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중]재일동포의 남다른 고향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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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중]재일동포의 남다른 고향사랑

[NGO 소리]김현중 외교부 재외동포재단 감사·前 주일본 동경 총영사

  • 승인 2013-08-29 14:06
  • 신문게재 2013-08-30 20면
  • 김현중 외교부 재외동포재단 감사김현중 외교부 재외동포재단 감사
▲ 김현중 외교부 재외동포재단 감사·前 주일본 동경 총영사
▲ 김현중 외교부 재외동포재단 감사·前 주일본 동경 총영사
이달 초 오랜만에 동경을 찾았다. 동일본대지진이 일어나기 4일 전에 귀국길에 오른 지 2년 5개월만이다. 동경은 나에게 특별한 곳이다. 먼저 30여년 외교관 생활의 마지막 임지였고, 또 하나는 충청도 출신 동포들과의 좋은 인연을 맺은 곳이다. 2008년 봄 우리 가족이 낯선 동경 땅에 떨어졌을 때 충청도민회 유기환 회장은 고향의 인심을 베풀어 주었다.

충청도민회는 대전, 충남, 충북 출신 동포들이 하나가 된 조직으로 타시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충청도 출신 동포의 수는 1만3000명이다.

동경을 중심으로 하는 재일본 관동지구 충청도민회를 7년째 이끌고 있는 유기환 회장의 고향사랑은 남다르다. 매년 신년회 같은 모임을 통해 회원간의 우의와 친목을 도모하고 있다. 또 고향과의 교류를 통한 애향심 고취를 위하여 회원들과 함께 대전엑스포와 안면도꽃박람회, 금산인삼축제, 백제문화제, 제천한방바이오엑스포 같은 충청권 행사에 적극 참가하는 열정을 보이고 있다.

2009년 대전 전국체전 때에는 재일동포선수단 인솔단장으로 참석한 바 있으며, 작년에는 대전시와 자신의 연고지인 동경도 오다구(大田區)간에 교류의 물꼬를 트도록 주선하는 등 국제 교류의 중개 역할도 하고 있다.

유 회장은 고향사랑과 함께 우리의 예의범절을 전통 그대로 지켜오고 있다. 자녀들에 대해서도 조상에 대한 제사와 명절을 전수시키고 있다. 셋째날 유 회장댁에 초대되어 갔을 때 벽에 걸린 손주들의 사진을 보니 하나 같이 색동저고리 등 전통 한복모습이었다. 부인은 김치와 나물 그리고 수육, 찌개 등 우리 음식을 맛있게 준비하였다. 비록 조국을 떠나 외국에 살아도 우리의 전통을 지켜 나가는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그는 또 본국의 문화 유씨 대종회 명예회장직도 맡고 있다.

유 회장은 “도민회 창립 20주년인 내년 가을에 조촐한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또 “이를 통해 도민회가 발전되는 계기가 되도록 힘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는 도민회 행사에 나오는 고향 동포의 숫자가 점점 줄어 고민이라고 한다. 더 걱정인 것은 청년들의 무관심이다.

일본의 재일동포사회도 고령화와 소자화(少子化)의 진행, 그리고 귀화, 국제결혼 등으로 동포들의 숫자가 매년 9천여명씩 자연 감소하고 있다. 65세 이상 고령 동포의 비율은 21%를 넘는다. 이에 따라 동포단체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동포들도 갈수록 줄어드는 위기를 맞고 있다.

유 회장은 앞으로 3,4세들에 대한 고향 방문을 장려하여 도민회가 활성화되도록 노력하고, 일본 열도에 고향을 알리는 사업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한다.

그는 “고향의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관심을 가져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도민회를 통하여 고향의 축제나 특산품을 알리고, 비즈니스 파트너 소개나 기술 이전 같은 분야도 협조 가능할 것으로 본다.

유 회장 일행은 오는 10월께 대전을 찾을 것이라고 한다. 2년 전 유 회장 일행이 대전에 왔을 때 같이 백제문화제 행사장에 참석도 하고 뿌리공원도 찾은 적이 있다. 이번에는 어디를 안내해야 할지를 고민해 보고 있다. 언제나 변치 않는 훈훈한 충청인심과 양반의 예의범절을 지키고 있는 유기환 회장이 오기를 기다린다. 동경에 가면 고향 소식도 전하고 훈훈한 인심도 나누며 상생의 비즈니스도 이야기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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