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청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정오 단청장의 진지한 모습 속에 장인의 열정을 엿보게 된다. |
이 단청장은 어려서부터 단청을 시작하여 고충도 많았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오랜 수련과 노력으로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그래서 아이들과 만나는 자리에선 늘 이렇게 말한다. “내가 자랄 때는 기술이 대우받던 시대가 아니었다. 그래서 힘든 점도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한 가지만 잘하면 최고가 될 수 있는 시대이다. 그러니 무엇이든 열심히 하라.”
단청장과 수업을 통해 만나 장인에게서 단청을 직접 배워 본 아이가 있었다. 아이의 어머니는 지극한 불교 신자였다. 그래서 늘 어머니를 따라 절에 가야했다. 아이는 절에 가면 알록달록 화려함에 거부감이 들어 절에 가는 걸 꺼려했다. 단청장과 만난 뒤 아이는 그 화려함이 단청임을 알게 됐고 단청이 고대부터 내려 온 우리 전통문화임을 알게 됐다. 아이는 안료도 직접 보고 오방색으로 단청을 직접 그려보았다.
또 목조 건축물에 단청을 하는 이유가 목재 표면이 갈라지거나 비, 바람 등 자연현상으로 인한 부식과 충해를 방지하기 위함과 건축물의 성격을 나타내거나 건물의 특수한 성격에 맞는 장엄함과 위엄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단청에 대해 알고 보고 느끼게 되면서 아이는 더 이상 절에 가는 걸 꺼려하지 않는다고 한다. 안다는 건 이렇듯 생각의 변화를 이끄는 것 같다. 전통문화를 널리 전파해야 하고 쉽게 접할 수 있어야 되는 이유이다.
이정오단청장은 가족이 모두 전통문화를 알리고 지키는 특별한 문화재가족이다. 가족이 모두 한 길을 걸으니 “서로 이해하고 도와주며 상생 효과를 내어 전통을 이어 나가기에 좋은 점이 많다”고 한다.
이 단청장은 예전엔 아담한 건물에 전통문화를 전파하고 일반인들에게 쉽게 다가올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시는 게 소원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송촌동에 무형문화재전수회관이 생기고 원도심엔 전통나래관이 건립되고 있어 전통문화를 전파할 수 있는 여건이 좋아지고 있다고 한다.
12년째 대전시무형문화재연합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 단청장은 “대전의 무형문화재를 책임진다는 마음으로 임무를 어느 정도 완수했다고 자부하지만 대전 시민이 우리 전통 문화를 더 쉽고 가깝게 접하면서 향유할 수 있는 계기를 지금보다 더 활성화시키고 안착시키고 싶은 바람이 있다”며 전통문화에 대한 깊은 사랑을 표했다.
윤영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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