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냉방기 전면가동중지 지침으로 대전시청이 냉방기를 가동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12일 오후 3시 시청 내 사무실 내부 온도계가 33.9를 표시하고 있다<사진 왼쪽>. 대형유통매장, 은행, 패밀리레스토랑 등 어디나 할 것 없이 매장 내에 온도계를 비치해놓고, 제한 냉방온도 준수에 참여하고 있다.<사진 오른쪽> |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의 '공공기관 냉방기 가동 전면중단' 소식은 공무원만이 아닌 온나라를 긴장하게 하고 있다. 에너지관리공단에서 개문냉방업소와 제한온도 위반업소 등을 단속해왔지만, 단속과 상관없이 공공기관을 비롯해 일반 사업체, 각 가정에서는 냉방온도 제한이라는 정부방침을 적극 실천하고 있다.
오전 11시 39분을 기해 전력경보 '준비'가 발령된 13일. 맥도널드 등 패스트푸드점 매장에는 냉방온도제한을 홍보하는 포스터가 온도계와 함께 게시되어 있고, 패밀리레스토랑들도 매장 곳곳에 커다란 온도계를 비치해 적정온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레스토랑 '애슐리 둔산홈플러스점' 오영진 점장은 “7월 초까지는 매장이 너무 덥다고 항의하는 손님들이 종종 있었으나, 냉방제한온도에 대한 홍보가 되어서인지 이제는 이해를 한다”고 했다.
지난달 8일부터 30일까지 대전주부교실에서 에너지관리공단의 의뢰를 받아, 대전서구청, 둔산경찰서 등 공공기관과 롯데백화점 등 판매시설, 은행과 영화관 등 에너지 다소비건물과 다중이용시설 112곳에 대해 냉방제한 온도를 준수하는지 여부를 조사한 결과도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한다. 조사기간 중 대전시청은 아예 냉방기를 가동하지 않아 조사조차 하지 못했고 서구청, 유성구청 등도 거의 냉방을 가동하지 않았다.
냉방기를 가동하지 않은 대전시청의 한 사무실은 12일 오후 3시 내부 온도계가 33.9°C를 표시, 일각에서 '공무원들 불쌍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냉방제한 온도는 일반업무시설 및 판매시설 26°C, 공공기관은 28°C 이상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번에 조사한 112곳 모두 업태별 제한온도를 준수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대전평생교육문화센터 사무실은 31.8°C로 가장 높아, 조사시점 외기온도와 불과 2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이처럼 온국민의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이지만, 무조건 절전하라는 정책은 비효율적이라는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각 층마다 곳곳에 온도표를 붙여두고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는 홈플러스 대전둔산점의 최종우 시설팀장은 “에너지 다소비 건물은 오후 2시부터 4시 30분까지 30분 단위로 냉방기를 순차운영하도록 지침이 내려왔으나, 냉방기가 대용량이기 때문에 전체를 껐다가 재가동하는 것은 오히려 효율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이런 어려움은 SK텔레콤 둔산사옥도 마찬가지. 그래서 “냉방기를 모두 껐다 켰다 하는 대신 짝수층과 홀수층으로 나누어 1시간 단위로 번갈아 운행한다”고 남분용 관리소장은 말한다.
조사에 참여한 대전주부교실 박영숙 소비자모니터는 “공공기관은 30°C내외로, 일반 건물과 판매시설, 음식점들은 28°C 내외의 온도를 유지하고 있어 조사의 의미가 별로 없었다”며 “개문냉방 업소에 대한 단속을 더욱 철저히 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근본적으로 전력수급을 원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력당국이 수요예측을 잘못한 데다 고질적이 원전비리로 원자로의 가동이 중지된 것이 지금의 전력난의 원인인데, 엉뚱하게 국민들이 고생하고 있다는 불만이 팽배해 있다. 게다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전력공급을 늘리기 위한 계획보다는, 상대적으로 값이 싼 전기요금을 전력난의 원인으로 부각시키며, 전기요금 체계를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결국은 전기요금을 올리겠다는 계획인 것이다.
조강숙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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