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성]문화·창조산업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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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성]문화·창조산업 '축제'

[NGO 소리]이희성 충청문화관광연구소장

  • 승인 2013-09-12 14:14
  • 신문게재 2013-09-13 20면
  • 이희성 충청문화관광연구소장이희성 충청문화관광연구소장
▲ 이희성 충청문화관광연구소장
▲ 이희성 충청문화관광연구소장
다시 축제의 계절이 왔나보다. 축제를 알리는 현수막과 홍보물들이 도시 곳곳을 메우고 있다. 얼마 전 지인들과 조촐한 회식자리에서 축제에 대한 뜨거운 토론이 있었다. '축제가 너무 많아서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 '축제가 순수성을 잃어버리고 정치도구화 되었다', '우리지역에서 이축제가 왜 열리는지 모르겠다'는 등 축제에 대한 불편한 의견이 다수였다.

또한 축제콘텐츠가 너무 식상하고 차별성 없다는 전문적 이야기까지 축제에 대한 주관적 주장에 열을 올렸다. 많은 부분 공감이 가기도하고, 몇몇 지역축제에 한정된 토론이라 지나친 주장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필자는 10여년 간 축제에 대해 학문적으로 연구하고 축제 콘텐츠 개발에 참여했다. 1995년 지방자치시대가 열리면서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지역경제활성화 방안으로 지역 특산물을 프로모션하기 위해 개최된 이벤트성 축제가 이제는 중요한 산업으로 성장하였다. 축제가 가져다 주는 경제적 효과와 문화관광 상품으로서의 가치성은 축제의 개최 당위성을 부각시키는 중요한 요인이다.

그럼 축제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그리고 축제를 바라보는 현대인의 시각은 어떻게 변했을까? 사실 10여년 전만해도 지역축제의 대부분은 산업화되지 않은 알 몸 그대로의 지역의 문화이자 삶의 일부였다. 글로벌 환경의 변화에 따라 콘텐츠 중심산업의 가치가 확장되기 까지는 말이다. 1997년 후반 IMF이후 국가적 차원에서 문화산업을 육성하고 지원하면서 축제는 거대한 산업으로 성장했다.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 하드웨어 중심 산업은 유연성이 약하다. 변화의 속도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세계와 경쟁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중심 산업이 주목받았다.

또한 박근혜 정부는 국정과제로 창조산업과 문화융성을 정책기조로 삼고 있다. 공개석상에서 가수 싸이를 대표적 사례로 제시하기도 했다. 또 한편으로는 지역축제의 부정적 기능이 부각되면서 축제를 대폭 줄이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축제의 순기능에 주목하여야 한다. 한류의 큰 축인 K-POP은 축제라는 내수시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축제는 종합예술이면서 종합문화이다. 각종 공연과 체험, 놀이, 전통계승 등 축제의 기능은 문화산업의 자양분이다. 연예기획사는 축제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든든한 내수시장이 형성되다 보니 실패에 대한 부담이 완화되었다. 축제의 주제공연은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이 융합되어 새로운 공연 장르를 창출하는 기회가 되었다. 예술분야 또한 공연장과 전시관을 벗어나 관객과 소통하는 중요한 기회가 되었다.

한식세계화는 축제 음식을 통해 발굴되었다. 축제는 신진문화기획자와 신진공연기획자에게 활동의 기회를 제공하였고, 작품 실현의 장이 되었다.

축제산업이 위축되면 문화산업은 그 기반을 잃어버릴 수 있다. 또한 창조의 기반인 융복합문화는 축제산업의 핵심이다. 축제장에서는 다양한 문화와 예술이 융합되고 어우러진다. 축제에는 주제를 반영한 공연과 음식, 놀이가 있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고, 장르가 뒤섞여 새로운 장르를 창출한다. 그리고 축제는 끊임없이 진화한다. 문화대국이라 할 수 있는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축제산업을 끊임없이 발굴하고 지원한다.

축제는 문화다. 축제는 그 시대의 현상을 반영하고 있다. 그 시대를 살아가는 구성원들의 욕구를 반영하지 못하면 축제는 사라진다. 따라서 축제는 끊임없이 진화해야만 지속될 수 있다. 수 천개의 축제의 숫자만큼 축제의 기능과 역할도 다양하다. 이제 축제를 단편적 시각과 잣대에서 내려 놓아야 한다.

이제는 축제를 문화산업이자 창조산업으로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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