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윤수 kt 충남고객본부장 |
그런데 최근엔 디지털 디톡스(detox)란 신조어가 생겨 나면서 이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말 그대로 디지털 중독에 대한 해독을 뜻하는데 쉽게 풀이 해보면 어느덧 우리의 손발처럼 되어버린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등 스마트 기기로 인한 강박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마트 기기를 잠시 꺼두고 정신적인 여유를 찾아보자는 것이다.
스마트폰 가입자 3300만명 시대, 그 중독이 얼마나 심각한지 다음의 조사 자료를 통해 살펴 보자.
미래창조과학부와 인터넷진흥원이 지난 6월, 10~49세의 스마트폰 사용자 1만683명을 조사해 발표한 자료를 살펴보면, 10대 중 약 18.4%가 스마트 폰 중독 상태이며 20~49세의 경우 9.1%의 중독률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10대 사용자의 경우 스마트폰 게임과 페이스북과 같은 SNS(social network service)에 심각하게 중독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이들 청소년들은 월평균 7.9회 정도 SNS를 통해 거짓정보에 노출되거나 소외 당하는 일명 '인터넷 따돌림'을 경험했다고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조사대상자들은 일 평균 4시간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으며 중독자의 경우 7.3시간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특히 하루에 23회 이상 스마트폰을 특별한 이유없이 확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스마트폰이 곁에 없거나 보이지 않을 경우 심한 불안 증세까지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자 역시 어느 정도 스마트기기에 중독되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통신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일 수 있겠지만 업무와 일상의 대부분이 스마트폰과 연동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컴퓨터를 통해 업무의 대부분이 이루어졌으나 이제는 공간의 제약없이 어디서나 손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렇게 부지불식간에 어느덧 중독 아닌 중독이 되어버린 것이다.
옛말에 과유불급(過猶及)이라 했다. 지나치면 부족한 것보다 못하다는 것이다. 필자는 지난 번 본 칼럼을 통해 아나디지(anadigi)의 삶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적절한 조화를 통한 정신적인 여유를 찾아보자는 것이었는데 디지털 디톡스 역시 아나디지와 일맥상통하는 말이다.
흔히 겪게 되는 디지털 피로감과 중독은 위의 조사자료에서 언급한 내용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흔히 겪게 된다. 늘 내 몸의 일부처럼 함께 해야 하는 숙명 같은 스마트폰은 때로는 필자를 24시간 감시하는 것 같다는 착각에 빠질 때도 있다.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 사용자가 초창기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다가 최근 감소세에 접어든 이유도 이런 디지털 피로감과 감시 당하고 있다는 강박이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인터넷과 SNS 등의 새로운 매체 출현이 인간관계 네트워크를 강화시킨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나 이에 반해 인간소외를 더욱 강화시킨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디지털 디톡스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일부 해외에서는 호텔이나 리조트 투숙객이 체크인을 할 때 모든 디지털 기기를 반납하면 숙박료를 깎아주고 있다고 한다. 오프라인의 진정한 휴식을 통한 힐링을 하자는 취지로 곧 국내에도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최근에는 스마트폰 사용제한 어플리케이션도 출시되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통신기업들의 디지털 디톡스에 대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KT는 인터넷 중독의 예방과 올바른 사용법을 위한 무료 강의를 벌써 몇 년째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다각도의 디지털 디톡스 노력을 통하여 스마트기기의 편리함을 누리면서도 진정 자유롭고 여유로운 삶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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