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뎃 중투, 한국의 추석과 비슷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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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뎃 중투, 한국의 추석과 비슷해요”

전통음식 만드는 것 재미있지만 첫 명절엔 고향 생각에 눈물 서툴고 힘들어도 하나씩 배우며 한국주부로 거듭날 것

  • 승인 2013-09-24 14:31
  • 신문게재 2013-09-25 9면
  • 팜티멘 다문화 명예기자(베트남)팜티멘 다문화 명예기자(베트남)
인터뷰-시집온 지 2년 누렌티루엔씨

▲ 누렌티루엔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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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렌티루엔씨
각 나라마다 오랜 관습과 전통에 따라 명절들이 존재합니다. 한국에는 대표적으로 설날과 추석이 있고, 베트남도 응야뎃(Ngay Tet)이라고 하는 설날과, 부란(Vu Lan)이라는 음력 7월 보름에 하는 명절, 그리고 한국의 추석과 비슷한 뎃 중투(Tet Trung Thu)가 있습니다.

명절은 대부분이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맛있는 음식을 해먹고 특별한 것을 기리기도 합니다. 한국의 추석은 한해 농사를 잘 지은 것에 대해 조상님께 감사를 드리는 날입니다. 그래서 이 날은 햇곡식과 햇과일을 이용해 음식을 준비합니다. 그리고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반달모양의 송편을 빚기도 합니다. 베트남의 추석도 한국과 같이 농사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있지만 아이들의 축제에 더 가깝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별모양의 등인 롱렌(Long den)을 들고 길거리에 나가 춤과 노래를 부르며 즐겁게 보냅니다. 또 반중투(Banh Trung thu)라는 추석빵을 사거나 만들어 가족들끼리 함께 나눕니다.

각 나라마다 문화와 풍습이 다르기 때문에 결혼이주여성들이 입국 초기에는 명절을 보내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현재 한국에 온지 2년 된 새내기 주부를 인터뷰 해봤습니다. 베트남에서 온 누엔티루엔(21·사진)씨는 현재 홍성에 살고 있으며 시어머니와 시누이, 남편, 7개월 된 아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Q. 2년 전 한국에 오기 전에 한국을 어떤 나라라고 생각하셨습니까?

A. 그때 제 생각에는 한국은 드라마와 똑같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예쁘고 사람들도 모두 친절하고 생활하기에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Q. 실제로 한국에 왔을 때는 어땠나요? 새로운 인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셨어요?

A. 처음엔 한국과 베트남 생활이 많이 다르긴 했지만 한국문화와 베트남 문화는 조금 비슷한 면이 많았어요. 더군다나 제가 있던 베트남의 풍경과 제가 사는 곳의 풍경이 비슷하거든요. 한국말을 잘 몰랐지만 사람들은 매우 친절했고 시댁 식구들과 함께 살아서 말도 금방 배울 수 있었어요.

Q. 처음 한국에서 명절을 지냈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요?

A. 한국과 베트남 풍습이 달라서 한국에 추석이 베트남보다 즐겁지는 않았어요. 베트남에 계신 가족들 생각이 나서 많이 울었어요. 명절엔 가족들이 모두 모이니까 더욱 고향의 가족들이 생각났어요.

Q. 한국과 베트남의 추석은 어떻게 다른가요?

A. 베트남 추석은 한국처럼 복잡하지 않고 가족과 친구들이 만나서 즐겁게 보내는 것 뿐이에요. 한국은 명절이 되면 전날 음식을 준비하고 다음날에 차례를 지내는 것들이 좀 복잡해보였고 어려웠어요. 또 처음 해보는 음식들이 많았기 때문에 음식 하는 것이 어려웠고 시간도 많이 걸렸어요.

Q. 지금은 한국에 온 지 2년이 지났는데 지금 느끼는 명절은 어떤가요?

A. 명절을 추석과 설을 두 번씩 다 지내봤는데요. 좋은 점도 있고 아직 힘든 점들도 있어요. 한국의 문화와 생활도 알고 전통음식 만드는 법을 배우고 먹는 것도 재밌어요. 하지만 다른 주부들과 마찬가지로 음식을 많이 차려야 한다거나 청소하는 건 아직도 어려워요.

Q. 지금 7개월 된 아기가 있는데, 이번 명절은 아기와 처음 보내는 명절이겠네요?

A. 네. 아이가 태어났을 때 하늘에서 준 선물이라고 생각했어요. 아이 때문에 공부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요. 이번 명절은 아이와 처음 보내는 명절이라 더욱 기쁘고 즐거운 마음입니다. 물론 음식하고 청소하는 건 힘들지만 모든 주부들이 다 하는 일이잖아요. 남편들도 부인들의 힘든 점을 알고 도우면서 같이 즐겁게 명절을 보내길 바라요.

결혼이주여성들은 입국 초기에는 명절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처음이고 낯설어 어색하기도 하고 실수도 많이 하곤 합니다. 하지만 누구든지 처음부터 모든 것을 알거나 능숙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 여성들도 한국의 주부들과 같이 하나 둘 천천히 배우면서 한국 주부로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습니다. 올해 추석도 음식 준비하랴 청소하랴 바쁘겠지만 온가족이 모이는 명절을 행복하고 즐겁게 보내기를 바랍니다.

팜티멘 다문화 명예기자(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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