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초대석]도민 행복한 삶, 소통연구로 지원할 것

[중도초대석]도민 행복한 삶, 소통연구로 지원할 것

내포신도시, 소규모 전원도시 성공모델로… 홍성ㆍ예산 등 동반발전 유도정책 필요 환황해권 시대 거점역할 사업전략 고심

  • 승인 2013-08-27 14:44
  • 신문게재 2013-08-28 11면
  • 대담=이승규 행정자치부장(부국장)ㆍ정리=방승호 기자대담=이승규 행정자치부장(부국장)ㆍ정리=방승호 기자
●충남 정책연구 브레인 수장-강현수 충남발전연구원장

충남발전연구원(이하 충발연)은 명실상부한 충남의 최고 정책연구기관이다. 그동안 충발연은 민선5기 도정의 내실 있는 추진을 위해 3농혁신 등 다양한 정책적인 연구를 도맡아 왔다. 이제는 내포신도시 출범, 환황해권 중심지 도약, 지역균형발전 등 충남에 놓인 주요 현안들이 앞으로 충발연이 중점적으로 연구해야 할 분야다. 고향은 다르지만 도시 및 지역계획 전문가로서 충남지역에 무한한 관심을 갖고 있는 강현수 신임 충남발전연구원장이 이제 그 역할의 중심에 서 있다. 강 신임 원장의 취임 한 달을 맞아 앞으로의 지역발전을 위한 전략과 방향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 사진=손인중 기자 dlswnd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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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손인중 기자 dlswnd98@

-충남발전연구원 원장 취임 한 달이 됐다. 취임 소감과 각오는.

▲그동안 중부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면서 충발연이 충남의 싱크탱크로 성장 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았다. 전임 원장들과 구성원들이 그동안 연구원 발전을 위해 어떻게 열정과 노력을 불태웠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새 원장으로서 책임감이 무겁다.

다행히 그동안 공부하고 연구해왔던 주제와 가치들이 현재 안희정 지사가 이끄는 민선5기 충남도정의 방향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 충발연은 충남 최고 정책연구기관으로서 그 존재 이유이자 핵심 역할은 도민의 행복한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도민을 중심으로 각 관계기관과의 소통과 연구를 통해 충남도정이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결과를 만들내는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

연구원들이 땀 흘려 생산한 연구 성과들이 충남 발전에, 나아가 우리나라의 발전에 실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이자 각오다.

-도 정책자문위원회 운영위원장을 맡는 등 충남도와 인연이 깊다.

▲충남 지역대학에서 오래 재직했고, 전공이 지역개발 및 지방행정 분야다보니 충남도와 인연이 많이 있다. 세종시 건설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성사시키기 위해, 또 수도권 규제나 국토균형발전과 관련된 여러 사안에서 충남도와 함께 일했던 경험이 있다. 민선 5기에 들어와서는 도 정책자문위원회 운영위원장을 맡으면서 도정을 더 깊숙이 들여다볼 수 있었다.

충남지역은 산과 들과 바다가 있는 아름다운 자연, 빛나는 역사와 문화, 첨단 산업과 전통 산업,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고 있다. 지리적으로도 역사적ㆍ 문화, 그리고 정치적으로도 우리나라의 중심에 있다. 충남이 처한 문제는 곧 우리나라의 문제이며, 당면 문제의 해결은 곧 우리나라 당면 문제의 해결을 가능케 한다.

따라서 연구원장으로서 도민들의 삶의 현장에 대한 철저한 현장지향적 연구를 통해 도민 행복과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이 되는 연구들을 가능한 많이 만들어 볼 구상이다. 로컬(local)에 철저할 때, 글로벌(global)에서 통용되는 연구 결과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민선 5기 핵심시책인 3농혁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성과 달성을 위한 추진방안에 대해 조언해달라.

▲3농혁신 정책은 말 그대로 농어업, 농어촌, 농어업인을 위한 정책이다. 현재 충남도는 친환경농업, 로컬푸드 시스템 구축과 유통구조 개선, 농어촌의 미래를 이끌어갈 지역리더 육성 등을 포함한 다양한 3농혁신 시책을 추진 중이다. 사실 안희정 지사가 취임 당시 민선 5기 도정의 최우선 시책으로 3농혁신을 추진할 때 개인적으로 말리고 싶었다.

