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고 희망의 농어촌 다꿈학교]조금씩… 조금씩… 작지만 큰 꿈 자란다

[꿈고 희망의 농어촌 다꿈학교]조금씩… 조금씩… 작지만 큰 꿈 자란다

전교생 55명 농촌 소규모 학교… 아이들 자존감·진로인식 향상 조금초 調琴(조금) 희망프로젝트

  • 승인 2013-09-25 14:10
  • 신문게재 2013-09-26 14면
  • 방승호 기자방승호 기자
▲ 진로박람회 체험학습
▲ 진로박람회 체험학습
당진에 있는 조금초등학교는 전교생 55명인 전형적인 농촌 소규모 학교다. 이 중 다문화 가정 및 취약계층이 전체의 42%를 차지하고 있다. 소극적인 학부모의 교육활동 참여와 학생들의 학습기회 부족 등의 한계 속에서도 이들은 희망을 잃지 않았다. 현재 조금초등학교는 '농어촌다꿈학교'선정을 기회로 '한 뼘 더'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한 '꿈·끼 찾기 調琴(조금)희망프로젝트'가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교명과도 같은 調(도울 조)琴(가야금 금)프로젝트의 뜻 처럼, 균형있고 적합한 꿈·진로 교육, 문화·예술교육 등 작은 학교의 특색있는 교육활동을 실천하는 것이 목표다. 이로 인해 학생들에게는 진로인식 능력 및 문화·예술 역량 향상을 학부모에게는 농촌교육에 대한 신뢰감을 높일 수 있었다. 조금초등학교의 희망인 조금프로젝트를 살펴보고, 농어촌학교의 모범적인 변화 과정을 들어본다.


▲조금초등학교, 희망의 시작은=당진 시내에서 서북부 방향으로 약 20㎞. 폭이 좁고 구불구불한 시골길과 두 개의 고개를 넘어가야 전교생 55명의 작은 학교 조금초등학교(교장 김희숙)를 만날 수 있다.

조금초등학교가 위치하고 있는 대호지면은 봄에는 속새와 달래를 키우고 가을에는 들깨와 콩을 수확하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이곳은 다른 지역처럼 대규모 공단이나 큰 공장이 들어서지 않아 옛 모습을 대부분 유지하고 있지만 경제적으로 그리 넉넉하지 않은 문화·예술소외 지역이다.

게다가 전교생 55명 중 취약계층 및 다문화 가정이 42%나 되며 학부모의 학교교육활동은 소극적이고, 학생들의 자존감이나 진로인식수준이 낮은편이다. 이처럼 조금초는 더 많은 행·재정적 지원을 받아야 마땅하지만 소규모 학교라는 이유로 오히려 각종 지원에서 소외됐다. 소규모학교 특성상 교사 개인이 감당해야 할 업무가 많아 교사들에게 인기도 없었다.

조금초등학교의 희망은 '농어촌 다꿈학교'에서 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충남교육청이 전교생 60명 미만의 작은 농어촌학교를 대상으로 공모한 '농어촌 다꿈학교'사업에 선정, 매년 2000만원씩 지원을 받게 됐다. 2012년 9월, 공모교장으로 부임한 김희숙 교장의 의지도 있었다.

“더 이상 조용한 학교이어서는 우리 학생들의 미래를 밝힐 수 없다. 열악한 환경이지만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힘이 들더라도 무엇이든 시작해보자”라는 김 교장의 굳은 신념 하에 학교 구성원들은 뜻을 모았다. 이어 농어촌교육활성화 영역 도교육청 시범학교, 다문화교육거점학교, 학부모학교참여지원사업, 돌봄교실 선도학교 등에 줄줄이 선정됐다. 이에 따라 학생들의 꿈을 키우고 가꾸는 데 도움이 될 다양한 교육활동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게 된 것이다.

▲조금씩 시작된 변화=조금초등학교는 진로·문화예술교육 강화형 교육과정 편성, 학교경영지원체제 정비, 교육기부 및 MOU 체결 등을 통해 다꿈학교 운영의 기반을 다져 나갔다.

우선 진로·문화 교육에 중점을 둔 교육과정 편성을 강화했다. 창의적체험활동 진로교육 영역을 학년별로 30차시 이상 확보하고, 학년군별 체육, 음악, 미술 교과 시수를 16차시 이상 확보했다.

꿈·진로 및 문화·예술교육을 소규모 학교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매주 수요일 5-6교시를 창의적체험활동 블록수업 시간으로 정했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5-6교시는 전 학년이 함께 하는 창의적체험활동 불록수업 시간으로 편성했다.

