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태구]지방분권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진태구]지방분권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월요아침]진태구 태안군수

  • 승인 2013-09-15 13:47
  • 신문게재 2013-09-16 20면
  • 진태구 태안군수진태구 태안군수
▲ 진태구 태안군수
▲ 진태구 태안군수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정가의 관심사는 단연 기초자치단체장 및 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 폐지 여부와 지방자치발전을 위한 지방분권이라 본다.

지방분권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단체장과 지방의원에 대한 선거가 아니라 서비스 제공, 세입조달, 자율적 투자결정 등에 대한 권한과 책임의 이전에 있다. 이러한 점에서 지방분권은 권한 이양의 형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대통령 직속으로 지방분권촉진위원회를 두고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 행정 권한 및 기능 재배분, 지방재정 확충, 자치역량 강화, 협력 및 공감대 확산 등 4개분야에 중앙행정권한의 지방이양, 교육자치제도개선, 자치경찰제, 국세와 지방세의 합리적 조정, 지방교부세 제도개선, 주민직접참여제도 개선, 지방공무원 인사교류 확대 및 교육훈련제도 개선, 자치입법권확대 등 20개 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1991년 30년만에 지방의회가 부활된 이후 23년 동안 역대정부에 의해 지방분권정책이 추진되어 왔지만 지방자치단체장 직선제 부활 이외는 별다르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또한 이명박 정부는 국정의 핵심가치를 '참여'와 '자치'에서 '실용'과 '안전'으로 정하고 실용정부를 표방하면서 참여정부에서 추진해왔던 지방분권정책의 우선순위도 국정 12대 과제에서 100대 과제로 선정하는 등 오히려 후퇴시켰다.

그러나 지난 5월 28일 '지방분권 및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특별법'이 공포 시행 후 이전의 '지방행정체제개편위원회'와 '지방분권촉진위원회'를 통합 지난 9월 2일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로 '지방자치발전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이제는 중앙집권적 소용돌이정치를 벗어나 선진민주사회를 지향하는 지방분권정책의 새로운 전기가 필요하다고 보며 몇 가지 제언을 하고 싶다.

먼저 한국이 선진사회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방분권적 헌정체제 개편이 필요하다. 현행 헌법의 지방자치 관련 규정은 제117조와 제118조로 단 두조항으로 지방자치의 구체적인 내용을 담지 못하고 대부분 법률로 정하도록 위임 또는 유보하고 있어 지방자치 보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예로 지방자치단체의 종류는 법률로 정하도록 한 헌법 제117조 제2항의 규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 존폐가 국회의원들의 입법재량에 맡겨져 초당적 동의와 국민의 합의에 기초한 헌법의 제도적 보장과 비젼을 결여한 채 당파적 이해관계에 휩쓸리고 있다.

둘째로 필요한 권한이 중앙정부로부터 이양되어야 하고 자율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중앙권한의 이양 정도에 따라 지방정부의 자율성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지방분권과 자율성은 불가분 관계에 있다.

셋째로 재정분권과 지역간 지방재정균형제도의 근거 규정 마련이 요구된다. 국세와 지방세의 이원구조를 토대로 지방자치단체는 서비스 비용의 상당부분을 지방세로 충당할 수 있도록 지방세원을 배정하고 법률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지방세에 대한 세목과 세율을 결정할 수 있도록 세입자치권이 규정되어야 할 것이다.

세입재정에 국고보조금 쟁탈을 둘러싸고 벌이는 상황은 재정적 낭비, 방만한 재정운영, 지역감정의 조장 등 갖은 병폐를 야기하며 지역발전을 구상하고 실행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기보다 국고보조금을 확보하기 위해 매년 지방자치단체장과 공무원들이 세종청사와 과천청사를 찾아 중앙정부 공무원들을 상대로 각종 사업설명과 읍소 등 조금이라도 더많은 돈을 따오기에 정치적 사활을 건다.

필자도 민선 3기부터 5기까지 11년여 군수직을 수행하면서 바다목장화사업, 태안읍 소도읍 육성사업, 안흥항 다기능어항 조성사업, 국도 32호선과 국도77호선 확포장사업, 태안기업도시조성사업 등 대형 국책사업 따오기에 엄청난 시간과 경비를 소요하기도 했다.

한편 지방분권은 위에서 제시한 적절한 부대조건을 갖추는 경우에 경쟁유도, 정책쇄신, 갈등완화, 행정 효율과 대응성 제고, 시민참여 진작 등을 통해 정치발전은 물론 국가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원동력임을 잊지 말고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3.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4.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5.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