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일]미국,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

  • 오피니언
  • 시시각각

[서동일]미국,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

[중도 프리즘]서동일 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

  • 승인 2013-08-18 13:29
  • 신문게재 2013-08-19 21면
  • 서동일 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서동일 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
▲ 서동일 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
▲ 서동일 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
최근 미국에서 가장 보수적이라는 펜실베이니아 주의 몽고메리 카운티에서 130쌍의 동성결혼을 법적으로 허용한 것이 큰 이슈가 되고 있다. 미국은 대통령을 포함한 거의 모든 정치인이 동성연애를 넘어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는데 거의 이구동성의 목소리를 낸다. 청교도 정신을 뿌리로 가지고 있는 미국 사람들은 분명 무언가 이상하다고 생각할 텐데도 동성애에 대해서 감히 반대의 의견을 내는 것이 금기시 되고 있다. 맞는지 틀리는 지를 묻기 전에 2세를 가질 수 없는 것이 너무도 분명한 이 행위가 과연 결혼의 정의에 속하는 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일본에서는 군국주의의 부활을 꿈꾸는 정치인들의 망언이 연일 기사를 장식한다. 총리의 일본군 진혼곡 같다는 8·15 기념사도 화젯거리다. 유럽의 축구장에서 독일이 나치의 깃발을 흔들었다면 아마도 난리가 나고도 남을 일이지만 나치를 닮고 싶다는 그들은 한·일전에서도 욱일승천기를 흔들어 댄다. 한편, 후쿠시마의 방사능은 전혀 통제되지 못한 채 사고 후 2년이 지난 지금까지 바다와 대기를 통해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 여파로 일본 동쪽해안은 물론 태평양의 상당부분이 방사능에 오염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방사능 분진의 경우 지구의 자전으로 바람이 태평양 방향으로 불어주는 것이 우리에게는 그나마 다행이지만 지난 2년은 지구를 한 바퀴 돌기에 충분하고 남는 시간일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방사능에 대한 노출을 우려해서 엑스레이도 자주 찍지 말아야 한다고 하는 데 일본에서는 방사능의 위험을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금기시 되고 있는 것 같다. 그 나머지 일본사람들의 망언도 비슷한 범주에 속한다.

우리 나라에서는 대선이 끝나고 나서 50 대 이상의 투표율이 너무 높았던 것을 주요한 패배의 원인으로 꼽는 이들이 있었다. 일부는 70대 이상에게는 투표권을 주지 말아야 하며 나아가서 무료 대중 교통의 혜택도 주지 말아야 한다고도 했다. 우리는 모두 나이를 먹는다. 이 패륜에 가까운 표현은 선거 패배의 울분으로만 보기에는 뒷맛이 개운치 않다. 시청 앞에서는 국정원 사건을 놓고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야당지도자는 정부가 불통이라서 촛불을 들었다고 한다. 광우병 사건 때 촛불의 힘이 어떠했는지를 보여주고자 한다고 한다. 그런데 대선불복은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이제는 집회를 참가하는 자도 지켜 보는 자도 피곤한 것 같다.

아이러니 한 것은 위 세 가지에는 공통점이 있는 것 같다. 민주주의를 빙자한 정치적 꼼수. 국가나 사회가 어떻게 되든지 간에 선거에서 이기고자 하는 민주주의의 역설이다. 이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든 평가될 것이다. 정치인들은 역사 속에 자신들의 이름을 남겨야 하는 부담을 책임져야 한다. 그나마 우리 나라에서는 정치인들이 해야 할 말을 못하고 있는 일본이나 미국 보다는 사정이 나은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 할 지도 모르겠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1.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2.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3.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4. 생명종합사회복지관, 마을축제 '세대공감 뉴-트로 축제' 개최
  5. 월평종합사회복지관과 '사랑의 오누이 & 사랑 나누기' 결연활동한 동방고 국무총리 표창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