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드는 열대야가 계속되면서 야식배달업계와 편의점 등이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휴가철과 맞물려 평소보다 주문량이 많은데다 열대야 특수로 야간 매출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낮의 가마솥 더위가 열대야로 이어지면서 치킨이나 피자, 중국음식점 등 배달업계의 야간 주문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중구 태평동의 한 치킨 체인점은 평소 오후 7~10시 주문이 하루 50건 정도였지만 지난 일주일 사이에는 하루 평균 150건을 넘어서는 등 부쩍 늘었다.
서구 둔산동에서 치킨 체인점을 운영하는 A(42)씨는 “이달 초부터 9시 이후의 야간 주문이 2배 이상 증가한 것 같다”며 “치킨집도 워낙 많고 경기가 안 좋아 배달 주문이 많이 줄었었는데 요새 들어서는 많이 나아졌다”고 말했다.
중국음식점이나 다양한 메뉴를 선택할 수 있는 야식집도 매출이 평소보다 늘었다.
더위 탓에 저녁 준비가 귀찮은 주부나 맞벌이 가정 등의 배달 주문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중구 오류동의 한 중국음식점 업주는 “저녁 시간대 주문이 늘어나면서 매출이 평소보다 30% 가량 늘었다”며 “더위 때문에 조리과정은 힘들지만 매출이 올라 버틸만 하다”고 무더위 특수를 반겼다.
편의점업계도 더위를 쫓기 위해 시원한 맥주를 찾는 손님들이 늘면서 매장의 맥주와 안주류 재고를 평소보다 두배 이상 늘렸다.
더위를 이겨내고 가족이나 지인들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맥주 등 간단한 술과 안주를 찾는 손님이 늘었기 때문이다.
서구 월평동에서 편의점을 하는 B(51)씨는 “더위 탓에 맥주 등 도수가 높지 않은 술을 찾는 손님이 많다”며 “매장 내 냉장고에도 맥주 비중을 높여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의 푸드코트 역시 더위를 피해 쇼핑 나온 가족단위 손님들이 몰리면서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분식점을 하는 C(여·49)씨는 “더위가 워낙 심하다보니 저녁시간대에 많은 고객이 찾는 것 같다”며 “젊은 부부들부터 60~70대까지 연령층도 다양하다”고 전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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