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덕흠 의원 항소심서 무죄 선고

재판부 “운전기사에 준 1억 퇴직금으로 봐야” 검사 기명날인 없는 공소장 효력은 '인정'

1심에서 당선무효형인 징역형을 받았던 새누리당 박덕흠(옥천·영동·보은) 국회의원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검찰과 1심 재판부가 기부금으로 인정한 1억원을 기부금이 아니라 퇴직금으로 판단한 것이다.

특히, 관심이 집중됐던 검사의 기명날인 없는 공소장의 효력도 인정해 결국, 박 의원과 검찰에게 모두 면죄부를 준 셈이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이원범)는 자신의 운전기사에게 1억원을 건네 기부행위 금지로 인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 의원에 대한 1심 판결(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기부행위 외에 매수ㆍ이해유도로 인한 공선법 위반 혐의도 무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운전기사는 17년 동안 근무하면서 스스로 퇴직했고, 기존에 퇴직한 운전기사에게도 1억3000만원의 퇴직위로금을 지급한 사례가 있는 점 등에 비춰 퇴직금으로 지급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1억원이 퇴직위로금이 아니라면, 선거가 끝난 후 선거구민인 운전기사에게 거액의 돈을 지급해 기부행위를 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원범 부장판사는 “퇴직 운전기사가 박 의원의 불법 선거운동 사실을 폭로하는 것을 무마하기 위한 대가로 볼 여지도 있지만, 박 의원이 불법 선거운동을 했다고 볼 증거도 부족하다”며 공소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항소심 단계에서 발견된 검사의 공소장 서명 또는 기명날인 누락과 관련해서는 공소기각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공소장 추가보완은 반드시 1심 단계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항소심 과정에서 검사가 공소장에 서명 등을 보완해 공소장으로서의 효력은 소급적으로 갖춰졌다”고 밝혔다.

추완이 공소시효(선거일로부터 6개월)가 끝난 후 이뤄졌다는 박 의원 측 주장에 대해선, “검사의 공소제기 의사가 분명히 확인되는 만큼, 공소장 제출과 함께 공소시효는 정지됐으므로 공소제기가 시효기간 내에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윤희진·옥천=이영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