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수리과학연구소 비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 운영 파행을 시정할 것과 부당한 해고 예고를 철회할 것을 주장하며 20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손인중 기자 dlswnd98@ |
출연연 가운데에서도 연구원 비정규직 비율이 68%로 높은 수리연의 비정규직 노조는 부당해고 철회와 사측의 성실한 교섭 등을 요구하며 20일째 IBS 원장실 옆 접견실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비정규직 부당해고 등으로 노사갈등을 빚어 온 수리연 노조가 20일째 농성을 벌이는 것은 연구소가 8월 재계약 대상들의 재계약 일방적 거부로 촉발됐지만, 그동안 잘못된 비정규직 인력운영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A등급 받은 연구원이 3개월 후 낙제= 수리연은 지난해 12월말 근로자의 동의 없이 비정규직 사용세칙을 제정했으며, 이를 시행함에도 일관성과 형평성 없이 적용해 비정규직 직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지난 6월까지는 개정된 사용세칙을 적용하지 않고 기존대로 부서장이나 팀장의 의지로 20여 명이 재계약됐지만 미래부의 비정규직 감축설이 돌면서 사용세칙을 적용하는 등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8월 해고 예고 통보를 받은 비정규직 2명은 불과 3개월 전 만 해도 개인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S등급과 A등급을 받은 연구원이었지만 재계약을 앞둔 평가에서는 낙제인 80점 이하를 받아, 해고 예고 통보를 받았다.
동일한 평가기준으로 평가했음에도 3개월 만에 최고등급에서 낙제로 떨어지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평가라는 게 노조의 입장이다.
▲고무줄 인력운영=수리연은 인력운영과 관련 2건의 소송에 휘말리는 등 인력운영에도 허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부당해고 당한 비정규직 직원이 민사소송을 제기했으며, 최근에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2년 넘게 비정규직 직원을 고용, 이들은 근로기준법위반으로 소송을 진행중에 있다.
또 올 상반기에는 상급기관인 IBS감사에서도 신규인력 채용과 관련 잘못된 점을 지적받기도 했다.
지난 2월 수리연은 20여 명에 달하는 인력을 신규채용하면서 채용공고에 명시된 모집분야가 아닌 수학전공자를 대거 채용, 감사에서 지적을 받았다.
20여 명의 신규채용인력 가운데 공고대로 채용한 인원은 수리모델연구분야는 2명, 계산수학연구분야는 2명, 수학원리응용분야 4명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리연 비정규직 노조관계자는 “연구과제 수행과 연구성과에서 정규직, 비정규직 간 차이가 없음에도 임금 및 복지 등에 있어 차별뿐 아니라 독선적이고 자의적으로 기관을 운영하고 있다”며 고용 불안정과 이해할 수 없는 기관운영 등으로 우수한 연구인력의 이직, 수리연의 연구역량이 후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은남 기자 sil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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