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병무 소상공인협업화컨설팅지원단장 |
단순히 먹고 살기 위해서, 돈을 벌려고 사업을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과는 다르다. 상담 현장에서 자주 느끼는 일이다. 점포를 경영하는 분들에게 왜 사업을 하느냐고 물으면 대부분 당황한다. 가장 쉬운 질문인데도 평소 사업을 하면서 개념을 정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업의 개념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말하면 효율적으로 돈을 버는 키워드다. 부연하여 설명하면 사업을 영위하는 기본정신과 목적이 무엇이고 사업을 하는데 필요한 핵심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기술개발과 소비자의 행태변화 등 외부 환경을 파악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업의 개념을 잘 파악하기 위해서는 숲과 나무를 동시에 볼 줄 아는 입체적 사고와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업의 개념을 이해하기 위한 몇 가지 사례를 알아보자.
우리나라에서 업의 개념을 처음 언급 한 사람은 이건희 회장이다.
이 회장은 술집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술집의 경영자들은 '술장사'가 업이라고 생각하지만 술장사의 업은 '수금'이라는 것이다. 술을 많이 팔아 매출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금이 가능한 매출, 손님과 마찰 없이 수금하는 방법, 수금기간을 줄이는 방법 등에 관심이 있어야 성공 할 수 있다는 것이 다. 바로 이것이 업의 개념이라는 것이다. 당시로는 획기적인 발상이다.
신용카드업의 경우 대출액을 늘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채권관리가 더 중요함을 알아야한다. 카드업은 외상장사이기 때문이다.
과거 국내 신용카드업체들이 업의 개념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신규카드 발급에만 전력을 다한 결과 2002년 카드 대란을 불러온 것도 바로 핵심성공요인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과거 시계산업의 성공은 누가 더 정확한 시계를 만드느냐의 '정밀기계업'이 핵심이었지만 생산라인이 자동화, 기계화 되면서 부터 '조립산업'이 되었고, 최근에는 '패션업'으로 바뀌었다. 시계를 액세서리로 재창조한 스위스의 스와치 회사의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로 업의 개념이 변화됨을 알 수 있다.
제록스의 경우 진정한 업의 개념을 '좋은 복사기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무실의 효율을 올리는 것'으로 정함으로써 사무기기 종합업체로 성장했다. 이와는 반대로 업의 개념을 좁게 정의함으로써 고전을 면치 못하는 회사가 있다.
미국의 철도회사 앰트랙이다. 앰트랙은 업의 개념을 단순히 '철도사업'으로 업의 개념을 정하는 바람에 경쟁사인 항공회사와의 차별화를 위해 비행장을 피해 멀리 철도를 깔았다. 현재 항공산업의 발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업의 개념을 '빠르고 편리한 운송 수단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정의했더라면 상황은 달라졌을 것이다.
비 고객은 우리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쓰지 않고 타 회사의 것을 이용하는 사람들이다. 타 업종에서 자신들의 욕구를 채우는 이들은 블루오션 영역에 있는 잠재고객이다. 이들을 나의 고객으로 끌어들인다면 나는 새로운 사업의 영역을 개척하는 것이다.
종래 영화관은 시내 중심가에서 최신 영화를 상영해주는 것을 업의 개념으로 삼았다. 단성사, 피카디리 극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최근의 CGV나 메가박스 같은 멀티플랙스는 이와는 다르다.
'안락한 의자', '커피숍', '레스토랑', '무료 주차장'을 갖춘 새로운 형태의 영화관으로 변했다. 종래 영화관에 가지 않던 사람들의 니즈를 파악 만족시킨 결과다. 비 고객을 연구하여 대박의 길을 찾은 것이다.
주변의 많은 점포와 기업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경영의 어려움을 하소연 하고 있다. 새로운 시장을 발견하고 개척하지 않으면 회복의 길은 묘연하다. 비 고객을 연구 공략하면 새로운 길이 보인다.
조병무 소상공인협업화컨설팅지원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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