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상]여행을 통해 미래를 발견하다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이용상]여행을 통해 미래를 발견하다

[수요광장]이용상 우송대 철도경영학과 교수

  • 승인 2013-09-10 14:08
  • 신문게재 2013-09-11 21면
  • 이용상 우송대 철도경영학과 교수이용상 우송대 철도경영학과 교수
역사는 시간의 흐름 속에 묻힌 과거가 아니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이어주는 다리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나에게만 쏠려있던 관심이 주변, 세상, 지나간 일, 앞으로 일어날 일로 확장된다. 시간의 흐름 속에 또, 많은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는 나를 인식할 때 '나'에 대한 존중과 가치에 대해서 새롭게 눈을 뜰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온다는 건/ 사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정현종의 '방문객'이라는 시의 한 구절처럼 한 사람 한 사람은 하나의 고유한 우주다. 그런 이유로 내 주위의 한 사람 한 사람이 소중한 것처럼 내가 방문하는 여행지에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통찰하면서 도시의 생명력을 느끼려고 하는 것은 나의 이런 철학과도 관계가 있다.

이번 여름방학에 학생들과 해외 견학을 다녀왔다. 목적지는 우송대의 자매대학이 있는 중국 상해와 소주였다. 다녀왔던 곳이라도 갈 때마다 새로운 감동을 받는 것이 여행의 매력인 듯 싶다. 상해의 푸동 지구(와이탄)는 예전보다 많은 발전을 했다. 중국계 은행뿐만 아니라 세계유수의 은행과 금융기관이 입점해 있었다. 뉴욕의 맨해튼, 홍콩과 더불어 아시아의 금융허브를 꿈꾸는 중국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런데 현대화만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근대 초기의 전통건물을 잘 보존하고 가꾸면서 관광자원화 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상해 철도박물관도 마찬가지다. 예전 철도역의 외형을 그대로 복원해 과거의 유산과 최근에 개통된 고속철도 관련 자료와 현물도 잘 보존하고 있었다.

상해 근처에 있는 소주는 역사적으로 유서 깊은 도시다. 약 2500년의 역사를 가진 소주는 도시의 현재와 미래는 이렇게 공존해야 한다는 답을 보여주는 도시다. 송나라의 전성기 때 번성했던 상업도시로 명나라와 청나라의 유적 역시 그대로 보존돼 있으며 아름다운 운하가 있어 동양의 베니스라고도 불린다.

역사거리인 선탕 지역은 운하를 통해 도시를 관광할 수 있게 해 놓았다.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간 듯 영화를 누리던 오나라로 돌아간듯한 느낌을 받았다. 4개의 철도역은 소주의 아름다운 정원의 건축양식을 본 따 설계해서 보는 이들에게 감탄을 자아낸다.

역사가 보존되는 한 편, 싱가포르와 한국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경제특구를 조성하고신도시를 건설해 첨단기업이 자유롭게 활동하도록 했다. 대학도 국제화 되어 있었다. 우송대의 자매대학인 소주대학 의대는 모든 수업을 영어로 하면서 인도와 동남아지역에서 온 1500명 이상의 학생들이 유학하고 있었다. 과거와 현재를 통해 밝은 미래까지 엿볼 수 있어서 부러운 마음까지 들었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공존할 수 있는 도시계획과 운영이 충분히 가능하며 그런 점을 살리려는 도시는 건강해 보인다. 현대적 건물에 과거 전통양식의 설계가 가능하고, 첨단과 과거는 역사적, 정신적, 물질적으로 연계가 된다.

국제화된 도시운영은 그 도시의 미래다. 누군가의 꿈을 들여다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는 것처럼 도시의 비전을 보면 도시의 미래가 보인다. 소주는 외국 기업을 유치해 국제적으로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대전에도 이런 점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삼국시대 신라ㆍ백제의 격전지로 보이는 성터가 대전 부근에 수없이 산재해 있고 계백장군의 격전지 황산벌과, 동학농민운동이 막을 내렸던 우금치고개, 1905년 경부선 부설로 인한 유적과 유물이 많다. 구석기시대부터 근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역사가 살아있는 곳이며 대덕연구단지는 대전이 첨단도시임을 보여주는 곳이다. 원도심은 역사문화거리를 보존, 발전시키고 서구지역은 첨단화되고 현대화된 지역으로 발전시키면서 서로 보완하고 조화를 이루게 한다면 대전만의 색깔과 개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자세히 들어다보면 대전은 과거와 현재가 생생한 도시다. 좀 더 큰 비전을 가지고 외국자본과 인재를 유치하는 전략까지 더해진다면 대전은 시간이 흐르는 도시, 미래가 더 기대되는 도시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2.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3.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4. [현장취재]대전MBC 2024 한빛대상 시상식 현장을 찾아서
  5.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1. [WHY이슈현장] 존폐 위기 자율방범대…대전 청년 대원 늘리기 나섰다
  2. [사진뉴스] 한밭사랑봉사단, 중증장애인·독거노인 초청 가을 나들이
  3. aT, '가루쌀 가공식품' 할인대전 진행
  4. 충청권 소방거점 '119복합타운' 본격 활동 시작
  5. [사설] '용산초 가해 학부모' 기소가 뜻하는 것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