농어업이라는 것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가장 어려운 영역일 뿐더러 당시 FTA 개방화에 따른 많은 위험 요소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자체장이란 제한된 임기 내에 성과를 통해 도민들로 부터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이에 불구하고 도전하는 안 지사를 보며, 진정성과 패기를 느꼈다. 최근 선진국에서는 농어업이 미래 유망산업으로 새롭게 재조명되고 있다.

이처럼 3농혁신은 충남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할 수 있다. 발묘조장(拔苗助長)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벼가 좀 덜 자랐다고 벼를 위로 잡아당기면 그 벼는 빨리 자라는 것이 아니라 말라죽게 되는 것이다.

3농혁신 정책 역시 빠른 성과를 기대하기보다는, 비록 느리더라도 내실을 탄탄히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도시 및 지역계획 분야 전문가로서 내포신도시에 대한 향후 전망과 바람은 뭔가.

▲내포신도시는 이미 좋은 계획들이 구상돼 있기 때문에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차분히 이 계획들을 잘 지켜나간다면 좋은 도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내포신도시에 개발 역시 3농 혁신과 마찬가지로 너무 서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우선 내포신도시를 자꾸 세종시와 비교하면서 세종시를 모방하려고 하는 것을 경계하는 입장이다.

목표인구 10만명으로 도 단위 행정기관이 모여 있는 내포신도시는 목표 인구 50만명에 중앙행정기관이 모여 있는 세종시와는 도시 규모나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따라서 세종시와는 다른 모델, 내포신도시만의 독창적인 도시 모델을 개발해 나가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내포신도시가 우리나라 소규모 전원도시의 새로운 성공모델이 되기를 희망한다.

편리한 도시의 장점과 따뜻한 농촌의 장점이 결합된, 개방적 도시 문화와 정겨운 농촌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가 되길 바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신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의 생활에 만족하고 행복을 느끼는 도시가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사람들 간의 좋은 관계와 신뢰, 학술적 용어로 '사회적 자본'의 구축이 더 중요한 문제다. 도시를 물리적 구조로만 보지 말고, 사람들의 삶의 장소라는 관점에서 교육, 문화, 여가, 사회봉사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내포신도시와 주변지역간의 상생 및 균형발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충남 전체 차원에서 내포신도시의 입지는 경부축 중심의 기존의 충남 발전축이 서해안 쪽으로 확산되는 계기이자 천안, 아산, 서산, 당진 등 서북부 지역 발전의 파급효과를 그동안 소외되었던 남부 지역으로 확산되는 거점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잠재적 가능성을 현실에서 실제 실현하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전략과 사업이 뒷받침해 주어야 한다.

우선 내포신도시 자체가 가능한 빨리 정주 여건을 갖추어야 한다. 도청 및 도 산하기관의 고용만 가지고는 최소한의 도시 규모를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신규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민간 기관 및 기업 유치도 필요하다.

둘째, 내포신도시와 인근 지역 간 상생협력을 도모해야 한다. 신도시 건설 초기에는 홍성과 예산 지역의 인구와 자본이 내포신도시 쪽으로 유출되는 역류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런 부정적 효과를 방지하고 내포 신도시와 홍성ㆍ예산의 기존 지역들이 함께 동반 발전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과 사업들이 요구된다.

셋째, 도청 소재지로서 내포신도시가 충남도 전체 균형발전의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보다 광역적인 차원에서 공동 발전을 위한 계획이 마련되어야 한다.

내포 신도시가 환황해권 시대의 거점 역할을 하기 위한 사업과 전략도 필요하다. 박근혜 정부가 준비하고 있는 지역발전정책과 연계해 시행할 때 예산 확보 및 실현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박진도 전 원장은 내발적 발전 이론의 중요성을 도정에 접목하기 위해 노력해 왔는데, 충남 발전을 위한 비전은 뭘까.

▲본인 역시 박진도 전 원장이 강조했던 내발적 발전 이론의 신봉자다.

