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안신도시와 세종시, 그리고 유성 노은지구, 대덕 송촌지구의 몸집이 갈수록 커지면서 최근 서구 둔산지구 부동산 시장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손인중 기자 |
●둔산동 아파트값 들여다 보니…
20여 년간 이어진 '둔산불패' 신화에 이상 조짐이 보이고 있다.
도안신도시와 세종시, 그리고 유성 노은지구, 대덕 송촌지구의 '몸집'이 갈수록 커지면서 둔산불패 신화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분위기다.
둔산 지역은 명문학교와 유명 사설 학원이 밀집된 학원가 등 풍부한 교육환경으로 대전의 집 값 상승을 주도하며 '둔산불패' 신화를 써 내려갔다.
하지만 최근 이상 기류가 감지되고 있어 부동산 업계가 잔뜩 긴장하는 양상이다.
도안신도시와 세종시의 신규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노후된 둔산 지역 아파트가 예전만큼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둔산불패' 신화가 흔들리면서 인근의 상권도 요동치는 형국이다.
▲노후된 둔산, 매매 보다는 전세 선호=둔산 지역 아파트가 건축된지 20년이 넘어가면서 과거 만큼의 브랜드 가치가 나오지는 않는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이 지역은 풍부한 교육 인프라와 시세차익 등 투자 메리트, 그리고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모이면서 집값 상승과 꾸준한 수요층을 유지했다.
현재도 수요층이 줄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신도시 입주에도 큰 타격을 입지 않았던 둔산 지역의 일부 중소형아파트 시세가 떨어지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내년 11월까지 도안신도시에 7000여 세대가 입주 예정인 가운데 수요자들은 입주물량이 쏟아지면 둔산 지역 아파트 시세가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판단에 매매 보다는 전세를 알아보거나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특구' 둔산만의 메리트 약화=직장이 타 지역에 있어도 자녀가 초등학교나 중학교에 입학할 나이가 되면 교육을 위해 둔산으로 오는 사람들로 인해 이사철이면 전세는 물론이고 중소형아파트는 매매물건도 부족할 정도였다.
명문학교와 유명 학원이 밀집된 사교육 인프라는 학부모들에게 '대전에서 교육은 둔산'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둔산의 집값이 크게 오를 수 있었던 이유도 편리한 생활환경과 함께 '교육특구 둔산'이라는 위상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입시제도의 변화와 노은지구, 가오지구, 송촌지구 등 외곽지역에도 상업시설과 학원이 자리 잡으면서 학부모들의 인식이 변화되고 있다.
교육은 무조건 둔산이라고 생각했던 학부모들이 점차 치열한 둔산권 학교보다는 내신성적을 좋게 받기 위해 외곽지역으로 이동하면서 '교육특구' 둔산만의 메리트도 상당부분 떨어졌다.
▲'둔산불패' 이끌던 중대형아파트 하락세=둔산불패 신화를 이끌던 중대형아파트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KB부동산알리지에 따르면 155.37㎡의 크로바아파트는 지난 2006년 10월 7억6500만원으로 최고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후, 크로바아파트는 2007년 3월까지 최고가를 유지하다가 2007년 4월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2009년 1월 5억6500만원을 기록, 무려 2억원이나 하락했다. 그러다 2009년 4월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해 2011년 1월 7억1250만원까지 회복하면서 '둔산불패'의 힘을 보여주는 듯 했다.
그러나 2011년 6월부터 도안신도시의 중대형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하면서 다시 하락세로 전환, 올해 7월말 기준 매매 상한가는 6억7500만원으로 최고 상한가를 기록한 2006년 10월 대비 9500만원 정도 하락했다.
▲도안 신도시로 이동 가속화(?)=그동안 둔산권 거주자들은 둔산이 갖고 있는 편리함을 대체할 만한 주거지가 없어 계속 거주하는 편이었다.
그러나 최근 '힐링'이 사회적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점차 편리함보다는 쾌적한 자연환경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주거공간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한밭대 유병로(건설환경조형대학 학장) 교수는 “둔산은 아파트가 노후됐다는 점만 제외하면 대전에서 가장 살기 편한 지역이다”며 “하지만 도안신도시가 자리를 잡고 발전하면 노후된 둔산을 외면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정성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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