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기자]교육기관이자 지역문화의 대표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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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교는 국립지방학교… 지식인 모여 주로 문화행사 거행 서원은 사설교육기관… 지역 여론을 주도한 인재 집회소

  • 승인 2013-09-11 17:16
  • 신문게재 2013-09-13 12면
  • 김영임 객원기자김영임 객원기자
●대전의 문화유산-3.향교와 서원

▲ 대전시 유성구 교촌동에 위치한 진잠향교에서 지난 8일 석전대제가 열렸다.
▲ 대전시 유성구 교촌동에 위치한 진잠향교에서 지난 8일 석전대제가 열렸다.
'교육은 백년대계'라는데 조선시대 학교는 어땠을까? 조선시대 여러 종류의 학교가 있었다. 어린 학동들은 서당에 다녔고 서당을 졸업한 양반과 평민들이 중등교육기관인 향교나 사부학당에 진학했다. 한양에는 지금의 대학에 해당하는 최고교육기관인 성균관이 있었는데 성균관 유생은 과거시험을 보아 합격하면 관직을 얻어 벼슬자리로 나갈 수 있었다. 열심히 공부하여 성공의 길로 나아가는 것은 지금과 비슷한 것 같다.

향교와 서원은 조선시대 대표적인 교육기관이며 지역문화를 대표하는 장소였다.

고려시대를 비롯하여 조선시대에 계승된 지방교육기관으로서 향교는 조선왕조가 유학을 국시로 정하고 전국의 크고 작은 고을에서 유교이념의 보급과 백성들을 가르치고 교화하는 것을 중요한 임무로 삼는 국립지방학교였다. 그렇기 때문에 향교는 관아가 있는 읍치에서 약간 떨어져 풍수적으로 좋은 곳에 위치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지방 지식인들이 모이는 곳이라 지방의 문화행사가 주로 향교에서 거행되었다. 그러나 조선후기의 향교는 서원에 밀려 교육기관의 역할보다는 공자와 선현에 제사를 올리는 기능만이 남아있었다.

서원은 조선 중기 이후 학문연구와 선현제향을 위하여 사림에 의해 설립된 사설 교육기관이라는 점에서 향교와 차이가 있다. 조선중기 사대사화를 비롯한 정치적 혼란으로 말미암아 학자들은 대거 지방으로 은거하면서 후학을 양성하게 되었고 그 지역의 여론을 이끌어 나갔음을 물론 각 지방별로 설치된 향약을 기준으로 직접적인 교화활동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방의 인재들이 모이는 집회소였으며 다양한 도서를 보관하는 도서관의 기능과 책을 출판하는 기능도 담당했다. 서원은 학문을 연마하는 곳이며 동시에 심신을 수련하는 곳이기에 고을에서 떨어진 한적한 곳이나 산수가 아름답고 자연경관이 조용한 곳에 건립하였다.

향교에는 공자(孔子)나 여러 성현들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드리는 대성전과 성리학을 공부하는 명륜당을 두고 기숙사인 동재, 서재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대성전에서는 매년 음력 2월과 8월의 길일인 상정일(上丁日: 음력으로 매달 첫째 드는 丁의 날)을 택하여 '석전대제'를 올린다. '석전'은 정성스레 빚어 잘 익은 술을 받들어 올린다는 뜻으로 정제(丁祭), 또는 상정제(上丁祭)라는 별칭으로도 불렀고, 모든 유교적 제사의식의 본보기로 가장 규모가 큰 제사라 하여 석전대제라 부르기도 한다. 중요문화재 제85호로 지정된 '석전대제'는 공자를 비롯한 성현 27위를 추모하고 덕을 기리기위한 행사로 성균관을 비롯 전국의 232개 향교에서 매년 두 차례 열린다. 자신의 문중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인물 중에 뛰어난 인물을 배향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던 서원의 제사일은 중정일(中丁日) 또는 하정일(下丁日)로 잡아 봄·가을에 걸쳐 일 년에 두 차례 제사를 봉행한다. 대전은 기호유학 호서학파의 중심지로, 대전지방 학교역사의 요람 회덕향교와 진잠향교에서는 지난 8일 공자를 모시는 사당인 대성전에서 시민들과 함께 석전대제를 봉행하였다. 파란 가을 하늘 아래 진잠향교의 석전대제를 지켜보면서 청빈한 마음가짐과 정신으로 예를 익히고 덕을 기렸을 선비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

김영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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