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발찌 차고 또 몹쓸짓…실효성 논란

대전·충남 100여명 부착… 성폭행 미수·강도행각 잇따라 '관리 허점'

전자발찌 실효성이 논란이 되고 있다. 전자발찌를 찬 채 범행을 저지르거나 전자발찌를 훼손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성범죄자들의 재범을 막기 위한 전자발찌의 범죄예방효과도 의문점이 드는 부분이다. 이들의 범행수법도 같은수법이 답습되며 성범죄자 관리에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서산경찰서는 20일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여성을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황모(42)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황씨는 지난 17일 오전 6시께 태안군 근흥면의 한 주택에 침입해 A(여ㆍ50)씨를 위협해 성폭행하려다 피해자가 반항하자 그대로 달아난 혐의다.

황씨는 또 1시간 뒤인 오전 7시께 주변에 사는 B(여ㆍ62)씨의 집에 들어가 성폭행하려다 반항하자 그대로 도주했다. 황씨는 옷을 벗은 채 도주하다 B씨의 소리를 듣고 달려온 주민 2명에게 체포돼 경찰에 인계됐다. 앞서 황씨는 이날 오전 2시께 태안군 근흥면의 한 다방 숙소에 들어가 현금 13만 2000원을 훔쳐 달아나기도 했다.

피의자는 지난 3월 20일부터 오는 2017년 3월 19일까지 경남 창원보호관찰소에서 관찰 중인 전자발찌 부착자다.

아산경찰서도 전자발찌를 차고 여성이 사는 집에서 강도행각을 벌인 혐의로 권모(22)씨를 구속했다.

권씨는 지난달 15일 오후 8시 50분께 아산시 배방읍의 한 원룸에 가스배관을 타고 침입해 피해자(여ㆍ28)를 위협해 금품 7만원을 강탈한 혐의다. 조사결과 피의자는 피해자가 인기척을 느끼고 '누구세요'라고 하자 '입 다물고 조용히 해라'며 위협해 범행을 저질렀다.

피의자는 성폭력(특수강도강간 등)으로 징역 6년을 선고받고 지난 3월 14일 출소해 현재 전자발찌를 착용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현장에서 500m 도주방향에 성폭력 전자발찌 부착자 거주사실을 확인, 주변 CCTV와 전자발찌 이동경로를 파악해 권씨를 체포했다.

경북 영주에서도 전자발찌 부착자인 김모(50)씨가 4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이날 긴급체포되기도 했다. 김씨는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도주 행각을 벌였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한편, 대전·충남에는 100여명의 전자발찌 부착자가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