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기자]은행 지고 영화관 뜨고 '피서 신풍속'

[객원기자]은행 지고 영화관 뜨고 '피서 신풍속'

전력위기 속 은행은 냉방온도 제한… 극장은 예외구역지정 관람객 북적

  • 승인 2013-08-22 15:32
  • 신문게재 2013-08-23 12면
  • 조강숙 객원기자조강숙 객원기자
▲ 살인적인 폭염 속에 영화관이 피서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17일 인파로 북적이는 대전지역의 한 극장 모습.
▲ 살인적인 폭염 속에 영화관이 피서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17일 인파로 북적이는 대전지역의 한 극장 모습.
“은행으로 피서가자”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전력위기 속에 은행도 예외 없이 정부가 지정한 냉방온도제한(26℃) 대상일 뿐 만 아니라, 은행 업무가 주목적인 장소인 만큼 더위를 피할 목적으로 방문하기에는 눈치가 보이기 때문이다.

반면 영화관은 냉방온도제한 예외구역으로 신규지정돼 폭염 속 피서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이용해 실내온도가 급격히 상승할 우려가 있는 장소를 냉방온도제한(26℃) 예외구역으로 신규 지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영화관과 공연장, 미술관 등이 추가로 지정된 가운데 극장에서 폭염을 피하려는 관객들이 늘고 있다.

롯데시네마가 있는 롯데백화점 설영규 시설팀장은 “평소 실내온도를 26℃, 우천시에는 27℃로 설정해 정부의 에너지 절감 시책에 적극 동참해왔으나 여성의류매장과 영화관 이용고객들로부터 소비자 불만전화가 많았었다”며 이번 예외 결정을 반겼다.

대전 시내 또 다른 영화관 관계자는 8월 들어 확실히 관람객 수가 늘어났다며 “좋은 영화들의 잇따른 개봉과 맞물려 막바지 여름휴가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몰려든 것으로, 상영관 내부가 더욱 시원해진 것도 관람객 증가에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8월 들어 21일까지 국내 극장을 찾은 관객 수는 2162만여명으로 8월 한달간 극장 관객 수는 지난해(2423만명)보다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관객이 몰리면서 개봉영화들도 상당히 좋은 흥행성적을 보이고 있다. 영화 '설국열차'가 개봉 19일만에 800만명을 돌파했으며 '더 테러 라이브'도 5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14일 개봉한 '감기'가 일주일만에 200만 관객을, 같은 날 개봉한 '숨바꼭질'은 5일만에 200만을 동원하며 화제를 낳고 있다.

이를 단순히 피서를 위해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늘어서라고만 분석할 수는 없겠으나 작품성과 오락성을 기본으로 갖춘 영화들의 잇딴 개봉이 '피서 관객'의 증가와 맞물리면서 여름 극장가에 쌍끌이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둔산 CGV에서 영화를 보았다는 김정현(27ㆍ대덕구 중리동)씨는 “상영관 내부는 쾌적한 정도로, 제한온도 해제가 되었어도 지나치게 냉방을 하지는 않은 것 같다”며 “그래도 도시에서 경제적으로 큰 부담없이 폭염을 피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는 영화관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2010년 7월 에너지 다소비건물을 중심으로 냉방온도 제한 조치를 시작, 해마다 문제점을 보완 적용예외지역을 확대해왔다. 지금까지 강의실, 교실 등 학습시설과 식품 등의 품질관리를 하는 구역, 전산실, 통신실 등 기기의 성능유지가 필요한 구역, 병원, 양호시설, 탁아소, 대중교통 등에 대해 실내온도를 제한하지 않고 있다.

조강숙 객원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대트랜시스 파업과 집회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과 불만 가중
  2. '11만1628명 수료생 배출' 이만희 총회장 "종교탄압은 절대 안돼"
  3. [미래인재 키우는 충남교육 참학력] 충남교육청, 인문소양교육 강화로 학생 문화 감수성 UP
  4. [사설] '안면도 개발·내포 병원', 관건은 사업성
  5. [사설] 국비 확보에 지역 '원팀' 정신 아쉽다
  1. 언론중재위원회 제3차 언론인 전문 연수
  2. '2024 신문이 들려주는 숲 이야기 NIE 패스포트 공모전'
  3. 정원의 설계에서 시공 및 관리까지
  4. 지역과 대학의 상생 발전을 위한 협력 방안
  5. 충청권 올해 임금체불 사업장 89곳, 체불액 45억원 달해

헤드라인 뉴스


대전 영양교사 배치 절반뿐… 내년 모집도 ‘역대 최저’

대전 영양교사 배치 절반뿐… 내년 모집도 ‘역대 최저’

청소년 비만율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식생활 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대전 내 영양교사 인원은 전체 학교의 절반을 웃도는 수준이다. 심지어 2025년 대전 영양교사 모집인원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전국 하위권을 기록했다. 학교 내 영양교사의 공백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교원 감축까지 추진하고 있어 학생 식생활 교육 공백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31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대전 내 영양교사는 184명이다. 대전 전체 학교(특수학교 포함) 312곳 중 영양교사 배치는 유치원 1명, 초등 119명, 중등 23명, 고등 36..

대전 동구·충남 당진서 멧돼지 떼 출몰…당진서 2마리 잡혀
대전 동구·충남 당진서 멧돼지 떼 출몰…당진서 2마리 잡혀

10월 31일 저녁 대전 동구와 충남 당진 일대에서 멧돼지 떼 출몰 신고가 들어와 소방당국과 지자체가 수색을 벌인 가운데, 당진에서 2마리가 포획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확인된 주민 피해는 없었다. 1일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인 31일 밤 9시 52분께 당진에서 멧돼지 2마리를 포획했다. 앞서 오후 6시 45분께 동구 낭월동에서 멧돼지 4마리가 출몰했다는 주민 신고가 들어와 대전소방이 수색을 벌인 바 있다. 곧이어 오후 7시 35분께 당진시 석문면 통정리 석문산업단지에서도 멧돼지 3∼5마리가 나타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슈]치솟은 아파트에 깊어지는 그늘…개발서 빠진 노후주거 `현안으로`
[이슈]치솟은 아파트에 깊어지는 그늘…개발서 빠진 노후주거 '현안으로'

산이 높은 만큼 골짜기는 깊어진다고 했던가, 대전에서도 부쩍 높아진 아파트만큼 그 아래 그늘도 깊어지고 있다. 재개발·재건축을 시행할 때 수익과 사업성이 기대되는 핵심 구역에서만 노후주택을 헐고 새 아파트를 짓고 있다. 새 아파트 옆에 낡고 노후된 주택과 상가가 그대로 남은 현장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주민들은 되살릴 수 없는 죽은 건물이 되었다고 토로하고 있다. 대규모 정비사업 후 남은 원주민의 구김살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49층 옆 2층 노후건물 '덩그러니' 대전 중구 은행동의 한 골목을 걷다 보면 49층까지 솟은 아파트..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학원연합회 ‘생명나눔’ 따뜻한 동행 대전학원연합회 ‘생명나눔’ 따뜻한 동행

  • 매사냥 시연 ‘신기하네’ 매사냥 시연 ‘신기하네’

  • 동절기 이웃사랑 김장 나눔 동절기 이웃사랑 김장 나눔

  • ‘해바라기 꽃이 피었습니다’ ‘해바라기 꽃이 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