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기자]과거의 공간? No… 시민위한 열린공간 되고파

[객원기자]과거의 공간? No… 시민위한 열린공간 되고파

전통의 교육기능 현재에 잇기 위해 명심보감서 컴퓨터까지 다양한 강의 ●그 곳에 가면 사람이 있다-8. 진잠향교 총무부장 윤용훈씨

  • 승인 2013-09-11 17:16
  • 신문게재 2013-09-13 12면
  • 정명자 객원기자정명자 객원기자
▲ 진잠향교의 윤용훈 총무부장은 지역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향교의 궂은일을 맡아 하고 있다.
▲ 진잠향교의 윤용훈 총무부장은 지역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향교의 궂은일을 맡아 하고 있다.
'옛 것을 지키고 이어간다는 것'은 변화만이 살길이라 외치는 현실에서 배부른 이들의 취미생활쯤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그러나 옛 것이 없는 새로운 것이 있을까? 옛 것이야말로 우리 삶의 근원일 것이기에 그들을 만나러 가는 길은 그래서 무게가 더한다.

진잠향교는 조선 태종5년(1405)에 세워져 회덕향교와 함께 대전지역 선비들의 학문의 산실역할을 해 오다 조선 중기를 지나며 교육의 기능을 서원에게 내어주고 선현제례의 기능만 남아 오늘날까지 전해져 오고 있다. 교육의 기능이 사라진 향교에서 지역 주민들을 위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향교의 궂은일을 맡아 하고 있는 윤용훈 총무부장을 지난 4일 유성구 교촌동에 위치한 진잠향교에서 만났다.

향교의 붉은 홍살문 뒤로 '학문이 흥하다'라는 의미의 '興學樓'(흥학루) 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향교 옆으로 양영루(養英樓)라는 편액이 걸린 건물 1층에 향교의 관리사무실이 있다.

음력 8월 첫 상정일((上丁日, 양력 9월8일)에 치러지는 석전대제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윤 부장은 따뜻한 미소로 낯선 방문객을 반갑게 맞아줬다.

향교의 활동에 대한 질문에 근처 진잠초등학교와 교촌초등학교에서 일주일에 한번 한자를 통해 효 교육을 한다며 '한글로 담아 낼 수 없는 한자의 깊이 있는 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인성교육 문제를 해결 할 수 있고 바른 인사 하나만으로도 변화를 가져 올수 있다'는 신념으로 인근학교 아이들에게 강의를 한다고 말했다.

향교로 현장체험을 오는 많은 학생들을 직접 안내하기도 하는데 그 중 중리초등학교의 한 학생이 교육을 받고 돌아간 후 전화를 해 교육받는 중에 나쁜 말을 사용했다며 용서를 구하는 전화를 받았을 땐 힘들지만 변화해 가는 아이들을 통해 큰 보람을 느꼈다고 한다.

현재 관리사무실인 양영루(養英樓) 2층은 강학공간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시민들을 위해 명심보감, 소학, 대학중용, 맹자, 논어, 시전 그리고 서예,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도가 높지 않아 안타깝다며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전한다.

교육기능이 사라진 과거의 공간인 향교에서 오늘날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함으로써 과거와 현재가 소통하는 공간으로 거듭난 진잠향교에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윤 부장의 바람처럼 글 읽는 소리가 아이들의 웃음소리처럼 향교 담장을 넘는 날을 기대해 본다.

사라진 향교의 교육기능을 현재에 이어가고 있는 진잠향교, 그 곳엔 향교를 사랑하고 열정으로 향교의 전통을 지켜나가려 애쓰는 사람이 있다.

정명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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