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사는 서민들…충청권 가계대출 크게 늘었다

상반기 증가폭 작년보다 10배 급증

경기침체로 팍팍한 살림에 빚 내서 사는 서민들이 늘면서 올 상반기 가계 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반면에 정기예금 증가폭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절반가까이 감소하는 등 서민들의 여유 자금 사정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의 경우 대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증가폭이 두배 이상 확대됐지만, 예금은 같은 기간 증가폭이 다소 축소되는 등 가계 경기 악화가 두드러졌다.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의 '대전·세종·충남지역의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금융기관의 여신은 가계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대출이 확대되면서 2조9683억원이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의 2조44억원 증가보다 증가폭이 1조원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가계 대출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913억원 증가에서 올해는 9054억원 증가로 10배 가까이 증가한 가운데 주택대출도 지난해 상반기 2930억원에서 올해는 8725억원으로 증가폭이 3배 이상 늘었다. 중소기업 대출도 7107억원 증가에서 올해는 1조628억원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한국은행은 “취득세 감면혜택에 따른 주택거래 급증등으로 가계 대출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 정책에 힘입어 중소기업 대출도 큰 폭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지만, 서민들의 자금 사정이 여의치 않은 것도 한 이유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 상반기 금융기관 수신은 5조2606억원 증가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5조3123억원 증가보다 다소 확대폭이 감소했다.

정기예금의 증가폭은 1조4813억원으로 지난해 2조2860억원 증가의 절반으로 떨어진 반면, 소액이 주로 거래되는 요구불예금은 지난해 1142억원 증가에서 올해는 5509억원 증가, 저축예금은 지난해 418억원 감소에서 올해는 3610억원 증가하는 수시 입출식 예금이 크게 확대됐다.

지역별로는 대전의 경우 대출이 지난해 상반기 7378억원 증가에서 올해는 1조6148억원으로 두배 이상 증가했으나, 예금은 지난해 3조6347억원 증가에서 올해는 3조4116억원으로 증가폭이 감소했다. 충남은 대출이 지난해 상반기 1조 724억원에서 올해는 9562억원으로, 예금은 지난해 1조5158억원에서 올해는 12조 4182억원으로 대출과 예금 모두 증가폭이 축소됐다. 하지만, 세종은 대출이 1942억원에서 올해는 3973억원으로, 예금은 지난해 1617억원에서 올 상반기 4307억원으로 예금과 대출 모두 증가폭이 확대됐다.

오희룡 기자 hui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