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원배 목원대 총장 |
역사란 단순히 지난 과거의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현실 속에서 숨쉬고 살아 있으며, 새로운 미래를 여는 교훈이자 가치이다. '옛 것을 본받아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의미의 법고창신(法古創新)이라는 사자성어와 같이 과거의 사실에 토대를 두되 그것을 적절히 변화시킬 줄 알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가되 근본은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과거는 현재를 있게 한 원동력이자 미래를 보여주는 거울이다. 최근 교육부에서 발표한 '2017학년도 대입전형 간소화 및 대입제도 발전방안'에서는 한국사 과목을 수능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한국사 과목이 필수과목으로 되살아난 것은 1993년 학력고사제도가 폐지된 이래 24년 만이라고 한다. 그동안 입시 중심의 교육으로 인해 역사교육이 소홀해져 온 현실을 극복하고 학생들의 제대로 된 역사인식과 가치관 확립에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교육과정의 변화 또한 앞서의 언급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그 복잡성과 불확실성 또한 날로 증폭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불과 한 세대 남짓한 시간동안 세계 각국에서 원조를 받던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이제는 다른 개도국을 원조하는 경제선진국으로 탈바꿈하였다. 또한 우리나라는 매우 짧은 시간에 휴대폰 및 반도체 수출,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대학 진학률 등 각종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돋움 하였고, 세계 7대 무역대국에 진입하는 등 눈부신 성과도 거두었다. 이처럼 어느 나라보다 빠른 속도의 변화와 외형적 발전을 이룩해 온 한편 국민들의 가치관 또한 아주 빠르게 변화해 온 것 또한 사실이다. 무분별한 서구문화의 유입과 개인주의 문화의 확산으로 인해 충효사상, 배려와 섬김, 나눔과 베풂의 문화 등 우리 민족 고유의 미덕이 점차 퇴색해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필자가 총장으로 있는 대학에서는 며칠 전 대학의 정통성 회복과 더불어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구심점으로 구(舊) 신학관 복원공사를 마치고 준공식을 가진 바 있다. 1956년 우리 대학의 개교와 함께 세워진 구 신학관은 우리 대학이 현재의 도안동으로 이전하면서 철거된 바 있으나, 옛 목동캠퍼스 시절 채플과 함께 학교의 상징이자 모체로 인식해 오던 건축물이었다. 특히 목동캠퍼스 철거 당시 회수하여 보관해 온 벽돌을 그대로 외벽에 사용하여 그 상징성을 되살리고자 했다. 이는 단순히 전통 깊은 건축물의 외형 복원이라는 단순한 의미를 넘어 우리 대학의 목동세대와 도안동세대를 연결하는 고리로서의 역할 및 새로운 미래를 열기위해 전 구성원의 힘과 역량을 모으는 구심점으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추후 복원된 신학관 건물을 근대문화재로 등록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며, 우리 대학과 한국감리교의 역사를 보관하는 박물관으로 의미 있게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역사적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대학, 그리고 뿌리 깊은 과거를 토대로 새롭고 영광스러운 미래를 창조해 나가고자 하는 복안을 가지고 있다.
과거는 미래의 거울이며 미래는 현재의 토대 위에 만들어진다. 지난 과거를 거울삼아 현재를 살아가는 지혜를 배우고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하는 것은 지금과 같이 변화무쌍한 현실 세계에서 가장 근본적이면서도 지혜로운 삶의 전략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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