이와 함께 토요체험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한 토요일 통학버스 운행, 우클렐레, 도예부 등 진로 및 문화·예술 관련 10개의 방과후 부서를 개설하는 등 학교 경영 지원체제를 정비했다.

진로 상담실 겸 학생 동아리 활동실로 '꿈빛교실'을 조성하고 '꿈 세우기' 코너 및 '나의 성장 앨범', '알림판 및 생일축하 게시판' 등 물적 환경도 조성했다. 지역사회의 풍부한 인적·물적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각종 사회단체와의 MOU체결과 교육기부도 추진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대호지면농업협동조합 및 연세대학교 교육봉사단, ㈜세로토닌아카데미, 대호지노인회, 대호지치안센터, 당진시다문화센터, 대호지 책나라 도서관과의 MOU를 체결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와 함께 50회 이상의 교육기부를 이끌어 내 진로, 문화ㆍ예술 교육의 질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예산까지 절감하는 효과를 얻었다.

▲3 Step 꿈따기 여행 프로젝트=학생들이 자신의 빛깔을 찾고 꿈을 키우며 끼를 살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3 Step 꿈따기 여행 프로젝트'를 전개했다. 우선 '1 Step 꿈따기 여행 프로젝트'는 주제가 있는 테마형 문화·예술 체험학습 프로젝트다.

지난 4월 12일에 실시한 기획공연과 함께하는 문화·예술 캠프, 5월 22일에 실시한 '노틀담의 곱추' 뮤지컬 관람 등 질높은 문화체험을 실시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으로부터는 1학기 동안 실시한 '목요일에 떠나는 신문 사고력 여행', 7월 17일에 있었던 전문 국악 뮤지컬 단체 '타루' 초청 '하얀 눈썹 호랑이' 관람 등의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실시했다.

'2 Step 꿈따기 여행 프로젝트'는 생생 진로직업 체험학습으로 진행했다. 생생 진로직업 체험학습의 날 운영을 위해 지난 7월 KBS와 삼성딜라이 직업 탐방, 8월 잡월드 저학년 생생 직업 체험학습, 키자니아 고학년 생생직업체험학습, 9월 충남진로직업박람회 체험학습을 실시했다.

'3 Step 꿈따기 여행 프로젝트'는 학생들의 자발적인 체험활동을 중점적으로 실시했다. 학생 개개인의 꿈·진로에 대한 흥미를 높이고 동기를 향상시키는 것이 주된 목표다. 고학년은 꿈·진로 및 문화·예술 관련 여행을 스스로 기획하고 실행해보기, 저학년과 중학년은 학생들의 의견을 충분하게 반영한 동아리별 체험학습을 진행했다.

1, 2학년은 덕산 리솜 스파케슬에서의 물놀이 체험학습을 실시했고, 4, 5, 6학년은 해양 레포츠 카약체험학습을 다녀왔다. 3학년은 지난 9월 전라북도를 중심으로 남도 문화예술 기행을 실시했다. 오는 10월과 11월에도 꿈 이룸 동아리 별 꿈따기 여행은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꿈 따기 여행 후에는 발표회를 개최하고 동아리별 또는 학급별로 실시한 체험 내용을 공유할 예정이다.

▲조금(調琴)희망프로젝트의 열매가 더 특별한 이유=조금초등학교의 '농어촌 다꿈학교'운영은 결코 쉽지 않았으나 각양각색의 크고 작은 열매를 맺을 수 있었다. 진로, 문화예술교육 강화형 교육과정 편성, 학교경영지원체제 정비, 교육기부 및 MOU체결을 통한 지역사회의 풍부한 물적, 인적 자원 활용 방안 모색으로 소규모 농촌학교에 어울리는 꿈·진로 교육의 가능성을 찾을 수 있었다.

'3Step 꿈따기 여행 프로젝트', 여름방학 융합 캠프 운영, 꿈·끼 찾기 조금 플래너 및 학습 플래너 제작 및 활용 등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 꿈과 목표를 설정하고 실천해 볼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로 학생들의 자존감 및 진로인식 수준과 문화·예술 역량이 향상됐고, 더불어 교사들의 전문성도 향상과 학부모의 자녀지도 역량 강화의 효과도 거두었다. 조금희망프로젝트가 특별한 것은 이렇게 많은 성과를 이뤄냈기 때문만이 아니다.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주겠다는 마음으로 일과후의 시간과 주말, 방학까지 할애하였던 교사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와 함께 주변에서 묵묵히 도와줬던 급식업무 교직원들과 행정실 직원 등 모든 조금초등학교 전체 교직원들의 하나된 열정이 이같은 결실을 맺었다.

방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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