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런히 피워내던 꽃 아낌없이 떨구고,/공들여 키워낸 수피들을/후회도 미련도 없이 벗어내 버린 그 나무는,/마른 나무껍질 발밑에 쌓아두고는/고해성사처럼,/가슴 아픈 고백처럼,/또다시 가지들을 벗겨내고 있습니다.
텅빈 적막을 걸어/도솔천을 오르며/섣부른 욕심이나 미련 같은 걸/이제는/비워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꾸밈도 없이 아무런 덧붙임도 없이/속살이며 속마음 환히 드러내놓고 있는/백일홍 나무를 보며/나 아닌 것들 내려놓고/무거웠던 치장 다 벗어버리고/이제는 정말/진실함만 남겨놓아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수운교 도솔천은?=대전시 유형문화재 제28호. 유성구 추목동 자운대 안에 자리하고 있다. 수운교는 동학의 창시자 수운 최제우를 교주로 모시고 있으며 동학을 바탕으로 유·불·선이 함께 녹아 있는 종교이다. 수운교의 상징적 건물인 도솔천은 천단이라고도 불리며 수운교를 만든 이상룡이 설계하고, 경복궁을 중건한 최원식 목수가 지었다고 한다. 건물 전체의 아름다움과 함께 단청과 꽃살문, 다포양식의 장식들도 볼거리다.
글·사진=한소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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