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인적인 폭염 속에 영화관이 피서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17일 인파로 북적이는 대전지역의 한 극장 모습. |
반면 영화관은 냉방온도제한 예외구역으로 신규지정돼 폭염 속 피서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이용해 실내온도가 급격히 상승할 우려가 있는 장소를 냉방온도제한(26℃) 예외구역으로 신규 지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영화관과 공연장, 미술관 등이 추가로 지정된 가운데 극장에서 폭염을 피하려는 관객들이 늘고 있다.
롯데시네마가 있는 롯데백화점 설영규 시설팀장은 “평소 실내온도를 26℃, 우천시에는 27℃로 설정해 정부의 에너지 절감 시책에 적극 동참해왔으나 여성의류매장과 영화관 이용고객들로부터 소비자 불만전화가 많았었다”며 이번 예외 결정을 반겼다.
대전 시내 또 다른 영화관 관계자는 8월 들어 확실히 관람객 수가 늘어났다며 “좋은 영화들의 잇따른 개봉과 맞물려 막바지 여름휴가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몰려든 것으로, 상영관 내부가 더욱 시원해진 것도 관람객 증가에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8월 들어 21일까지 국내 극장을 찾은 관객 수는 2162만여명으로 8월 한달간 극장 관객 수는 지난해(2423만명)보다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관객이 몰리면서 개봉영화들도 상당히 좋은 흥행성적을 보이고 있다. 영화 '설국열차'가 개봉 19일만에 800만명을 돌파했으며 '더 테러 라이브'도 5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14일 개봉한 '감기'가 일주일만에 200만 관객을, 같은 날 개봉한 '숨바꼭질'은 5일만에 200만을 동원하며 화제를 낳고 있다.
이를 단순히 피서를 위해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늘어서라고만 분석할 수는 없겠으나 작품성과 오락성을 기본으로 갖춘 영화들의 잇딴 개봉이 '피서 관객'의 증가와 맞물리면서 여름 극장가에 쌍끌이 흥행몰이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둔산 CGV에서 영화를 보았다는 김정현(27ㆍ대덕구 중리동)씨는 “상영관 내부는 쾌적한 정도로, 제한온도 해제가 되었어도 지나치게 냉방을 하지는 않은 것 같다”며 “그래도 도시에서 경제적으로 큰 부담없이 폭염을 피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는 영화관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2010년 7월 에너지 다소비건물을 중심으로 냉방온도 제한 조치를 시작, 해마다 문제점을 보완 적용예외지역을 확대해왔다. 지금까지 강의실, 교실 등 학습시설과 식품 등의 품질관리를 하는 구역, 전산실, 통신실 등 기기의 성능유지가 필요한 구역, 병원, 양호시설, 탁아소, 대중교통 등에 대해 실내온도를 제한하지 않고 있다.
조강숙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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