 적이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세계의 톱뉴스를 타고 있을 때 본인은 이 사고의 영향이 세계는 물론, 곧 한국에 상륙하게 될 것임을 예측했다.
원자력사업의 국산화, 원자력발전의 설계, 건설, 안전성평가, 방사성 폐기물관리, 원자력연료 등 여러 분야에 근무한 40여 년의 경력을 활용해 원자력의 역할에 대해 대중에게 바로 알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명감을 느끼게 됐다. 약 1년간의 자료조사를 끝내고 지난해 종합 집필, 책으로 발간한 것이다. 대중의 이해를 돕도록 내용을 아주 쉽게 담아야겠다는 생각은 끝날 때까지 변하지 않았다. 원자력을 전혀 알지 못하는 교정전문가를 활용해 알기 쉽게 수정하고 보완했다.
본인이 과학기술자이지만 글 쓰는 것이 좋아 문단에 등단해 수필집을 출판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이 책의 해답은 분야별로 정리됐다. 세계 에너지 환경변화와 원자력의 역할, 세계 속에 우리 원자력기술의 수준, 후쿠시마원전사고의 원인과 배경, 그리고 후속조치, 이로 인한 세계 각국에 미치는 영향, 안전성 관점에서 해결돼야 할 내용은 물론, 방사선에 의한 영향 및 방사선 방호, 핵연료이용과 사용 후 핵연료, 방사성 폐기물관리 등 이해할 필요가 있는 내용이 종합적으로 수록돼 있다. 특히 사용 후 핵연료의 관리정책을 위한 국내 공론화가 시작되는 시점이라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지난 1년 학술도서 4100여권을 71명의 전문가가 5개월간 심사한 결과 '원자력은 말하다'가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됐다. 정부는 선정된 도서를 구매해 전국 공립 도서관에 이 책을 비치해야 한다. 원자력의 국가적 관심사항이 대두되는 이때에 꼭 필요한 필독서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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