충남도는 지역내 총생산이나 수출액 등 양적 경제 지표에서는 전국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도민이 체감하는 실질 소득수준이나 생활환경은 이런 양적 지표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지역에 입지한 몇몇 대기업과 대공장들이 양적 경제 지표를 올리는데 크게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이들 대기업과 대공장에서 생산된 소득이나 부가가치가 지역 내에서 소득이나 소비로 선순환 되지 못하고 외부로 많이 유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충남 해안 지역에는 수많은 화력발전소들이 있지만 이 발전소들이 생산한 전기의 대부분은 수도권에서 소비되고 지역민들은 환경 파괴의 부담만 감수하고 있다. 또 서북부 지역에 입지한 기업이나 대학의 종사자들 상당수가 지역에 정착하지 못하고 정주환경이 우월한 수도권에서 출퇴근하고 있다.

따라서 지역 내 생산과 소비의 선순환 구조 구축, 교육 문화 여가를 포함한 종합적 정주환경과 삶의 질 개선이 도가 당면한 시급한 과제다. 최근 연구원이 연구하고 있는 3농혁신이나 협동조합, 사회적 경제, 행복 연구들이 충남의 내발적 발전을 이루기 위한 핵심 과제와 관련되어 있다.

-충발연의 올 하반기 중점 연구과제가 궁금하다.

▲하반기에는 내포신도시 이전의 파급효과를 극대화하고 환황해권 시대를 열어나가는데 도움이 되는 연구들을 좀 더 강화하려 한다.

나아가 충남 뿐만 아니라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국정과제를 제안하는 연구들도 수행해 볼 예정이다. 예를 들어 수도권 규제 완화와 관련, 수도권도 동의가 가능한 새로운 균형발전 제도를 충남도가 주도적으로 제안한다든가, 중앙정부 농업 보조금 제도의 개선 방안을 충남도가 만들어서 중앙정부에 제안하는 등 중앙정부에 도가 제안할 수 있는 과제들을 새로 착수해 볼 생각이다. 내년에 연구원이 중점 연구할 연구 어젠다를 준비하는 것도 이제부터 착수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내년에는 일자리, 교육, 문화, 복지, 대중교통, 인권 등 도민들이 체감하는 생활 영역의 어젠다들을 좀 더 연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언론에서도 현장의 감각을 살려 저희 연구원이 꼭 했으면 하는 연구어젠다를 제안해 주면 좋겠다.

-충발연은 충남의 싱크탱크다. 능동적인 정책연구를 위해 보완해야 할점은 없나.

▲충발연은 그동안 '전략연구' 라는 제도를 통해 도정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선도적이고 능동적으로 제안하고자 노력해 왔다. 다만, 이 전략연구가 주로 1년 시간주기를 통해 이뤄짐으로써, 국가 정책이나 도정의 여건 변화나, 급하게 닥치는 현안 사안에 기민하게 대처하는데는 취약했던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전략연구의 착수 시기 및 연구 기간을 좀 더 융통성 있게 조정할 생각이다. 또한 연구원 내부의 기획조정 기능을 보완해 능동적 정책연구를 전담하는 조직과, 긴급 현안에 대한 기동타격대 역할을 할 수 있는 조직을 강화할 생각이다. 도청 기획실과 보다 긴밀한 공조 체제를 마련해 연구원의 연구가 도정에 좀 더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끝으로 직원과 도민에게 어떤 말을 전해주고 싶나.

▲충발연은 명실상부한 충남 최고의 정책연구 기관이다.

연구원이 본연의 기능인 좋은 연구 성과를 많이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연구의 성과가 캐비닛 속에 사장되지 않고 실제 도정에서 제대로 활용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를 위해 연구기획 단계는 물론 진행 과정에서도 도 및 도의회, 시ㆍ군들과 많은 협의와 소통의 장을 마련하겠다.

유능한 연구원 구성원들이 앞으로도 계속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일할 수 있는 연구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도 원장의 역할 중 하나다. 앞으로도 도민들과 관계기관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

대담=이승규 행정자치부장(부국장)ㆍ정리=방승호 기자

●강현수 원장 프로필
-출생:1964년 2월 23일 강원도 강릉
-학력: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도시 및 지역계획 행정학 박사
-경력:중부대학교 도시행정학과 교수, 국토연구원 위촉연구위원, 영국 옥스포드 대학교 객원연구원 겸 포스트-닥 프로그램, 미국 MIT 대학교 객원연구원, 한국공간환경학회 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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