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식]추석의 사모곡(思母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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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식]추석의 사모곡(思母曲)

[기고]이길식 중도일보 객원기자

  • 승인 2013-09-15 15:28
  • 신문게재 2013-09-16 20면
  • 이길식 중도일보 객원기자이길식 중도일보 객원기자
▲ 이길식 중도일보 객원기자
▲ 이길식 중도일보 객원기자
매년 맞는 추석이건만 올 추석은 유난히도 어머님의 손길이 그립고 아련하게 밀물처럼 다가온다.

음력 8월15일인 '추석(秋夕)'의 사전적 의미는 한가위로 중추절, 가배, 가위 등으로 불려왔다.

고대사회의 풍농제에서 기원됐으며 지금의 추수감사절과 맥락을 같이한다. 한해 농사를 끝내고 오곡을 수확한 햅쌀과 햇과일로 조상님께 지극정성으로 차례를 지내고 일 년 농사를 잘 짓게 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를 드리는 민족 최대의 명절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는 어린 시절을 돌이켜 볼 때 고향인 부여군 임천면 점리에서 추석명절이 다가오면 조상님께 제사를 올리기 위해 며칠 전부터 설레는 마음이 충분했다.

넉넉하지 못했던 살림 형편임에도 불구하고 어머님이 노심초사(心焦思)하시며 정성껏 차례 음식 준비하시는 그 모습은 영원히 잊을 수 없다.

특히 추석당일 음력 8월 15일 이른 새벽이면 먼동이 트기 전 어머님께서는 옷에 찬이슬을 맞아야 다림질이 잘 된다며 사랑하는 어린자식들을 위해 내리사랑으로 밤새도록 손수지어 만들곤 하셨다.

아들은 저고리와 바지, 딸은 저고리와 치마를 긴 새끼줄에 널다보면 7남매 중 아들 하나에 딸이 여섯 명으로 딸이 유독 많다보니 딸들 옷이 앞마당 마당 끝 까지 길게 걸려있는 형형색색 아름다운 옷은 마치 한 폭의 그림과도 같았다.

그 중에서도 유난히 눈에 띄는 옷은 단연 색동저고리와 곱디고운 치마였다. 누구나 한번쯤 입어보고 싶었던 추억의 대표적 상징물인 색동저고리는 지금도 잊을 수 없으니 이것은 나만의 향수병인가? 이제 다시는 못 볼 어머님의 애틋한 자식사랑에 대한 연민일지도 모른다.

추석은 예로부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속담이 전해 올 만큼 풍요의 상징으로 민족의 최대명절임은 분명하다.

전통적인 농경사회가 산업사회를 지나서 지금은 지식정보사회로, 때로는 황금만능사회로 변질됐으나 흙을 지키는 우리들 마음의 고향이 존재하는 한 중추절 한가위 추석은 미풍양속으로 꽃필 것이다.

더구나 아련한 어머님의 따뜻한 사랑의 손길을 덧없이 내려놓을 수 없는 필자로서 다가오는 추석 명절마다 고마움의 사모곡을 목놓아 불러야 할 처지이기에 옷깃을 세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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