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윤]거대과학이 한국의 경제성장 견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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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윤]거대과학이 한국의 경제성장 견인한다

[사이언스 칼럼]조성윤 국가핵융합연구소 기획부장

  • 승인 2013-08-14 14:12
  • 신문게재 2013-08-15 21면
  • 조성윤 국가핵융합연구소 기획부장조성윤 국가핵융합연구소 기획부장
거대과학은 에너지 고갈, 기후변화, 우주 탐험 등 인류의 발전과 생존을 위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형 연구 사업으로, 연구에 성공하면 가져오는 파급 효과는 어마하다. 국가차원의 대규모 시설과 자원 투입을 필요로 하고 오랜 연구 시간을 필요로 하지만, 사업 성공 여부를 가늠하거나 당장 수익창출을 기대하기 어려워 거대과학 추진에 회의적인 시각을 가진 이들도 많다.

하지만, 최근 거대과학의 연구과정을 통해 얻은 기술들로 국내 산업 시장이 확대되고, 거대과학 연구 사업에 참여한 기업들이 연구과정에서 개발된 기술을 이용해 해외 수주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어 거대과학 성과 창출을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대표 사례가 바로 핵융합연구와 항공우주개발연구다.

핵융합연구는 태양에너지의 원리인 핵융합을 이용해 심각해져 가는 에너지 부족 문제와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용량 미래 에너지원으로 개발하기 위한 연구로 대표적인 거대과학 분야다. 핵융합에너지는 연료 1g만으로 석유 8t의 에너지를 만들어 낼 정도의 고효율 대용량에너지이자, 기존 에너지원의 자원 한계성이나 지구온난화 및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미래 에너지원으로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 핵융합 발전이 이루어지는 상용화 시기는 2040년대로 예상되고 있어, 다른 거대과학 연구 분야와 마찬가지로 연구 최종 성과를 확인하는데 장시간이 필요하고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핵융합 장치 개발 등의 연구과정에 중소기업의 참여를 독려, 핵융합 산업생태계를 형성하고, 참여 기업들이 해외수주 등을 잇달아 성공하면서 거대과학연구에 투자되는 비용을 상쇄하는 것은 물론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경제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지난 8월 초 국가핵융합연구소와 한국전력기술(주) 컨소시엄은 국내 핵융합연구장치인 KSTAR 운영 과정에서 습득한 기술을 바탕으로 국제핵융합실험로기구(ITER)가 발주한 789만 유로(한화 113억 원 규모) 상당의 사업을 수주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번 수주는 프랑스, 스페인 등의 유럽 국가들을 제치고 성사된 것으로 우리 기술의 우수성과 차별화된 사업수행 경험을 인정받아 수주 성사의 기쁨을 더했다.

핵융합 연구 과정에서 개발되는 첨단 과학기술들은 핵융합 연구에 참여하고 있는 국내 중소기업들을 성장시키고, 더 나아가 해외 유사사업 참여 및 수주 등을 통해 실질적인 매출 달성과 경제 성장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거대과학 분야의 경제적 가치는 에너지연구와 함께 다음 세대 중심 사업으로 여겨지는 항공우주개발 분야에서도 뚜렷이 드러난다. 3번의 실패 끝에 우주강국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나로호의 핵심부품을 개발하고 제작한 것은 중소기업을 포함한 100여 개의 우리 기업이었다. 이 과정을 통해 자연스레 연구소와 기업의 협력관계가 형성되었으며, 우주 산업 시장이 형성됐다.

이처럼 거대과학은 인류 생존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최종 목표 외에 연구준비, 연구진행 과정에서 개발되는 과학기술을 통해 우리 경제와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연쇄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 7월, 정부는 2017년도까지 과학기술 연구개발에 92조 4000억 원을 투입하는 제3차 과학기술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국가연구 개발 투자 확대 등을 통해 과학기술 관련 일자리 64만 개를 만들어가고 2017년까지 1인당 국민 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이번 계획은 과학이 견인하는 경제 성장에 대한 정부의 기대를 보여준다. 어느 때보다 과학을 통한 경제 성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다음 세대를 주도하는 미래먹거리이자 신성장 동력원인 거대과학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정부와 연구진의 의지는 물론 거대과학의 연구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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