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기자]부전여전 열정으로 “짚풀공예 맥잇기 혼신”

[객원기자]부전여전 열정으로 “짚풀공예 맥잇기 혼신”

●그 곳에 가면 사람이 있다- 7.초고장전수자 양인화씨

  • 승인 2013-08-28 21:35
  • 신문게재 2013-08-30 12면
  • 윤영애 객원기자윤영애 객원기자
▲ 한밭문화마당 토요문화학교 꿈다락에서 짚풀공예 수업에서 시범을 보이고 있는 양인화 초고장 전수자.
▲ 한밭문화마당 토요문화학교 꿈다락에서 짚풀공예 수업에서 시범을 보이고 있는 양인화 초고장 전수자.
짚풀은 벼·보리·밀 등 곡물의 이삭을 털어낸 초본식물, 즉 풀을 말하며, 이런 볏짚이나 풀을 소재로 각종 생활용품을 제작하는 전통기술을 지닌 장인을 초고장이라 한다.

볏짚을 소재로 한 초고장 보유자가 무형문화재로 인정된 것은 양중규 선생이 처음이었다. 양 선생은 왕성한 활동과 꾸준히 공예품경진대회에서 수상해 그 실력을 인정받아 2007년 대전무형문화재 제16호 초고장으로 지정받았다. 양선생의 곁에는 초고장전수자인 큰 딸 양인화씨가 함께 하며 '부전여전'의 짚풀공예 사랑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4일 여름의 막바지에서 양인화 초고장전수자를 만났다.

양인화 전수자는 어렸을 적부터 늘 무언가를 만드는 아버지를 보고 자란 만큼 타고난 재능과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렇기에 짚풀공예가 일반공예처럼 일반인이 쉽게 접할 수 없음이 늘 안타까웠다. 재료를 구하는 것부터 배우는 과정도 쉽지 않았기에 '그 명맥이 끊어질까'하는 걱정에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아버지를 도와 초고를 시작하게 됐다.

처음엔 시간과 노력에 비해 경제적으로 힘든 점도 많았지만, 가족이기 때문에 사명감으로 꾸준히 활동하여 아버지를 잇는 초고장전수자가 됐다. 무형문화재는 장인이기 때문에 전수자가 없으면 그 명맥이 끊어질 수도 있다.

양인화 전수자에게 아버지는 어떤 존재일까? 양인화 전수자는 “아버지이자 스승이기에 일일이 말씀하시지 않아도 무엇을 원하시는지 몸으로 체득하여 알아들을 수 있어서 좋은 점도 있지만 아버지이기에 한 편 더 어렵다”며 “혹여 실수하거나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더욱 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현대의 우리는 쉽게 접할 수 없지만 짚풀은 우리 민족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그래서 더 귀하고 특별하다. 먼 옛날부터 우리의 주식은 쌀이었고 추수가 끝난 농한기를 이용하여 짚으로 지붕을 엮기도 하고 신발을 삼기도 했으며 새끼를 꼬거나 가마니를 짜기도 하면서 크고 작은 생활소품들을 만들어 사용했다.

짚풀공예는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물건에 비해 크게 세련되거나 화려하지는 않지만 한 번 쓰고 버려지는 일회용이 아니라, 견고함이나 편리성을 생각하여 만들었다. 또 사용 후 버린다 하여도 일회용이나 폐기물처럼 환경오염을 시키지도 않는다.

우리 선조들의 보이지 않는 생활의 기술이자 지혜였으며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자연과 함께하며 친환경적이다. 이것이 짚풀공예가 갖은 특별함이다.

도심의 빌딩 속에 사는 우리에게 짚풀공예는 쉽게 접할 수는 없지만 우리 생활의 일부분이었던 우리문화이기 때문에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짚풀공예는 어쩌면 한 땀 한 땀 땀방울 속에 꼬이고 엮이면서 멀게만 느꼈던 우리 선조와 지금의 우리를 새끼를 꼬듯 하나로 묶어주는 건 아닐까? 양인화 전수자의 얼굴에 가득찬 열정을 보며 짚풀공예의 의미를 한번 더 새겨본다.

