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기자]60평생 단청 외길… 오방색에 인생을 걸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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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 부식방지까지… 단청은 멋과 기능 동시에 [그 곳에 가면 사람이 있다]⑨ 이정오 단청장

  • 승인 2013-09-25 21:26
  • 신문게재 2013-09-27 12면
  • 윤영애 객원기자윤영애 객원기자
▲ 단청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정오 단청장의 진지한 모습 속에 장인의 열정을 엿보게 된다.
▲ 단청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정오 단청장의 진지한 모습 속에 장인의 열정을 엿보게 된다.
이정오(65) 단청장은 대전시 무형문화재 제11호이다. 중요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이수자인 방인숙씨와 함께 '부부 문화재'이고 딸도 경기민요 최연소 이수자로서 KBS 국악대상을 받은 문화재 대표가족이다. 가족이 모두 전통 문화를 이어가고 전통문화를 알리고 교육하는데 앞장서 왔다.

이 단청장은 어려서부터 단청을 시작하여 고충도 많았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오랜 수련과 노력으로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그래서 아이들과 만나는 자리에선 늘 이렇게 말한다. “내가 자랄 때는 기술이 대우받던 시대가 아니었다. 그래서 힘든 점도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한 가지만 잘하면 최고가 될 수 있는 시대이다. 그러니 무엇이든 열심히 하라.”

단청장과 수업을 통해 만나 장인에게서 단청을 직접 배워 본 아이가 있었다. 아이의 어머니는 지극한 불교 신자였다. 그래서 늘 어머니를 따라 절에 가야했다. 아이는 절에 가면 알록달록 화려함에 거부감이 들어 절에 가는 걸 꺼려했다. 단청장과 만난 뒤 아이는 그 화려함이 단청임을 알게 됐고 단청이 고대부터 내려 온 우리 전통문화임을 알게 됐다. 아이는 안료도 직접 보고 오방색으로 단청을 직접 그려보았다.

또 목조 건축물에 단청을 하는 이유가 목재 표면이 갈라지거나 비, 바람 등 자연현상으로 인한 부식과 충해를 방지하기 위함과 건축물의 성격을 나타내거나 건물의 특수한 성격에 맞는 장엄함과 위엄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단청에 대해 알고 보고 느끼게 되면서 아이는 더 이상 절에 가는 걸 꺼려하지 않는다고 한다. 안다는 건 이렇듯 생각의 변화를 이끄는 것 같다. 전통문화를 널리 전파해야 하고 쉽게 접할 수 있어야 되는 이유이다.

이정오단청장은 가족이 모두 전통문화를 알리고 지키는 특별한 문화재가족이다. 가족이 모두 한 길을 걸으니 “서로 이해하고 도와주며 상생 효과를 내어 전통을 이어 나가기에 좋은 점이 많다”고 한다.

이 단청장은 예전엔 아담한 건물에 전통문화를 전파하고 일반인들에게 쉽게 다가올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시는 게 소원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송촌동에 무형문화재전수회관이 생기고 원도심엔 전통나래관이 건립되고 있어 전통문화를 전파할 수 있는 여건이 좋아지고 있다고 한다.

12년째 대전시무형문화재연합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 단청장은 “대전의 무형문화재를 책임진다는 마음으로 임무를 어느 정도 완수했다고 자부하지만 대전 시민이 우리 전통 문화를 더 쉽고 가깝게 접하면서 향유할 수 있는 계기를 지금보다 더 활성화시키고 안착시키고 싶은 바람이 있다”며 전통문화에 대한 깊은 사랑을 표했다.

윤영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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