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과 건강]폭염인데 감기라니… 에어컨 너무 틀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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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과 건강]폭염인데 감기라니… 에어컨 너무 틀었나

두통ㆍ소화불량 호소… 실내환기 필수

  • 승인 2013-08-12 13:50
  • 신문게재 2013-08-13 11면
  • 양성욱 한국병원 소화기내과 과장양성욱 한국병원 소화기내과 과장
[계절과 건강]냉방병 (Air-Conditioningitis)

▲ 양성욱 한국병원 소화기내과 과장
▲ 양성욱 한국병원 소화기내과 과장
최근 더위가 지속되면서, 특히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틀고 잠을 잔 후, 감기 등의 호흡기 증상, 복통 및 소화불량, 열, 근육통, 쇠약감 등을 호소하는 냉방병 환자가 늘고 있다. 냉방병은 냉방을 하고 있는 사무실이나 일반 가정 등에서 오랜시간 머물 경우 실내와 실외의 온도차가 심해 인체가 잘 적응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가벼운 감기, 두통, 근육통, 권태감, 소화불량 같은 임상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원인은 우리 몸이 과도한 실내외 기온 차이에 적응을 제대로 못해서 발생한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심폐기능 이상, 관절염 등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냉방병에 취약하다. 여성의 경우, 여름에는 노출 부위가 더 많아지기 때문에 냉방병에는 더 취약한 편이다.

냉방병의 증상은 뇌의 혈류량이 감소돼 두통이 발생하고, 어지럽고 졸리거나, 장운동의 변화로 소화불량, 복통, 설사 등 다양한 위장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에어컨을 계속 틀면 실내의 수분이 응결돼 습도가 30~40%까지도 낮아지므로 우리 몸의 호흡기 점막이 건조돼 비염, 인후두염, 기관지염 등을 일으키고 잘 낫지 않기도 한다. 이미 만성 질병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면역 기능이 떨어져 있는 상태이므로 냉방병의 영향이 더 심할 수 있다.

여름철에 장기간 냉방에 노출된 후 앞에 기술한 여러 가지 증상이 발생하면 냉방병으로 진단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심하거나 오래 지속될 경우에는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레지오넬라증을 감별하기 위해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레지오넬라증은 에어컨 냉각수에서 레지오넬라균이 번식하여 에어컨 공기를 통해 퍼져 발생하며, 특히 허약자나 면역기능이 약화된 사람에게 호발한다.

증상이 경미한 경우에는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되며, 냉방기구 사용을 줄이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거나 휴식을 취하면 호전될 수 있다. 그러나 일상생활이 불편하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약물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고열, 기침, 근육통 등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다른 질환의 감별을 위해 반드시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냉방병의 증상이 있을 때에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한다. 냉방병은 무엇보다 예방이 제일 중요 하다. 우선 실내외의 온도 차이는 5~6℃ 이내로 하고, 과로를 하지 않는 등 몸의 면역력 유지에 주의해야 한다. 다음에는 한두 시간마다 정기적으로 실내의 공기를 환기시키는 것이다. 평소 항산화제와 비타민 C가 많이 들어 있는 과일을 많이 먹고, 물이나 음료를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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