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우려를 떨치지 못하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뜸해지면서 매출은 눈에 띄게 떨어지는 상황이다.
수산물을 판매하는 상인들은 추석을 목전에 두고 취해진 정부의 뒤늦은 대책에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정부와 새누리당은 일본 후쿠시마 주변 8개 현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고, 검역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수입제한 확대 조치를 발표했다.
이는 방사능 오염 식품에 노출될 우려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거센 여론을 적극 수용한 결정으로 보인다.
정부의 수입제한 확대 조치에 따라 소비자들은 더욱 수산물을 외면하고 있다.
가뜩이나 방사능 우려 탓에 수산물 소비를 줄인 상황이지만 정부의 조치 발표가 소비자들에게는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진 것이다.
상인들이 국내산 수산물은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것을 강조해도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랭한 실정이다.
실제 지난 6일부터 대형마트와 전통시장 등지의 수산물코너에는 고객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
대형마트에서는 방사능 측정기를 동원해 안전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다.
방사능 공포가 확산되면서 수산물 구매를 고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부 김모(43)씨는 “정부가 처음에는 안전하다고 했다가 이제 와서 수입제한 확대 조치를 발표한 것은 그만큼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 아니냐”며 “방사능 공포 탓에 당분간 수산물은 식탁에서 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주부 이모(69)씨도 “올 추석에는 동태전 대신 다른 음식으로 대체해야 할 것 같다”며 “방사능 오염과 관련해 수산물 자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확산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부의 수입제한 확대 조치로 대형마트보다 전통시장의 수산물 상인들이 상당한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대형마트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 등지에서 잡힌 수산물의 취급을 상당 부분 줄였지만, 전통시장은 대부분 유통됐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방사능 오염 우려가 제기되면서 매출이 눈에 띄게 떨어졌는데 정부가 처음에는 안전하다고 밝혔다가 수입제한을 확대한 것이 소비자들의 심각성을 가중시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부 전통시장 상인들은 정부가 추석 대목을 코앞에 두고 수입제한 확대 조치를 발표한 것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2년이 지난데다 좀 더 일찍 대책을 발표했다면 다른 상품으로 대체할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생선을 판매하는 전통시장 한 관계자는 “국내산이라고 아무리 강조하고, 할인행사를 진행해도 쳐다보는 소비자들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올 추석 장사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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