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기자]목척교엔 목척(木尺)이 있었다?

[객원기자]목척교엔 목척(木尺)이 있었다?

사진으로 보는 옛 원도심

  • 승인 2013-08-28 21:35
  • 신문게재 2013-08-30 12면
  • 임헌기 객원기자임헌기 객원기자
대전의 원도심 살리기에 여러 기관과 단체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실제로 여러 시설들이 만들어 지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대다수 시민들은 원도심의 실체에 대해 '대전역', '목척교', '충남도청' 정도의 시설로만 인식하는 정도가 아닌가 한다. 부디 공개적이고 다양한 시각과 고민을 통해 지금 당장이 아닌 먼 미래의 대전을 만들어 가는 원도심 살리기가 되기를 바라며 몇몇 원도심의 실체를 살펴본다.



▲ 사진1
▲ 사진1
1. '대전역'이 아니라 '호남선분기점 대전정차장'<사진 1>

대전역의 초기 이름이다. 이층에는 서양식 식당이 있고 건물의 지붕 장식물은 당시 러시아에서 수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목척교에 목척(木尺·나무로 높이를 측정할 수 있는 도구)이 있었나? <사진 2>

오래된 질문이며 지금도 가끔 필자에게 묻는 이들이 있기도 하다. 목척교의 유래에 전해 내려오는 말이지만 그 시기는 분명하지 않다.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목척교의 이름은 '대전교'로 표기되어 있다. 이 숙제를 풀어보려고 대전교 엽서사진 세 장을 고해상도 이미지스캔을 하여 확대하여 보았으나 한 장에서만 줄이 그려지고 숫자가 선명한 것이 보인다.

▲ 사진2
▲ 사진2
바로 왼쪽 옆에 우산을 들고 걸어가는 큰 키의 사람과 비교해 보았다. 대략 6척(尺)에 모자란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사진(사진 2)은 강점기에 건설된 첫 번째 다리의 모습이 아니고 두 번째로 건설된 다리이다. 강점기에 첫 번째 건설된 목척교 사진은 본인이 소장한 자료가 없어 판단할 수 없다.





▲ 사진3
▲ 사진3
3. 6.25전쟁에 사라진 건물, 한성은행 대전지점<사진 3, 3-1, 3-2>

1908년 한호농공은행으로 출발하여 일본인들의 사업자금을 주로 취급하였으나 이후 조선식산은행(현 산업은행)에 병합되었다. 한국전쟁으로 파괴되었고 이후 조흥은행이 다시 그 터에 새로 은행건물을 지었으며 현재는 신한은행 대전역금융센터가 자리하고 있다.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 사진3-1
▲ 사진3-1
사진 3의 모습은 현재의 대전역에서 원동방향이며 그림자의 방향으로 보아 오후에 촬영되었다. 길 오른쪽 건물 사이에 솟아오른 둥근지붕 건물이 한호농공은행이다. 사진 아래쪽 구조물은 자그마한 다리이다. 당시 소제호가 남아있었고 대동천 물이 대전역 앞쪽을 통과하여 현재 한약골목길을 따라 북서쪽 현재 보문고등학교 옆에서 대전천과 합류하던 물길을 보여주고 있다. 당시 발 아래로 흐르던 물길 대신 현재는 차도 위 높은 육교에서 사람이 흐른다.

▲ 사진3-2
▲ 사진3-2
이곳에서 남서쪽 100m에는 현재 IBK기업은행 원동지점이 있는데 1920년대 초에는 대전금융조합 건물(사진 3-1)이 자리하고 있었다.(사진 3-2은 대정14년(1926년)에 제작된 대전전도. 당시 대전금융조합건물의 위치가 표시돼있다.)







▲ 사진4
▲ 사진4
4. 1940년대 도청관사촌 모습<사진 4>

최근 근대문화재 활용 논란의 중심에 놓여있는 도청관사촌의 건설당시 사진과 설계도는 알 수 없으나 완공된 후의 사진은 1940년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엽서사진에 남아있다. 흑백사진에 푸른색을 덧칠한 것이며 현재의 도청관사촌(네모 칸)의 일부와 현재 대전고등학교(1920년대 대전중학교) 본관과 특별교실, 기숙사 모습이 선명하다. 아쉽게도 본관마저 몇 해 전에 헐리고 당시의 모습은 남아있지 않는다. 위쪽의 넓은 운동장이 있는 건물이 현재의 대전여중(1920년대 고등여학교)이며 현재는 강당만이 남아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문화재의 복원, 보존, 활용에는 기본적으로 시기별로 변모하는 과정의 정확한 지도가 먼저 준비되어야 한다. 문화재의 가치는 제자리에 있어야 하며 원형을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활용 또한 현재 우리들의 몫이다. 문화재의 성격에 맞는 활용방안을 찾아내는 고민에 150만 현재 대전시민의 기준이 아니라 미래의 시민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원도심 살리기의 기준이 되었으면 하는 개인적 의견이다.

임헌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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