윤영애 객원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대트랜시스 파업과 집회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과 불만 가중
  2. '11만1628명 수료생 배출' 이만희 총회장 "종교탄압은 절대 안돼"
  3. [미래인재 키우는 충남교육 참학력] 충남교육청, 인문소양교육 강화로 학생 문화 감수성 UP
  4. [사설] '안면도 개발·내포 병원', 관건은 사업성
  5. [사설] 국비 확보에 지역 '원팀' 정신 아쉽다
  1. 언론중재위원회 제3차 언론인 전문 연수
  2. '2024 신문이 들려주는 숲 이야기 NIE 패스포트 공모전'
  3. 정원의 설계에서 시공 및 관리까지
  4. 지역과 대학의 상생 발전을 위한 협력 방안
  5. 충청권 올해 임금체불 사업장 89곳, 체불액 45억원 달해

헤드라인 뉴스


대전 영양교사 배치 절반뿐… 내년 모집도 ‘역대 최저’

대전 영양교사 배치 절반뿐… 내년 모집도 ‘역대 최저’

청소년 비만율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식생활 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대전 내 영양교사 인원은 전체 학교의 절반을 웃도는 수준이다. 심지어 2025년 대전 영양교사 모집인원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전국 하위권을 기록했다. 학교 내 영양교사의 공백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교원 감축까지 추진하고 있어 학생 식생활 교육 공백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31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대전 내 영양교사는 184명이다. 대전 전체 학교(특수학교 포함) 312곳 중 영양교사 배치는 유치원 1명, 초등 119명, 중등 23명, 고등 36..

대전 동구·충남 당진서 멧돼지 떼 출몰…당진서 2마리 잡혀
대전 동구·충남 당진서 멧돼지 떼 출몰…당진서 2마리 잡혀

10월 31일 저녁 대전 동구와 충남 당진 일대에서 멧돼지 떼 출몰 신고가 들어와 소방당국과 지자체가 수색을 벌인 가운데, 당진에서 2마리가 포획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확인된 주민 피해는 없었다. 1일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인 31일 밤 9시 52분께 당진에서 멧돼지 2마리를 포획했다. 앞서 오후 6시 45분께 동구 낭월동에서 멧돼지 4마리가 출몰했다는 주민 신고가 들어와 대전소방이 수색을 벌인 바 있다. 곧이어 오후 7시 35분께 당진시 석문면 통정리 석문산업단지에서도 멧돼지 3∼5마리가 나타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슈]치솟은 아파트에 깊어지는 그늘…개발서 빠진 노후주거 `현안으로`
[이슈]치솟은 아파트에 깊어지는 그늘…개발서 빠진 노후주거 '현안으로'

산이 높은 만큼 골짜기는 깊어진다고 했던가, 대전에서도 부쩍 높아진 아파트만큼 그 아래 그늘도 깊어지고 있다. 재개발·재건축을 시행할 때 수익과 사업성이 기대되는 핵심 구역에서만 노후주택을 헐고 새 아파트를 짓고 있다. 새 아파트 옆에 낡고 노후된 주택과 상가가 그대로 남은 현장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주민들은 되살릴 수 없는 죽은 건물이 되었다고 토로하고 있다. 대규모 정비사업 후 남은 원주민의 구김살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49층 옆 2층 노후건물 '덩그러니' 대전 중구 은행동의 한 골목을 걷다 보면 49층까지 솟은 아파트..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학원연합회 ‘생명나눔’ 따뜻한 동행 대전학원연합회 ‘생명나눔’ 따뜻한 동행

  • 매사냥 시연 ‘신기하네’ 매사냥 시연 ‘신기하네’

  • 동절기 이웃사랑 김장 나눔 동절기 이웃사랑 김장 나눔

  • ‘해바라기 꽃이 피었습니다’ ‘해바라기 꽃이 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