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 |
지난 28일부터 31일까지 나흘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리는 태권도한마당은 세계 46개국 3400여명 태권도인들이 참가해 12개 종목 59개 부문에서 경연을 펼친다.
대전시와 시체육회를 비롯한 관계자들은 대회의 성공 개최를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월드컵을 치르면서 그 성과를 경험한 우리나라에 일기 시작한 스포츠마케팅 붐은 광역도시를 넘어 중소 지자체들에 빠르게 전파되어 나갔다.
광주(2019세계수영선수권대회)와 대구(세계육상경기대회), 부산(제14회 부산아시안게임), 인천(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 등이 앞다퉈 메가스포츠 대회를 유치했다.
평창군이 3회 도전을 통한 2018동계올림픽을 유치했으며, 영암군(2013FORMULA1)을 대표로 제주시, 남해군, 보은군, 합천군, 화천군, 고창군 등이 각종 스포츠이벤트를 개최하거나 전지훈련 팀 유치에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대전시도 몇해 전부터 스포츠마케팅 전담 부서를 운영하며 스포츠마케팅을 통한 지역 수입 증대를 위해 불철주야 노력중이다.
앞서 필자는 연구를 위해 대전시의 스포츠마케팅 여건을 살펴본 경험이 있다.
결과적으로 대전은 스포츠마케팅을 통해 지방 세수를 확대하기에는 타 시도에 비해 좋은 환경이 아니다.
계절별 기온과 강수량, 바람 등의 기후 조건이 유리하지 않으며, 훈련시설이 매우 부족한 실정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 메가스포츠 대회를 유치하기 위한 대형 스포츠시설이 부족한 상황이다.
심지어 중소스포츠대회를 개최하더라도 시민들의 호응이 크지 않고, 타시도의 스포츠 팀이 전지훈련을 오더라도 반기는 시민이 이상할 정도로 시민들의 호응이 적다.
많은 군소도시들은 이미 스포츠이벤트 유치를 통해 지역발전을 이루고자 '스포츠대회 유치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어느 계층과 어느 종목을 유치하는 것이 더 경제적인 가치가 있는지, 유치금은 어느 정도를 지불하는 것이 적당한 지 등을 분석한다.
더불어 출향인 등 영향력 있는 인사들을 통해 적극적인 대회 및 전지훈련 유치를 꾀하고 있다.
외국도 스포츠 이벤트 등을 통해 도시의 성장를 이룬 도시가 적지 않다.
성공적인 동계올림픽 개최로 3000여 명의 주민이 거주하지만, 연간 2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맞이하는 미국의 레이크플래시드와 스코틀랜드 동부에 위치하며 600년 역사를 가진 세계 최고(最古)의 골프코스로 주민 1만 5000명인 이곳에 연간 수십만 명이 방문하며 연간 4만회의 라운딩이 이뤄지는 세인트앤드루스, 참가인원이 4만5000여 명이며, 관중을 포함한 대회 참여인원이 대전시 인구에 육박하는 150만 명에 달한다는 세계 3대 마라톤대회 개최지인 시카고 등은 스포츠 이벤트의 성공을 통해 도시의 대성장을 이룬 스포츠이벤트 개최의 대표적인 도시들이다.
대전시의 재정자립도는 올해 기준 52.7%로 서울(87.8%), 인천(64.6%), 울산(62.7%), 경기(60.1%)에 이어 5위를 기록하고 있어 나쁘지는 않지만 만족할 수는 없다.
스포츠 이벤트를 개최하면 우리지역에 직접 소비가 발생되며, 지역 상인들의 영업이익이 증가로 간접세가 발생한다.
선수단은 매 끼니를 단체로 식사하며, 숙박을 하고, 식음료·간식을 구입한다.
또 대회 관계자와 관람객, 응원단들은 경기를 마친 뒤 저녁에는 인근 주점을 이용할 것이다.
대회 유치로 발생된 수입으로 대전시가 시민들에게 부과하는 세금을 줄여줄 수 있다고 광고한다면 아마도 협조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듯 싶다.
화천군에 가면 이런 광고가 있다.
“화천구입 담배 한 값 868원, 연간 41억 원 화천지역 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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